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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때 가볍게 산다
장성숙 지음 / 새벽세시 / 2022년 4월
평점 :
책을 읽으며 공감하는 글을 만나면 잠시 멈추고 되새겨보는 일이 독서의 즐거움이다. 그렇게 되새기더라도 쉽게 잊어버리니 문제다. 그러고는 또 다른 책을 읽다가 비슷한 느낌의 글을 만나면 또 멈추고 되새기며 즐거워한다.
심리학 상담 교수로 상담 활동을 30년 이상 한 장성숙 작가의 책 <그때그때 가볍게 산다>에는 잠시 멈추게 하는 글이 수두룩하다. 익숙하지만 마음을 울리고, 자신을 돌아보게끔 하는, 행복한 삶을 위한 글들이...
30년 동안 많은 사람들의 삶을 대하며 상담해온 장성숙 교수가 제시한 행복을 위한 원칙은 도망치지 말고, 기대하지 말고, 미워하지 않으며, 애쓰지 않는다. 이렇게 네 가지다.
도망치지 않는다.
'즉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언제 어디서든 솔직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자기를 자유롭게,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 드러내는 과정을 통해 자신감이 자라난다고 보는 것이다. (p. 48)'
후회나 분노뿐인 과거나 불안과 두려움의 미래에서 헤매지 않는다. 조심스럽기보다는 현재에서 도망치지 않는, 당당하게 나를 드러내며 삶의 주도권을 내가 쥐고 살아간다.
기대하지 않는다.
'갈등이란 전적으로 그 사람의 그릇 크기에 비례한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대상이 아무리 마땅찮아도 이쪽에서 그러려니 하고 품어 주면 아무런 걸림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p. 67)'
어떤 대상이든 기대를 품지 않는다. 지나치게 기대한 나머지 실망하여 인간관계를 그르치지 않는다. 우리 삶의 질은 인간관계에 좌우된다. 인간관계 유지를 최우선으로 한다.
미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인간관계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적을 꼽으라면 분노라고 말한다. (p. 128)'
상대방에게 마음을 두어 이해하며 수용의 폭을 넓힌다. 자신의 의사를 알려 소통의 토대를 마련하여 분노를 잠재운다. 다투지 않는 이유는 포기가 아니라 수용이기 때문이다.
애쓰지 않는다.
'사람의 기품은 다름 아닌 '만족'에서 오는 것 같다고. (p. 171)'
내가 통제하지 못하는 여건이나 대상과 굳이 맞서려 하지 않는다. 그때그때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 과도한 경쟁으로부터 빚어진 긴장에서 벗어난다. 의지하고 싶은 대상이 있다면 의지하며 홀가분하게 감당할 만한 일을 하며 가볍게 산다.
나의 행복은 밖이 아니라 내게 있다. 돈이 많다면 행복할까? 좋은 직장이 행복을 줄까? 외모가?... 과거에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 행복할까? 아니, 나의 마음가짐이 행복의 열쇠다.
그때 이러한 조건이었다면? 여러 가지 '만약에'가 우리를 휘두른다. 당당함에서 도망치며, 괜한 기대를 하며, 성급히 그르다고 판단하고는 미워하며, 굳이 애쓰며 살기에 불행하다. 그때그때 좀 더 가볍게 살 일이다. 많은 걸 내려놓고, 짐을 내려놓고, 만약에를 내려놓고, 가볍게 가볍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