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애쓰셨습니다, 사람도 삶도
이은정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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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굴곡과 인간관계에 대해 인생 선배가 건네는 찐조언과 지혜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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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애쓰셨습니다, 사람도 삶도
이은정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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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백세 시대라는 말을 들으면 어떠신가요?다들 돈 있고 건강하기야 하면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이실 거에요. 저도 곧 반백년을 바라보는데요. 지금까지 딸냄 키우느라 정신없이 지나왔다면, 이제는 성인이 된 딸냄과 정서적인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녀의 독립을 바라는 게 일차적 목표고요. 가만히 제 인생을 돌아보니 혼자만을 위해 살던 싱글에서 결혼&출산과 육아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던 시간이 있었고, 아이 사춘기를 잘 보내기 위해 치열하게 강의를 듣고 책을 파고들었던 것처럼, 이제 앞으로 남은 삶도 대비를 잘 해야겠다 싶어요. 다들 자기가 겪는 세대가 제일 힘들다고 소리를 높이지만, 들어보니 50대도 만만치 않더라고요. 부모님은 연료하셔서 병원 모시고 다녀야 하고, 내 몸도 아파오기 시작하는데, 성인이 된 자녀에겐 여러 형태로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니 말 그대로 낀세대라고요. 게다가 오가는 사회적 인간관계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노련해지고 나아지는 게 아니라 여전히 말과 행동을 긴장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는 조심스런 탑이에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오는 인생 파도를 막을 순 없지만 잘 타고 넘어가야겠지요. 그래서 먼저 살아가고 있는 인생 선배들의 이야기에 손이 갑니다. 백이면 백, 각양각색의 환경과 성격이 다르지만 추구하는 가치는 대체로 비슷하잖아요. <그동안 애쓰셨습니다, 사람도 삶도>는 인성교육 강사로 활동하시는 저자께서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지금을 사랑하게 된 에세이를 쓰신 책인데, 정말 공감하는 내용들이 많았어요. 밑줄 좍좍 그으며 읽었습니다.





    총 6부에 걸쳐 인간관계,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 철학(!)을 담담하게 풀어내셨는데요. 30년지기와 소원해진 데 대한 상실감, 십 년을 함께했던 사람에 대한 배신감, 가족들과 자녀에 대해 느끼는 일상감정들을 읽고 있자니 일단은 에너지가 대단한 외향형 능력자시구나 싶었답니다. 점점 사람 만나는 것도 피곤해서 곧잘 신청했던 독서모임과 도서관 강의도 참석하지 않는, 순도백퍼 내향인인 제 입장에서 말이죠. 하지만 내향인이든 외향인이든 각자 만나는 사람 명수가 다를 뿐, 인간관계의 고민은 비슷하네요. 좋은 사람으로, 친절한 사람으로, 잘 살고 있다고 보여지고 인정받고 싶어 애쓰다 보면 그 누구라도 에너지가 고갈되지 않겠어요. 이런 저런 경험담을 옆집 언니 수다 떨듯 편하게 오픈하신 이야기에 저도 마음을 열게 되네요.





   마지막 장을 덮고 책의 내용을 곱씹어보며 생각을 정리해 본 내용은 이렇습니다.

인간관계는 나이불문하고 죽을 때까지 노력할 일이라는 거. 그래서 고슴도치 예처럼 가시 조심해서 서로 편해지는 적당한 거리를 찾는 게 중요하고.

똑같은 상황임에도 내 마음이 바뀌니 문제가 달리 보이고 해결되는 경우가 있더라는 거. 긍정을 선택하고 그럴 수도 있지라는 이해심을 키워보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애써도 괜찮다는 거. 어떤 상황에도 감사를 찾아보는 습관을 들여보고.

내 자신을 잘 아는 게 인생에 가장 큰 힘이라는 거. 내가 뭘 좋아하고, 어떤 사람들과 있으면 편하거나 불편한지, 무엇이 나의 화를 촉발시키는 버튼이 되는지, 내 속의 어린 나는 괜찮은지,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


   머리로는 알겠다고 하지만 뭐, 다 안다고 잘 하는 건 아니지요. 가슴으로 내려오는데 또 시간 걸리고, 말과 행동으로 실천되는데 또 시행착오가 있어서 늘 좌충우돌이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소중한 삶을 아름답게 가꾸어가고 꾸려가기 위해 우리가 다듬어지고 깨어지는 거겠지요. <그동안 애쓰셨습니다, 사람도 삶도>를 통해 위로도 받고 인생선배님의 귀한 지혜와 조언을 마음에 새겨보고요. 더불어 이 책과 함께 하시는 분들의 인생 후반전을 같이 응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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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 디자인
석지현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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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학창 시절 미술 실기 점수가 유독 낮았고 지금도 가족으로부터 미적 안목이 부족하다는 구박을 받고 사는 기도상자. 무어, 살아가고 행복을 누리는 데 지장은 없으나 뭔가 채워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요. 명화나 디자인 이런 쪽으로 나온 책을 기웃거리면서 제 부족한 미적 감성을 깨워보곤 한답니다. <넛지 디자인>을 집었을 때도 책 안에 뭔가 놀랍고 신기한 디자인 제품이나 아이디어들이 시각적으로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봤는데, 전혀~ 제 착각이었고요. 저야 인생에서  1도 미술이나 디자인, 마케팅과 상관없지만 굉장히 재밌게 봤던 점은 바로 저자께서 말씀하시는 딱 한 가지 목표 때문이었어요.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 그래서 부담감없이 책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답니다.


 



   총 8 파트에 걸쳐 디자이너이신 저자께서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사업체와 인스타를 운영하시게 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데요. 스키폴 공항의 파리그림부터 시작해서 산타 빨간 옷이 코카콜라에서 비롯된 것,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빨강이 어떻게 다른지, 맥도날드의 빨강노랑 조합이 초록노랑으로 바뀌는 요즘 이야기, 나이키가 스우시만 남기게 된 사연 등등 3 파트까지는 이 직종에 문외한인 저도 재밌게 읽었고요.


   4 파트에서 슬슬 EPS, PAS, SCQA 구조를 소개하며 뭔가 내용이 깊어진다 싶다가 다시 5 파트에서 앞에서 했던 말들을 반복하느라 살짝 흥이 깨지는 느낌을 받긴 했어요. 하지만 6 파트부터는 같은 직종 디자인 하시는 분들에게 정말 깨알 팁들로 필요한 조언들이다 싶게 또 실제 예들을 많이 올리셨더라고요. 결론인즉슨 디자인에 대한 원칙, 클라이언트를 대하는 자세와 철학, 실패 경험담, 실전 상담 사례가 정말 따끈따끈한 내용들이라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도 큰 깨달음과 힘이 될 내용이고요. 울집은 마케팅쪽이나 스토리 작가로 몇 년 뒤면 사회로 뛰어들 아니, 떠밀릴 지망생(지금 대딩 1년)이 있어서도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감정선, 경험, 문장, 순서, 구조, 틀 - 뭐든 적용이 될 터라 흥미로웠어요.





    책을 보면서 깨달았죠. 별 생각없던 내가 왜 뭔가에 홀린 듯 클릭을 하는 이유가 있다면?정말 치열하고 정교하게 계획된 디자인에 반응한 거구나 하고요. 하나의 브랜드와 제품 소개 뒤에 철저한 인간 심리와 감정, 반응을 바탕으로 한 분석이 깔려있었다는 사실에도 감탄해 봅니다. 와우~ 그래서 어떤 일이든 인문학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게 이런 뜻이구나 싶어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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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더의 언어 공식
윤상명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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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대딩인 딸냄에게 이상형을 물어보면서 한 마디 덧붙였어요. 말 예쁘게 하는 남자 오케이, 욕하는 남자는 안 된다고 말예요. 욕 잘 하는 사람도 연애할 때야 조심하고 잘 해주겠지만 결혼하고 편해지면 욱할 때 그 욕을 네가 듣고 살게 될 거라는 예언(?)과 함께요. 물론 울 딸냄에게도 너의 말그릇부터 예쁘게 키워야 된다고 잔소리를 하게 됐네요. 무어, 개인의 연애사에서만일까요. 스치고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말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나이가 들면서 더 절절히 느껴요. 말 한 마디로 인해서 잘 지내던 사이에 금이 가기도 하고, 서운하던 마음이 확 풀리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말을 지혜롭게 하는 리더라면 특별히 배울 점도 더 많지 않을까 하고 <1% 리더의 언어공식> 읽어봤답니다.





   책에는 리더라고 다 좋은 리더는 아니라는 사실을 전제로 합니다. 하수와 고수로 나누죠. 이 이분법이 신묘막측복잡한 리더들을 두부 자르듯 할 순 없겠지만기준점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 같아요. 저는 하수와 고수 비교를 보면서 보스와 리더 그림이 떠올랐어요. 물론 무슨 일을 하느냐에 따라 보스, 리더, 각각의 장단점이 있을 테니 모든 조직에 다 적용시킬 수는 없지만요. 다른 데는 모르겠고 '내'가 다니는 직장에 '내 상사'가 보스 아닌 리더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ㅎㅎ





   이 책이 뭣보다 좋은 건 책 전반적으로 실전 비교를 통해 연습이 가능하다는 점이에요. 특히 반대 의견을 긍정적인 대안으로 바꾸는 'Yes, if' 화법이 눈에 확 들어왔는데요. 우리가 보통 상대방이 낸 아이디어를 자를 때 "그 의견이 좋긴 해."로 시작하면서 "하지만~" 하고 부정적인 말로 끝내면서 속으로는 예의있고 부드럽게 말했다고 생각하잖아요. 책에서는 그걸 가짜공감의 함정이자 공감해주는 척하면서 결국 의견을 짓밟는 기만적인 화법이라고 하네요. 완전 뜨끔했습니다. 'Yes, if' 화법 방법에 별표하고 열심히 연습해야겠다 싶었어요.





   게다가 요새 스마트폰이 오장칠부로 들어간 아이들 세대를 지켜보면 친구들끼리 만나서도 폰 들고 있고, 대화하면서도 폰을 놓질 않더라고요. 사회생활 하면서 관계를 맺어갈 때 말만큼 중요한 게 비언어인데요. 책에는 한석준 아나운서의 경청 자세를 롤모델로 제시하면서 시선 처리, 자세와 방향, 손 동작, 표정, 움직임의 속도 등을 설명하고 있어요. 저도 유튜브 채널에서 그분을 종종 보는 터라 아~ 하고 바로 이해가 되더라고요. 모임에서나 개인적인 만남에서도 더 조심하게 되네요.


   부록에는 '상황별 1% 리더의 언어 치트키 30'이 나와 있어요. 어떤 상황을 두고 리더가 해서는 안 되는 말들을 보면 드라마에서 악역 맡은 상사가 다 도맡아 하는 것들이에요.





   물론 꼭 누군가의 직장 상사가 되면 말을 지혜롭게 하자는 건 이 책의 취지는 아닐 거에요. 집 밖에서 만나는 다른 사람뿐 아니라 내 가족과 내 자신에게 멋지고 빛나는 응원과 칭찬과 격려의 말들을 하다 보면 어느새 내 인생의 리더로서도, 가족과 사회생활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과도 원만하고 평화롭게 잘 지낼 수 있지 않을까요. 저도 지혜로운 리더의 언어공식을 잘 배워서 적용하게 노력해야겠다는 다짐 굳게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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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숨어 있는 한글가온길 한 바퀴
김슬옹 글, 지문 그림 / 해와나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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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역사가 숨어있는 한글가온길 한바퀴> 책이 2026년, 개정판으로 새롭게 나왔다는 소식에 넘 반가웠어요. 대학생이 된 울집 딸냄이 지금으로부터 딱 9년 전 초딩 때, 이 책을 보고 넘 재밌게 한글 조형물을 찾는 숨바꼭질 놀이 하면서 한글가온길을 누볐거든요. 이렇게 좋은 책들 덕분에 열심히 독서해서 딸냄이 원하던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기에 출판사들께 고마운 마음이 많답니다. 그래서 이 책의 개정판이 나온 것도 축하할 겸, 한글가온길도 다시 한 번 추억해 볼까 하고 딸냄과 함께 길을 나섰어요.





   책의 구성은 간단합니다. 한글가온길의 9 마당을 하나씩 소개하면서 한글과 관련된 인물, 역사적 사건과 장소, 작품들을 다루고 있어요. 지정된 한글가온길 장소는 광화문 광장 주변과 용산의 국립한글박물관이지만, 전국에 흩어져있는 관련 장소에 대한 설명도 있어서 좋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즐거움은 한글조형물들을 찾는 숨바꼭질 놀이일 거에요. 사실 아이가 어릴수록 아마 조형물 찾아보느라고 한글 역사는 뒷전일지도 모를 일이지만요. 뭐, 그렇게 재미와 즐거움으로 한글의 아름다움과 매력에 빠져드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2026년 5월 15일. 한글가온길을 찾은 딸냄과 기도상자는 혼란과 충격에 빠졌어요. 한글조형물들이 사라지고, 훼손되고, 방치되고, 흉물스럽게 변해 있는 현장을 목격했거든요. 게다가 이 책이 2026년 개정판인데 말이에요! 저자에게 화가 나야 하는 건지, 출판사에게 항의를 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한글가온길과 조형물들 숨바꼭질 놀이를 따라가본 이야기, 풀어봅니다. (긴글주의)



   한글가온길 1 마당은 세종대왕 동상이에요. 한글의 역사를 알려주는 한글가온길 9 마당의 첫 출발이니, 세종대왕에 대해 알아보는 게 가장 먼저겠죠. 마침 우연히도 5월 15일이 세종대왕 탄신일이라 광화문 광장에서 이를 기념하는 축하행사를 하고 있더라고요. '세종&충무공 이야기' 전시실은 세종대왕 동상으로부터 세종문화회관이 있는 쪽으로 있어요. 학생들이 현장체험 나왔는지 우르르 몰려다니며 관람을 하고 있고, 외국인들도 곳곳에 보여서 그냥 마음이 흐뭇했어요.






   2 마당은 경복궁 집현전, 지금은 수정전 건물이랍니다. 딸냄이야 여러 번 가 본 곳이라 패스~ 3마당으로 갑니다. 바로 한글 글자 마당이에요. 원래 세종대왕 동상에서부터 한글 글자 마당까지는 시야가 뻥 뚫려 있었던 터인데, 며칠 전 한국전쟁 참전국과 용사를 추모하는 석재조형물이 새롭게 들어섰지요. 세종로 공원과 한글 글자마당에서 세종대왕 동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답답해져서 아쉽긴 했지만, 이미 만들어진 걸 되돌리긴 힘들 테니 좋은 취지를 공감해 보면서 한글 글자 마당으로 들어섰어요.




   이제부터 함께 할 미션이 바로 '18개의 한글 조형물 찾기'에요.

3 마당인 '한글 글자 마당'에는 한글 조형물 찾기 작품이 3개 있어요. 1번 '생각 채우기', 2번 '몰레큘-비', 3번 '그대를 기다림'이랍니다. 여기서부터 멘붕이 왔어요. 아무리 30도 더위의 땡볕을 헤매며 돌아다녀도 1번 작품인 '생각 채우기'가 안 보이는 거에요. 결국 딸냄이 구글 검색하고 한참을 헤매서 찾은 결론은 없어졌다!입니다.




   2번 '몰레큘-비'는 화단에 가려져 보이지도 않았던 걸 정말 샅샅이 뒤져가며 발견했어요. 아놔~ 이 2개 찾느라 1시간을 넘게 (개)고생했네요.




   화내는 딸냄을 달래가며 3번 조형물까지 찾고 나니 갑자기 오기가 발동하더라고요.




   사실 18개 조형물 중에서 몇 개만 대충 찾아보고 집에 가려고 했는데, 나머지들은 잘 있는지, 어떻게 보존되고 있는지 꼭 알아봐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때아닌 여름 더위에 반나절동안 고생을 사서 했습니다. 한글가온길을 재미있게 경험하게 도와준 조형물들의 현장을 이대로 놔두기엔 너무 처참해 보여서요. 사실 처음에도 언급했지만 한글 조형물은 '한글가온길'의 재미를 위한 장치일 뿐인지라,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 책 보고 막연히 한글가온길이랑 조형물 찾아보고 싶다고 찾아볼 아이도 있을 텐데, 출판사가 무책임하게 개정판에 이런 현실을 알리지 않은 점에 대해서 실망했어요. 책에서 조형물 언급을 빼든지, 아니면 재단장을 해서 책에 실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분노 격노. 대노로 커지더이다.


   각설하고.

우리는 4 마당 '세종 예술의 정원'에서 4번 '음양오행 한글'과 5번 '글꽃이 피었습니다'를 무사히 잘 찾았어요. 4 마당은 조선 시대 관청인 장예원이 있던 자리랍니다.





   자, 이제 더 빠르게 5 마당인 '최초의 국립극장 원각사 터'로 갑니다. 서양식 극장으로 지어진 원각사에선 창극이 인기였다고 하는데, 책에는 오히려 한글 소설에 대한 설명이 대부분이라 살짝 연결고리가 안 맞다 싶긴 하지만 뭔가 더 깊은 뜻이 있겠거니 하고요. 한글조형물 6번인 '안녕하세요'는 쉽게 찾았는데요.




   7번 '나무처럼 자라는 한글'과 8번 'ㅈ이라 불리는 사나이'는 찾지 못했어요. 7번 자리는 조형물은 없고 화단 나무에 팻말이 가려져 있는 걸 겨우 찾아서 사진 찍고 있었는데, 지나가시던 분이 우리를 수상하게(?) 보시고 뭐하는 거냐고 물어보셔서 이러저러하다 설명을 드렸어요. 그랬더니 조형물 있었던 시절을 기억하시더라고요. 변호사회관 건물 주인이 바뀌면서 없어졌다고 알려주셨어요. 



   세종 빌딩 앞에 있다는 'ㅈ이라 불리는 사나이'도 빌딩을 돌고 돌아 몇 번을 봐도 결국 못 찾고 실패했네요.




   이제 6 마당! 멘탈 나가려는 딸냄을 망고빙수로 달래가며 다시 힘을 내었고요. 어찌 보면 이 책의 가장 핵심을 담았다고 볼 수 있는 기념물이기도 하기에 한글가온길 새김돌 앞에서 인증샷 찍었어요. 한글역사에서 중요한 10가지 사건을 타일아트로 담아냈는데 세월의 흔적은 어쩔 수 없네요. 예쁘게 채색된 색깔들이 날라가 초라해 보여 속상했어요. 





   6 마당에서는 9번 조형물 '나는 한글이다'와 10번 '한글벽돌'을 찾았답니다.





   7 마당은 '한글학회'에요. 한글 회관 앞에 있는 주시경 선생님 동상을 보니 마음이 뭉클하더라고요. 주시경 선생님을 기념하는 '주시경 마당'이 8 마당이라 이제 한글가온길도 끝이 보여요.

 



   7 마당에서 만나는 한글조형물은 11번 '단말모눈', 12번 '한글 소리꽃', 13번 '삶의 나무'랍니다.





   8 마당에서는 한글조형물 14번 '바로 당신', 15번 '주시경 가로등', 16번 '숨, 쉼', 17번 '윤동주 서시', 18번 '광화문연가'를 찾아볼 수 있어요. 한숨이 나왔던 건 14번 '바로 당신' 조형물 앞에 버려진 건지 잠시 놔둔 건지 알 수 없는 거치대들이 있었던 거요. 딸냄 초딩 때는 키가 작아서 작품에 안 닿았지만, 이제는 대딩이 되어 (손가락 맞 닿는) 이티 포즈 할 수 있겠다고 제일 기대한 사진이었는데 말예요. 어쩔 수 없이 거치대를 거치며 안스러운 사진이 나왔네요.




   15번 '주시경 가로등'은 육안으로는 안 보여서 사진 찍을 때 확대해 보세요. 'ㅈㅅㄱ'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보여요. 딸냄 왈, 이 정도면 '죄송각' 아니냐고 하는데 할 말이 없더라고요 ㅜ.ㅜ




16번 '숨, 쉼'은 자세히 보시면 'ㅅ'이 훼손됐어요.





   17번 '윤동주 서시'는 책에 광화문시대 빌딩 입구 벽면에 있다고 설명했는데 노~노~! 김밥 가게 옆에 있었네요.




   드디어 마지막 한글조형물 18번! '광화문연가'는 하필 그 시간 사거리 지나는 길가에 햇빛 비치는 방향에서 보니 글씨가 안 보여서 헤맸는데 ㅋㅋ 횡단보도 건너는 신호 받고 반대 방향에서 찾아 사진 건졌구나요.




   한글가온길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광화문 거리에서 장소를 이동해요. 그래서 마지막 한글가온길의 9 마당은 용산에 있는 국립한글박물관이랍니다. 이곳도 딸냄 초딩 땐 여러 번 갔었는데 그 이후로 안 가봐서 또 달라진 것이 많겠거니 싶네요.


    이렇게 뜻밖의 고생 아닌 고생을 하며 한글가온길을 마무리해 보았어요. 안 그래도 집에 와서 답답한 마음에 한글가온길을 검색해보니 김슬옹 저자께서 2022년 8월 12일자 오마이뉴스 기사에 한글조형물들이 훼손된 부분을 언급하신 글도 있더라고요. 그렇다면 저자께서도, 출판사도 이러한 상황을 모르지 않았을 거라고 추측하는데 개정판을 옛날 내용 그대로 내신 부분에 대해선 해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해는 안 하셨으면 합니다. 누구보다 이 책으로 즐거워했고 재밌었던 추억을 가졌기에 드리는 말씀이고, 혹시나 아이들이 이 책의 한글조형물 숨바꼭질 놀이를 기대했다가 실망하지 않기를 원하는 엄마 독자의 마음뿐임을 알아주셨으면 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한글가온길이 한글조형물로 인해 초라해 보이거나 퇴색되어 보이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상,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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