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 지내면 좋겠어요 - 끝나지 않은 마음 성장기
에린남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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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귀여운 그림체 + 공감가는 이야기 = 힐링



힘들어서 지쳐버린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각자 그런 마음을 풀어줄 방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것, 마음까지 닿을 수 있는 문구 한 줄,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플레이리스트의 노래이다.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다. 귀여운 것, 그리고 좋은 글들. 왜 사람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책을 많이 구매하나 생각해봤는데, 세상이 너무 팍팍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느꼈다. 세상에 치이고 들어와도 책에서는 내 마음을 만져줄 수 있으며 딱딱하게 긴장되어 있는 나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제목부터 도저히 읽지 않고는 못 버틸 것 같다. <내가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이고, 나를 가장 사랑해줘야 하는데 그게 어려울 때가 정말 많다. 때로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바로 우리인 것 같다. 내가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담은 책 제목은 독자에게 어떤 내용인지 쉽게 예상할 수 있게 만드며, 마음이 지쳐 있는 사람이라면 이 글자에 끌려 책을 집어들게 될 것 같다. 그리고 보기만 해도 편안해지는 그림체의 표지는 서점 속 많은 책들 중 경쟁력 있게 자기 주장을 한다. 너무 귀엽고 소중한 것을 보고 최근 '하찮고 귀엽다'라는 말로 대신하는데, 그 말이 바로 떠올랐다. 단순하지만 몽글몽글 귀여운 그림체!


이 책은 에세이인데, 중간 중간 4컷 혹은 8컷짜리 만화가 삽입되어 있다. 웹툰의 단행본을 읽는 것 같기도 하고, 인스타툰을 책으로 옮겨서 읽는 느낌이기도 하다. 하나의 소주제가 끝날 때마다 그 주제의 연장선으로 컷툰이 실리니 볼 거리가 다양해져서 좋다. 글은 장황하게 적어서 마음을 표현할 수 있지만, 그림은 정해진 칸 안에 하고자 하는 말을 압축해서 담기 때문에 사진 찍어놓고 두고두고 보기에 좋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림에 저절로 풀어져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따뜻하게 데워놓은 전기장판 위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 있는 기분이 드는 책이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가면 '마음 성장을 위한 질문지'라는 내용이 두 페이지 정도 실려 있다. 이 페이지가 매우 인상 깊었다. 여기 있는 질문에 스스로 답해 보면서 내가 뭘 좋아하는 사람인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한 번 더 생각해 볼 기회가 생겼다고 보기 때문이다.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도 있었는데, 그런 질문은 내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거니까 천천히 알아갈 시간이 생긴 것이다. 잠들기 전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기같은 구성을 지닌 이 책은 차분해지고자 한다면 추천하는 바이다.

나는 나를 사랑할 필요가 있어요


나를 사랑하기는 왜 어려울까?

친구는 그렇게 잘 칭찬하면서, 친구가 슬퍼하면 그렇게 같이 슬퍼해줄 수 있으면서 왜 거울 속에 있는 나는 볼 때마다 짜증이 치솟고 부정적인 감정이 드는 나는 나약해 빠졌다면서 꼴보기 싫어하는 걸까.

저자는 자신을 가장 솔직하게 들여다 본다. 남에게 보여주기 어려운 깊은 구석까지.


나는 여전히 잡초의 꽃이 어떤 모습인지 알지 못한다. 대충 어림짐작만 해볼 뿐이다. 하지만 이젠 잡초의 꽃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중요하지 않다. 내가 태어난 날과 나의 탄생화를 내가 좋아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상관없다.

솔직히 배추가 나의 탄생화였어도 배추를 좋아하기 위해 어떻게든 예쁜 구석을, 좋아할 이유를 찾아냈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에는 좋아하게 됐을 것이다. 단지 내 탄생화라는 이유만으로.

p.44

이상하게 이 이야기가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평소에 나는 나의 mbti, 탄생화, 별자리, 등등 나와 관련이 있는 것은 모두 찾아보고 잘 맞는 부분이 있다면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다 내가 나를 사랑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니 전과는 다르게 보인다.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 테니 그 부분을 내가 가진 지대한 관심이 탄생화 같은 것들로 승화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쩐지 괜히 나의 탄생석이나 탄생화, 행운의 색 같은 걸 보면 그게 그렇게 신경 쓰이더니, 나는 사실 나를 매우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금 반성의 기분이 들었다. 왜 내가 소중하지 않다고 생각했을까. 이런 것들을 전부 찾아볼 만큼 날 좋아했으면서.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태어나면서부터 모두 알 수는 없지만 이것저것 경험해보면서 아, 나는 이런 걸 재미있어 하는 구나 라는 걸 깨닫는 순간이 꽤나 즐겁다. 마치 내가 나를 육아하는 기분이다. 사람은 자기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만약 타인 때문에 내가 초라해보이거나 난 왜 이렇게 못하나 싶은 마음이 든다면 그만두면 좋겠다.

"사람마다 가진 감각이 다르단다. 그러니까 속상해 하지는 마라."

라는 말씀을 해주신 교수님은 인생이 어떤 것인지 아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굳이 못하는 영역에 가서 상처받고 뒤돌아서 난 아무것도 못해, 자책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잘하는 영역을 발견하고 늘려나가는 것이 진정한 인생이라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다. 마치 빈 퍼즐 조각을 하나씩 채우듯이 말이다. 오늘 만약 내가 너무 쓸모 없다고 느껴졌다면, 잠깐 멈춰서 부정적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지 말고 천천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모든 감정은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긍정, 부정, 애매모호한, 이 모든 감정들이 내가 나에게 보내는 신호라고 생각해보고 오늘 한 번 더 내 감정에 집중해보는 것은 어떨까.

나를 찬찬히 돌아볼 시간을 마련해주는 소중한 책이었다. 연말이라 마음도 어지럽고 1년 간 계획한 대로 살지 못한 것에서 오는 후회감에 허덕이는 중, 따스한 토닥임을 얻은 기분이었다. 2022년에는 좀 더 나를 사랑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살아봐야겠다.

<정리>

1. 에세이+컷만화의 결합

2. 위로되는 내용

3. 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

<추천>

1. 마음이 너무 무거우신 분

2. 귀여운 책을 읽고 힐링하고 싶으신 분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받았으며,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임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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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 흔들리는 나를 일으켜 줄 마음 처방전
오왕근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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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 팔자와 운명




사주 팔자를 믿는가? 사주 팔자라는 것은 사람은 태어날 때 자신의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인생이 잘 풀리는 시기, 풀리지 않는 시기가 정해져 있고, 그것에 대비하는 방법은 신내림을 받은 무당이나 법사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는 것이다. 나는 천주교 신자이기 때문에 사주 팔자를 완전히 믿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신빙성도 있고 가끔 맞을 때도 있기 때문에 완전 배척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마음에서는 자기 운명은 자기가 개척하는 거지... 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 그래서 법사님이 쓴 책이라는 말에 사주 팔자에 대해 설명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내 생각이 틀렸다. 우선, 제목부터 특이하다. 이 책의 저자는 법사로 활동하고 있는 분인데, 제목은 <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라고 지었다니? 사주 팔자는 정해진 운명을 들여다보는 것인데, 왜 이런 제목을 지었을까 읽기 전부터 궁금했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알겠다. 왜 그런 제목을 지었는지. 표지에 수영하는 사람을 그려 넣었는지.

정해진 숙명은? 어쩔 수 없는 것이 맞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게 아니고, 천운에 맡겨야 하는 것이다. 신이 점지해 준 것인데 한낱 인간이 이걸 거스를 수가 있을까.

하지만 저자는 운명이라는 것은 바꿀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운'에 사로잡히지 말라는 이야기다. 아, 저자는 신과 인간 사이를 잇는 사람이지만 진실한 얘기를 할 수 있는 분이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법사로 활동하시는 분이고 운명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말들을 해야 사람들이 더 신뢰를 가지고 사주 팔자를 보러 다닐 것이 아닌가? 하지만 그렇게 말하지 않고 오히려 운명이라는 것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말하는 점이 매우 좋았다. 운명을 보는 분이 하는 말이기 때문에 좀 더 인간의 운은 과연 뭘까? 생각해보게 된다.


당신에게 사주 팔자의 한계에 갇히면 안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운이 안 좋으면 더 많은 노력을 하되 매사에 더 신중하고 조심해서 일을 처리하면 된다. 사주가 안 좋아서 평생 고생한다는 말을 들으면 큰 욕심을 부리지 말고 가진 것에 만족해서 살면 먹고사는 문제는 없을 것이다.

p.21

인간은 오행의 기운을 받으며 지구에 있는 땅과 물과 흙의 도움을 받아 살아가고 있으므로 사주를 무시한다는 것은 자연의 섭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사주와 무속을 맹신하라는 뜻은 아니다. 각자의 가치관에 맞춰 내가 끌리는 종교를 갖는 것이 행복해지고 복을 가질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p.92

이제 왜 책 제목이 그랬는지, 사주 팔자를 맹신하지 말라고 했는지 완벽하게 이해가 됐다.

사주 팔자라는 건 내가 그런 운명을 지고 태어난 것은 맞지만, 누군가 해준 한 마디에 내 인생을 좌지우지할 만큼 인생을 가볍게, 그저 운명에 맡겨 버리지 말라는 말이다. 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나이고, 앞으로의 미래를 꾸려갈 수 있는 것 또한 나다. 만약, 내가 35살에 죽는다는 말을 들으면 남은 인생을 이제 곧 죽을 사람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인가? 그것처럼 바보같은 일은 없다.

저자가 하는 말이 곧 이 말이다. 내 인생은 내 것이니, 운에 너무 집착하면서 살지 말라고.

좋은 말이다. 운명에 얽매이지 말자. 내일의 운세도 내가 정하는 것이다.

책 표지의 수영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좋았다. 여유로운 느낌이 들어서도 있지만, 이제는 책을 읽고 나니 인생이라는 바다를 스스로 헤엄쳐 나가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운명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저자의 고민, 저자의 가치관, 직업적 신념이 잘 드러나 있는 책이다. 단순히 돈에 얽매이지 않고 사람들에게 올바른 운명에 대해 전파해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은 사주 팔자, 그리고 무당들에 대한 생각이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또한 우리에게 운을 좋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그 방법은 거창할 것도 없이, 누구나 매일 매일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다. 만약 내일 하루가 좋길 바란다면 오늘 잠자리에 들기 전에 미소 짓고, 좋은 상상을 하는 것 또한 운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결코 평탄치 않은 인생을 겪은 저자가 자신이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인생의 조언을 해주고 있는데, 그게 참 쓰기도 하고 달기도 하다. 하지만 분명히 도움이 될 말들이 적혀 있어, 스스로 나약해지는 것 같다고 느낄 때 읽으면서 정신도 차릴 수 있다고 느꼈다.

내가 나의 운명을 사랑하면, 내 운명 또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다.

타인의 말이나 신에게 지나치게 의지하기 보다는, 나를 믿고 스스로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것은 어떨까.

이 책을 읽는다면, 그 용기를 충분히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정리>

1. 사주팔자와 운명에 대한 책

2. 에세이

<추천>

1. 사주 팔자에 관심이 많으신 분

2. 자신의 운명에 대한 생각이 많으신 분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받았으며,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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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에르 드 부아르 2호 Maniere de voir 2021 - 문학, 역사를 넘보다 마니에르 드 부아르 Maniere de voir 2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월간지) 편집부 지음 / 르몽드디플로마티크(잡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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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에르 드 부아르': 관점이 있는 사유방식



이번에 리뷰할 책은 계간지이다. 이 계간지는 프랑스 <르몽드>라는 잡지의 자매지라고 한다. 계간지의 이름이 너무 좋다고 생각한다. 관점이 있는 사유방식! 책 제목은 책의 내용을 가장 빠른 시간에 보여주는 첫인상이라고 생각하는데, 계간지의 이름만 보아도 상당히 깊이 있는 지식을 다루고 있는 잡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잡지이기 때문에 한 가지의 이야기가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Vol 2.는 <문학, 역사를 넘보다>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시대 속에서 태어난 문학 작품들과 역사와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이 계간지는 당신이 문학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문학의 깊은 지식을 알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다. 



책의 구성 이야기를 먼저 해보고 싶은데, 잡지라고 했지만 잡지 같지 않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보통 잡지를 떠올리면 중심이 되는 사진 아래에 글이 신문 형식으로 전개가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계간지는 매번 잡지의 형식을 따라 글을 구성하고 있지 않고, 인문학 도서 혹은 비평문을 읽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줄글로 쭉 이어져 있어서 그런지 읽다 보면 잡지라는 것을 까먹기도 하는데, 이 구성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기존 구성과는 다르기 때문에 더 신선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냥 하나의 문학과 역사 관련한 전문도서를 읽고 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 같다. 그렇지만, 한 가지의 주제만을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다시금 읽으며 잡지임을 상기할 수 있다. 




중간 중간 관련 사진이 많이 삽입되어 있는데 인물 사진 뿐 아니라 문학 작품과 관련이 있는 예술 작품을 함께 제시해주고 있어서 다방면으로 지식을 흡수할 수 있는 기분이다. 마치 미술관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이다. 너무나도 예술적이고 감각적이어서 이런 류의 도서를 좋아한다면 정말 후회하지 않고 읽을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생각보다 문학은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역사 속에서 탄생하지 않은 문학은 없겠지만, 문학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찬찬히 읽고 있으면 단순히 책을 읽었음을 뛰어넘어 책을 만든 저자와 생각을 공유하는 느낌도 동시에 든다. 



많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나라 출신의 전문가들(작가, 저널리스트, 영화 제작자 등)이 저술했기 때문에 신뢰성도 생기고, 편협된 지식이 아니라 다양한 지식을 다양한 관점에 따라 얻을 수 있었다. 계간지의 이름과 일맥상통한다. 관점이 있는 사유. 최근 뇌가 죽어 있는 기분이었는데 덕분에 뇌에 다양한 지식을 집어넣을 수 있었다. 새로운 지식의 섭렵은 언제나 설레는 일인 것 같다. 

문학 관련 비평이나, 숨어 있는 이야기들을 좋아한다면 이 계간지를 꼭 한 번 접해보기를 바란다. 


<정리>

🖋계간지

🖋문학과 그 문학을 둘러싼 역사 이야기

🖋다양한 전문가들이 전하는 이야기

🖋독특한 구성과 다양한 그림들로 인한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잡지


<추천>

🖋문학/예술 잡지를 읽어보고 싶으신 분

🖋해당 분야에 관심 있으신 분

🖋다양한 지식을 얻고 싶으신 분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받았으며,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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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다시 제주였으면 좋겠어 - 그림으로 남긴 순간들
리모 김현길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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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는 제목에서부터 명시되어 있고 당연하게도 제주도에 관한 책이다. 제주도를 아주 샅샅이, 어쩌면 현지인보다 더 잘 알 정도로 자세하게 제주도에 대해 기록한 책이다. 예전에 친구들과 제주도를 여행가기 위해서 일정을 짜다가 제주도가 생각보다 넓다는 것과 우리가 잘 아는 유명한 관광지를 차도 없는 사람들이 돌아다니기 위해서는 먼 시간을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이 책이 그때 나왔으면 더 좋았을 걸.


제주도가 익숙한 사람들도, 제주도에 처음 가 본 사람들에게도 모두 유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제주도의 유명한 명소부터 시작해서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할 것 같은 제주도의 보물 같은 가게들도 많이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내 여행 계획에 은근슬쩍 끼워 넣고 싶어지는 곳들이 참 많아서, 내가 꼭 다음에 제주도를 놀러간다면 모두 방문해보리, 하고 다짐했다.



이렇게 저자가 직접 방문한 곳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소개해주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은 꼭 저자의 비밀 창고를 내가 몰래 보고 있는 기분이 든다. 그만큼 정말 제주도를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이 잘 느껴진다.

이 중에서 당신 취향이 하나쯤은 있겠지!

제주도도 읍마다 모두 느낌이 다르다. 당신이 원하는 여행 느낌에 따라, 원하는 곳을 선택해 방문할 수 있도록 도움도 줄 것이다.


또한 흥미로웠던 점은, 제주도의 지역과 제주도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을 예쁜 그림들과 함께 해주고 있다. 되게 재미있다.

지역에 얽힌 사연을 알고 여행을 가는 것과 전혀 모르고 가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자세히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재미없게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고, 발길 따라 가는 곳에서 기억나는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놓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어떤 고민을 했는지에 대해 나와 있는 부분도, 참 이 책을 내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가 보였다.

맞는 말이다.

아무리 예쁘고, 꼭 사람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어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함부로 올린다면, 실제 주민들은 고통받을 지도 모른다. 여행지에서는 이방인답게 이방인의 태도를 가지고 여행을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여행하는 지역에 동화되는 것도 좋지만, 생각없이 동화하는 사람들도 너무 많기 때문에 이러한 경각심을 일러주는 것도 좋다고 봤다.

"대중에게 여행지를 소개하는 행위가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결과를 초래한 것은 아닐까. 그로 인해 여행지의 자연과 본래의 정취를 파괴하는 데 일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었다.

(중략)

공간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여행자로 하여금 이곳만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작은 책임감을 가지게 하기 때문이다."

p.63

공간에 대한 올바른 이해이것만큼 여행자에게 해줄 수 있는 좋은 말이 있을까?

우리가 제주도를 떠올리면 흔히 할 수 있는 생각들 모두가 많은 사람들이 노력으로 인해 일궈놓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고즈넉하고 한적하고, 마음의 작은 힐링을 얻을 수 있는 작은 섬. 우리가 여행을 가서 힐링을 하는 것도 좋지만 올바른 여행자의 태도를 취하고 간다면 더욱 제주도를 낭만적이게 즐길 수 있으리라 믿는다.


다음 여행에는 그림으로 추억을 남겨보는 건 어때요?



이 책은 전체적으로 감성적인 느낌인데, 그 감성을 더 극대화해주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직접 그린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그림 일기장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동시에 색감 자체가 푸근하고, 좋아서 원래 가지고 있던 제주도의 이미지에서 점점 더 좋아졌다.




수채물감을 사용해서 은은하게 퍼지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그림으로 그려낼 수 있는 저자의 능력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 놓으면, 그 날의 기분과 느낌이 생생하게 기억나기 때문이다.

항상 여행을 가면 일기를 써야고 생각은 했지만, 그림을 그려보는 것도 퍽 좋을 것 같다.



이렇게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는 도구들을 소개해주기도 해서, 만약에 여행의 풍경을 그림으로 남기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아, 정말 아날로그적인 이 느낌이 너무 좋다. 책을 가득히 메우는 이 느낌은 종이에서 아직 잉크가 다 마르지 않아 수채물감의 향이 나는 것만 같다. 따스하고 포근한 느낌... 이런 느낌을 좋아한다면 꼭 한 번 도전해봤으면 좋겠다.



"쓱싹쓱싹.

종이에 종달리를 닮은 포근한 선들이 그어졌다.

그 위로 오늘의 따뜻한 추억이 쌓였다."

p.90

"앞으로의 제주 여행을 생각한다. 일회성으로 소비되는 관광지라고 생각했다면 이 섬을 오래 사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명소를 순회하던 굴레에서 벗어나 로컬에 스며드는 여행을 꿈꾼다. 이것이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알알이 맺힌 제주의 작은 마을들을 다시 바라보고자 하는 이유다.

오래 머무는 여행, 깊게 들여다보는 여행을 지향한다.

그 수단으로 그림 여행을 권한다."

p.9

책에서 마음에 들었던 구절을 두 개 정도 써보았다.

이 글들로 인해 몽글몽글하고 포근한 감성을 가진 이 책의 매력에 빠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주도에 가보고 싶다면,

단순 유명 여행지만 둘러보고 싶지 않다면,

진짜 제주도를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조심스럽게 추천해본다.

<정리>

1. 제주도에 대한 책

2. 그림 여행 에세이

3. 따뜻한 일러스트가 함께하는 책

4. 제주도의 곳곳과 숨은 명소를 알려주는 책

<추천>

1. 여행을 사랑하시는 분

2. 여행을 가고 싶으신 분

3. 따뜻한 감성의 도서를 찾고 계시는 분

4. 제주도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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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받았으며,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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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 - 시인이 보고 기록한 일상의 단편들
최갑수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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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당신에게 특별하게 와 닿길 바라요



여행에 대한 정의는 모두에게 다르고, 나는 사람들 각자가 가진 여행에 대한 생각을 알게 되는 것이 참 좋다.

그 와중에 대부분 여행의 정의에 포함되는 것은 '발견'인 것 같다. 새로운 세상으로의 발견, 나의 자아 발견, 나의 취미 발견 등등등.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떠나는 여행은 우리에게 새로운 발견을 안겨준다고 생각한다. 그 매력에 많은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는 것이며, 자신의 청춘을 여행에 오롯이 바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여행에 자신의 모든 인생을 바칠 수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부럽다. 얼마나 좋을까. 매번 새로운 곳을 방문하고, 짧은 시간 동안 여행하기 위해 타이트한 일정을 짤 필요도 없이.

여행 도서를 보면 그 나라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편인데, 이 책은 나의 여행 감성을 더욱 일깨워주었다.


여행은 새로운 공간과 장소를 만나는 일이지만 새로운 시간과 조우하는 일이기도 하다.

공간의 새로움이 아닌 시간의 새로움을 느끼는 일.

길 위에서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돌이켜보고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를 가늠해본다.

그래서 여행은 당신을

여행을 떠나기 전의 당신과

조금은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여행을 많이 다녀본 사람은 아니지만, 작가가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굳이 의미를 붙이는 여행이 아니어도, 무작정 떠난 여행에서도 우리는 많은 새로운 것들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새로운 시간과 조우하게 만든다는 말이 참 좋다. 똑같은 24시간이 여행하는 곳마다 다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에게 여행을 특별하게, 일상에서 다시 한 번 생각나게 만든다는 것이다.

저절로 이 말이 나오더이다.

'아, 여행가고 싶다.'


좋은 글과 아름다운 사진은 우리를 그 장소로 끌어당기죠


이 책은 참, 나의 감수성을 채우기 좋았다. 뭘 더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 지 모르겠는 기분이다.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여행 갈 생각에 들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공항으로 가, 긴긴 장거리 여행을 끝나고 마침내 새로운 나라의 발을 디뎠을 때의 그 설렘. 도저히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잊을 수가 없는 감각이었다.

황망히 메말라버린 감수성에 쪼로록 감성의 물이 부어진 기분이었다.

여행 에세이를 읽으면 가장 좋은 것은 역시 가보지 못했던 여행지가 물씬 느껴지는 사진이다. 그 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공기까지 담고 있는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유독 더 여행에 대한 환상이 거세지는데, 이 책은 나에게 환상을 심어주기에 아주 알맞았다.

그리고 나는 여행에 대한 작가의 생각,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 등 짧막하거나 긴 글들이 참 좋았다. 사진과 어우러지는 글을 읽고 있자면 정말 행복했다.


여유로운 사람의 미소, 파스텔 톤을 머금은 하늘, 무슨 이름인지 모를 꽃이 가득한 페이지...

그 모든 것들이 좋았다. 이방인이 된 기분이랄까.

이 사진에 있는 모든 것을 상기하는 것은 저자만 할 수 있겠지만, 그 기억을 나눠준 게 고마웠고 감성적인 글귀들로 내 마음을 사로잡게 해주어서 좋았다.


또한 침체되어 있던 나의 일상을 깨우는 듯한 문구가 참 많았다.

뻔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뻔할 수 있는 말을 저자만의 언어로 바꾸어 말하는 것은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좋았다.

힘이 되는 말들도,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도.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도 삽입해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오늘만은 이런 평화로운 풍경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무작정 멈추고 깊은 호흡을 하고 싶다. 세상이 꼭 이해와 납득, 섭렵과 통제의 대상일 필요만은 없지 않을까. 때로는 세상을 감각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지금 당장 어디라도 가볍게 배낭을 챙겨서 나가고 싶다고.

그럼 나도 매일같이 보던 하늘을 좀 더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모르는 사람과도 오래 전에 사귄 것처럼 지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 말이다.

짧지만 감성적인 사진과 글들로 감수성을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 자부한다.

<정리>

1. 여행 에세이

2. 시와 사진이 함께하는 도서

3. 감성적인 도서

4. 힘이 되는 문구들

<추천>

1. 감성적인 도서를 좋아하시는 분

2. 여행의 기분을 내고 싶으신 분

3. 여행 도서를 찾으시는 분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받았으며,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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