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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 스키너 : 마음의 재구성 ㅣ 지식인마을 31
조숙환 지음 / 김영사 / 2009년 2월
평점 :
인지과학이란 인간이 어떻게 사물, 글자, 얼굴 등 다양한 개념을 인식하고
각 개념에 얽힌 정보를 처리하는가에 대한 답은 연구하는 학문이다.
초등영어교육론 노경희 교수님 시간에 배운 인물들이다. 사실 수업을 듣기 전에 행동주의 학자인 스키너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이 책을 선택했다. 스키너 박스, 조작적 조건화로 유명한 스키너. 조주연 교수님 수업인 아동 발달과 학습 때 배웠지만, 학부의 특성상 모든 걸 깊이 다루지 못해 배웠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강의 시간에 조금이라도 배웠던 학자들의 책이나 학자에 대한 책을 읽으면 낯선 이유다. 그래도 강의 시간에 배운 내용을 토대로 그 이상의 배움을 얻으니 뿌듯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런 스키마 없이 학자들의 책을 읽었더라면, 배운 후의 독서보다 훨씬 힘들었을 것이다. 더욱 에너지를 쏟지만, 얻는 것도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서 배우는 중, 배운 후에 학자의 책을 찾는 게 내 사소한 독서 습관이 돼버렸다. 수업 시간 중간중간에 스치는 학자들은 무수히 많은데, 그중에 내가 좀 더 알아보고 싶은 학자를 읽는 것. 참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활동이다.
언어 형태와 그 형태로써 특정한 개념을 가리키거나 연관 짓는
마음의 작용은 일상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일어난다.
과연 인간의 언어 습득, 활용은 선천적인가, 후천적인가? 이 질문을 이젠 유효하지 않다. 모든 사람은 인정한다. 언어 습득에 있어서 본성과 환경은 모두 중요하다. 이 둘은 이분법적으로 발동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호 보완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우리가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것은 이 둘의 상호작용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양육이냐 본성이라는 이분법적 대립의 질문이 아니라, 이 둘은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탐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책은 스키너와 촘스키로 대변되는 행동주의와 생득주의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인간의 모든 행동을 학습된 것으로 파악하는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언어 또한 선천적인 것이 아닌 오직 환경에 주어진 경험적 자료에 의한 조건 반사적 행동으로 간주했다. 하지만 행동주의는 인간에게 적용되기엔 인간의 자율적, 창의적 주체라는 특징 등이 고려되지 않아 한계가 있다. 단순히 작용, 반작용, 자극에 의해서 인간이 행동하고 배우는 것이 아니란 걸 누구나 알 것이다. 인간이 본능이 없고 오로지 학습만이 본능이라면 아이의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학습의 결과물 일 것이다. 행동주의는 인간에게 모든 게 적용되기엔 한계가 많기에 책은 주로 촘스키에 대해 다룬다.
언어학에서는 언어 체계의 본질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심리학에서는 언어의 습득이나 사용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상호 간에 활발한 교류가 이뤄진다면 언어의 구조, 습득, 처리 양상에 대해 일관성 있고 융합적인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 촘스키의 생각이었다.
촘스키는 인간에겐 일반적인 장기뿐 아니라 언어 장기가 내재돼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보편문법이라 부르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언어생활이 가능하다. 세계 언어 사이에서 나타나는 공통점들은 보편 문법의 존재를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가 창의적으로 언어를 쓸 수 있는 것도 우리가 환경에 의해서만 영향을 받으면 절대 가능하지 않다. 학습하지 않은 창의적 언어를 쓸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이 본래 그런 특징을 가졌다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아이가 말을 할 때, 문법적 오류가 있는 말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학습의 단계라면 분명히 이상한 말을 할 것도 싶은데, 그렇지 않다는 게 이 가설을 지지한다.
본성과 양육은 서로 상반된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상호 보완적인 개념이 되며, 본성이냐 양육이냐의 이분법적 사고와는 무관해진다. 본성이냐 양육이냐가 아니라 어느 정도의 본성과 양육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를 물을 때이다.
책 중에서
촘스키
인간의 모방은 로봇이나 침팬지의 모방과는 질적으로 다르며, 타인의 의도를 파악하는 마음 읽기 능력의 정도에 따라 결정되는 선택적 행위다. 마음 읽기 능력은 직관이다. 인간은 모방하기 전 단계에서 이미 타인의 의도를 간파한다. 인간의 마음 읽기 능력은 환경을 모방함으로써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서 당면하여 여러 번 반복되는 경험을 통해 구체화된다. 즉 타인의 의도 믿음 희망 등에 대해 직관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보임으로써 설거지를 하거나 병 마개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리는 것과 같은 행동이 뜻하는 개념의 일반적인 특징인 심성 표상을 충분히 간파해 원만한 의사소통이 개진될 수 있는 것이다. 환경의 혜택이 있어도 마음 읽기와 같은 직관적 능력이 주어지지 않았으면, 인간은 로봇이나 침팬지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영장류로 남아 있을 것이다.
언어의 세계에는 풍부한 창의성뿐 아니라 한정된 구조적 틀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 보편 문법, 우리가 직접 듣고 말하는 피상적인 언어 형태 저변에 기저 구조가 있으며,
이 기저 문법은 모든 인간 언어를 지배하는 보편 문법이라고 규정했다.
언어능력은 언어 장기(language organ)와 같은 개념-> 심성주의, 심리적 실재주의
실재주의: 인간의 보편적 언어 능력, 언어 지식이 마치 가슴, 손발, 날개 등의 신체 기관과 해부학적으로 유사한 일종의 장기와 같다는 일원론을 의미. 심성적 현상들을 행동으로 환원시킴으로써 철저한 육체 중심적 일원론을 발전시킨 스키너의 행동주의와 큰 대조
회귀성이란 동일한 구나 절이 회귀적, 순환적으로 산출됨으로써 창의적으로 무한히 생성되는 언어의 특징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