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교육 존 듀이에게 묻다 - 듀이 실험학교와 우리 혁신학교의 이론적 연결 뿌리
서용선 지음 / 살림터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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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도라면 듀이, 피아제는 수도 없이 강의에서 들어봤을 것이다. 이는 그들의 학문적 영향력이 교육학에서 중요하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나에게는 그들의 학문적 깊이와 폭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강의에선 그들의 대표적인 이론만 반복·변형해서 다룰 뿐이다. 처음엔 새로웠던 그들의 대표적인 이론들은 “또, 그 소리야?”의 반응을 부른다.

우리나라 교육은 미국만큼이나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한국 교육의 핵심 인물인 이홍우 교수를 필두로 대부분의 교육학자들이 미국에서 공부를 했다. 우리 대학교수님들만 해도 미국에서 수학은 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미국의 교육학자인 듀이가 우리나라 교육 전반에 영향을 미친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경험 중심의 교육과정. 학습 참여 중심. 학생들의 흥미를 고려하는 수업. 듀이의 교육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말들이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 빠지지 않는 말들일 것이다. 나 역시 이것들이 가능해야 배움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듀이 이외에도 많은 교육자가 했을 것이다. 교사 중심의 수업에서 염증을 느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를 지적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다. 그렇기에 이것 이외에도 듀이를 위대한 교육학자로 만든 다른 요소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우리가 강의에선 중요하게 다루지 않지만 그의 중요한 생각들을 배워보고 싶어 이 책을 선택했다.

이 책을 읽으며 듀이의 학문이 단순히 교육학에 한정돼 있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 그는 정치, 심리학, 철학, 윤리학, 사회학을 막론하고 다양한 학문에 다가갔다. 더 나아가 그것들을 독립적인 학문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 간의 관계를 파악하고 연결 짓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를 보며 나 역시 다양한 학문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했다. 과거엔 하나의 전문 영역을 정해 연구하는 것을 꿈꿨다면 요즘은 내가 원하는 분야들을 공부하고 이를 연결 짓고 싶다.

또한 하나의 학문 안에서도 대립되는 생각 역시도 모두 유념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독일 학파와 시카고학파의 대립은 부정을 위한 부정을 의미하지 않는다. 독일 학파는 시카고학파에 비해 더욱 긴 역사를 갖고 있다. 그렇기에 시카고학파는 독일 학파의 영향을 받으며 그들로부터 배우고 자랐을 것이다. 또한 독일 학파 역시 시카고학파의 비판과 논쟁을 통해 자신들의 생각을 더욱 견고히 하는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이렇게 대립돼 보이지만 큰 틀에서 보면 이 둘은 모두 학문의 구성 요소이며 학문의 발전을 꾀한다.

듀이는 다양한 학문의 영향을 받고, 학문 안에서도 대립과 논쟁을 통해 성장한 인물이다. 그는 교류를 통해 형성된 인간이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만 함몰되면 안 되는 이유를 듀이를 통해 할 수 있다. 교류는 배움과 성장의 원동력이다. 우리가 이를 멈춘다면, 우리의 성장 역시 멈출 것이다.

관계 안에서 성장한 그는 교육에서 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개인이 개인적 자아를 넘어 사회적 자아로 성장하는 것을 교육의 목적으로 보고 있다. 사회적 자아란 개인이 공동체를 형성하며 그 속에서 서로 상호작용하며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개인의 목표를 넘어서 공동체의 목표를 바라볼 수 있는 시아를 갖춰야만 한다.

그가 강조한 민주주의 역시 이와 일맥상통하다. 단순히 정치적 차원으로서의 민주주의가 아닌 생활양식으로의 민주주의는 민주주의 정신의 내재화를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정부형태가 아닌 보다 근본적으로 공동생활의 양식이고, 경험을 전달하고 공유하는 방식이다. 그는 흔히 알고 있는 선거를 통한 정부의 구성이나 법을 제정하고 정부가 행정을 집행하는 방식보다 민주주의에 대해 훨씬 광범위하고 깊게 접근하고 있다.

우리가 사는 일상은 개인이 모인 공동체이다. 그 공동체 안에서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은 공동체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다. 즉 주인으로서 공동체에 기여하지 못하게 된다. 이는 생활양식으로 민주주의를 실현하지 못한 모습이다. 우리는 공동체 주인이 우리이며 우리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 관계가 유지돼야 공동체는 발전하고 개인 역시 성장할 수 있다. 이는 개인이 관계 내에서 어떤 역할을 취할 수 있고,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위해 어떤 행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전제로 한다.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서 관계를 의식하는 것이 생활양식으로서의 민주주의가 아닐까 생각한다.

“A person is a person through other persons.”
개인은 관계를 통해서만 개인이 된다. 개인은 관계 안에 있으며, 이를 벗어날 수 없다. 우리는 관계 안에서 성장하며 상호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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