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만큼 20세기 문명을 대표하는것은 없을 것이다." 나쓰메 소세키가「풀베개』(1906년)에 적어 넣은 문장이다. 이후 "은하수 왼쪽 기슭을 따라 펼쳐진 철로위를 달리는 영원의 기차를 묘사한 미야자와겐지(「은하철도의 밤」), "국경의 긴 터널을지나자" 나타나는 비현실의 세계를 그린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 철도 시간표를이용한 트릭을 적극적으로 내세워 ‘트래블미스터리‘를 개척한 마쓰모토 세이초 등 많은작가들이 ‘이동하는 자아‘의 여수(旅愁) 안팎을담아냈다. - P21
아메리칸 고딕은 호러라는 장르와교집합을 이루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차라리 하나의 무의식적 풍경이자 정서다. 예를 들어 중서부 어딘가의 누런 초원에버려진 낡은 집과 윙윙대는 바람 소리, 삐걱거리며 돌아가는 바람개비 같은 것. 그안에 누가/무엇이 있는지, 혹은 있었는지우리는 왠지 알 것만 같다. 그 사연에 숨은폭력과 공포와 회한과 슬픔 역시도. - P111
서던 고딕 소설의 특징은 정신적으로불안하거나 고집스럽고 괴이한 편벽을지닌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감추고있는 가문이나 개인, 공동체의 오래된비밀과 공포, 버림받고 잊힌 사람들의비애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알코올의존자이거나, 폭력적인 가장을 둔 빈곤한가족이거나 근친혼으로 인한 유전적질병을 앓고 있거나 간혹 후두(hoodoo)즉 카리브해 출신 흑인 노예들이 가져온유산이자 강력한 마법에 의존하여공포스러운 행각을 벌인다. 조이스 캐럴 오츠가 좀비(공경희옮김, 포레 펴냄), 「흉가』(김지현 옮김, 민음사 펴냄), 악몽』(박현주 옮김, 포레펴냄) 등 공포나 초자연을 직접적으로다뤘던 뚜렷한 서던 고딕 계열의 작품들에비해『블론드』는 비교적 무난한 작품으로보일 수 있으나, 실상 그렇지 않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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