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야. 하루하루, 일 년 또 일 년, 시간은 이 세계에서 오래된책을 지워 버린단다. 네가 저번에 우리에게 가져다준 필사본 있지?로마 제국 시대에 살았던 학자 아에리아누스가 쓴 거였단다. * 이 방에 있는 우리에게, 바로 이 시간에 도착하기 위해, 그 책 속의 문장들은 십이 세기를 견뎌야 했어. 어느 필경사가 그 책을 필사해야 했고, 수십 년이 지나 두 번째 필경사가 첫 번째 사본을 또 한 번 필사했고, 두루마리였던 것을 책으로 다시 묶었고, 두 번째 필경사가 땅에 묻혀 뼈만 남은 후로도 긴 세월이 흐른 뒤에 세 번째 필경사가 나타나서 또 한 번 필사했고, 그러는 내내 그 책은 발굴되었어. 성질고약한 수도원장 한 명, 바지런하지 못한 수사 한 명, 이 땅을 침략한 야만인 한 명, 쓰러져 버린 초 하나, 배고픈 벌레 한 마리만으로도저수 세기의 세월이 날아가 버려." - P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