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야. 하루하루, 일 년 또 일 년, 시간은 이 세계에서 오래된책을 지워 버린단다. 네가 저번에 우리에게 가져다준 필사본 있지?로마 제국 시대에 살았던 학자 아에리아누스가 쓴 거였단다. * 이 방에 있는 우리에게, 바로 이 시간에 도착하기 위해, 그 책 속의 문장들은 십이 세기를 견뎌야 했어. 어느 필경사가 그 책을 필사해야 했고, 수십 년이 지나 두 번째 필경사가 첫 번째 사본을 또 한 번 필사했고, 두루마리였던 것을 책으로 다시 묶었고, 두 번째 필경사가 땅에 묻혀 뼈만 남은 후로도 긴 세월이 흐른 뒤에 세 번째 필경사가 나타나서 또 한 번 필사했고, 그러는 내내 그 책은 발굴되었어. 성질고약한 수도원장 한 명, 바지런하지 못한 수사 한 명, 이 땅을 침략한 야만인 한 명, 쓰러져 버린 초 하나, 배고픈 벌레 한 마리만으로도저수 세기의 세월이 날아가 버려." - P2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황제 폐하께 널 파리로 보내 공부를 시키라고 청했다. 법률 연구에만 몰두하는로냐가 아니다. 너 같은 악당은 법전에 코를 들이밀어서는 ㅇ돼. 법률로는 거짓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파리에서는 수사학을 공부하고 시인들의 작품을 읽게 될 게다. 수사학은 진실이라는 확신이 없는 사실을 그럴듯하게 말하는 기술이다. 시인들은 그럴듯한 거짓말을 꾸며 낼 의무를 가지고 있단다. 신힉을 조금 공부하는 것도 좋을 거야. 하지만 신학자가 되려고 애를 쓰지는 말아라.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의 일들에 대해서는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으니까. - P102

올리브 기름에 튀긴 양파와 회향풀과 다른 풀들, 그리고 달지 않은 포도주 두 잔으로 수프의 맛을 냅니다. 그 수프를 이빵 위에 부으세요. 그리고 거기에 아브골레모노 소스를 얹으세요. 이건 그러니까 계란 노른자와 레몬 즙에다 육즙을 아주 조금 넣어 묽게 만든 겁니다. 제 생각으로는 지상 낙원에서 아담과 이브가 이렇게 먹었을 겁니다. 물론 원죄를 짓기전에 말이지요. 그 후에는 아마 파리에서처럼. 어쩔 수 없이체념하고 소의 내장들을 먹게 되었겠지요 - P17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결국 결정을 내려 준 것은 그림이었다. 그날 밤 로언의 꿈에는 회화 캔버스들이 어른거렸다. 사망 시대의 삶은 어땠을까?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열정이 가득했으리라. 신앙을낳을 정도의 두려움. 고양감에 의미를 부여하는 절망. 그 시절에는 겨울도 더 춥고 여름은 더 더웠다고들 했다.
까마득한 미지의 하늘과 어둡게 감싸는 땅 사이에서의 삶은눈부신 것이었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렇게 웅장한표현을 해낼 수 있었겠는가? 이제는 아무도 가치 있는 것을 창조하지 못했다. 하지만 만약 수확을 통해 예전 삶의 편린이라도 돌이킬 수 있다면, 그럴 가치가 있을지도 몰랐다. - P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건사histoire événementielle는 대체적으로 농민들의 머리 위에서, 그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파리와 베르사유의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각료가 들어섰다가는 물러나고 전쟁이 벌어지는 동안에도 촌락의 생활은 기억의 한계를 넘어선 시간부터 쭉 그래온 것처럼 동요되지 않았다. - P57

자신들의 삶이 야비하고 잔인하고 짧았던 사람들 - P6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리스도의 망가진 육신을 안고 눈물 흘리는 성모 마리아를. 하지만 봐라. 만약 그리스도가 고통이라면, 그렇다면 당신들에게는 아무리 고깝더라도 그리스도는 여자가 아니겠는가. - P6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