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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관객 - 미디어 속의 기술문명과 우리의 시선
이충웅 지음 / 바다출판사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다이어트 열풍과 성형수술부터 기름 유출 사고와 우주인 이벤트, 광우병, 집단지성의 등장까지... 한국 사회를 지배한 기술문명에 대한 치열한 담론과 과학, 기술문명, 미디어, 그리고 수용자의 관계에 대한 성찰...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전시회, TV뉴스, 컴퓨터 모니터 등 이미지로 전달되는 기술문명의 내용에 하루하루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미지와 음성으로 전달되는 내용은 관객에게 하나의 감정적 상태를 구성하는데 그 기법은 너무 익숙하고 효과적이어서 냉철한 비판과 비평을 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광우병에 걸린 소가 비틀거리는 장면, 기름 범벅이 된 새와 기름을 닦아내는 사람들의 모습, 성형전과 성형후의 사진을 같이 보여주는 성형외과의 광고 화면 등은 보는 사람의 판단을 흐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관객임을 모른 채 문명의 현상을 맹목적으로 바라보는 현대인들에게 일종의 자기 반성을 이끌어 내기 위해 쓰여진 이 책은 모두 4개의 큰 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번째 몸을 향한 욕망의 시선에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비만과 성형에 대한 관점과 기준의 차이에 따라 그 의미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비만이라고 말하는 기준을 초과하는 사람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미디어가 이끌고 있는 방향으로 아무 비판없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지요.. 두번째 편견과 열등감과 열광의 추억에서는 과학에 대해 부풀려지고 감추어진 이면에 담긴 진실이 무엇인지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만들고 있습니다. 세번째 위기와 공포의 재생산에서는 전국민이 다 알고 있고 큰 이슈가 되었던 태안기름 유출사고와 조류독감 그리고 광우병에 대한 이야기의 또 다른 면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책에 따르면 사회에 만연한 공포와 달리 지난 10년간 일반 독감에 의한 사망자는 500만 명인 반면 조류독감으로는 246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조류독감 예방약을 발매한 제약회사는 2007년 한해만 21억 달러를 벌어 들였는데 그 약의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기름유출사고의 경우 기름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점이 처음에 알려지지 않고 제거작업이 거의 끝나갈 즈음 이러한 점이 알려져 자발적으로 참여한 많은 사람들은 그동안 독성물질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네번째 불완전한 연희에서 희망을 찾다에서는 집단지성, 블로그, 인터넷 사용에 대한 이야기로 우리의 정보수집 이라는 것이 실제적으로는 지식의 차원으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정보의 흐름과 신변잡기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음에 관심을 기울여봐야 함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정보의 양은 결코 지식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요즘 블로그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고 세상을 바꾸기도 하고 있는데 생각해보면 제대로 된 지식이 많지 않고 잡다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었기에 이 부분이 가장 와 닿는 부분이면서 공감 가는 부분이었습니다.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들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풀어놓아 읽기 편했는데 이러한 점이 이 책의 장점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중간에 서술방식을 바꾸어 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한 배려도 있습니다.) 성인과 청소년들이 한번쯤은 꼭 읽어보아야 할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청소년들이 읽으면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고 따라하고 있는 문명을 조금은 비판의식을 가지고 받아들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책을 통하여 저자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비이성적 열광에서 벗어나 냉철한 비판의 시각과 성찰을 하루빨리 되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