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의 수수께끼를 풀다...

햄릿의 수수께끼를 풀다
가와이 쇼이치로 지음, 임희선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3월

문학의 모나리자, 연극의 스핑크스, 수수께끼로 가득 찬 햄릿을 벗겨내다...

햄릿은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 보았을 셰익스피어의 희곡작품 속 인물입니다. 하지만 이 인물에 대하여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오랫동안 햄릿에 대한 논쟁은 끊이질 않고 있기에 햄릿에 대한 평가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사건처럼 남아 있고 진행중에 있습니다. 왜 햄릿은 아버지의 복수를 곧바로 실행에 옮기지 않았을까? 이 질문에 대한여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는데 이 책은 지금까지의 햄릿에 대한 평가와는 조금 다르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나하나 풀어가고 있습니다.

"햄릿의 우유부단한 성격이 오류가 아니라 그를 우유부단하다고 해석한 평가가 오류다!"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햄릿은 우유부단하고 허약한 철학청년이라는 이미지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 햄릿에 대한 이러한 평가가 많은 사람들에게 스며들게 되었던 것일까요? 저자는 햄릿이 완성된 그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간과하고 현대에 들어서면서 낭만주의적으로 해석한 해석상의 오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햄릿은 우리가 생각하는 복수극이 아니라고... 제가 햄릿을 처음 만났던 때가 언제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책보다는 아마 주위의 이야기를 통하여 먼저 접했던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러하기에 작품을 읽고 햄릿이라는 인물을 스스로 판단하기 보다는 입을 통하여 전해져 온 평가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사실 햄릿에 관한 논쟁도 조금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보다는 셰익스피어라는 인물에 관심을 더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역사상 알려진 셰익스피어는 가짜라는 말을 쉽지 않게 들을 수 있는데요... 제가 지금 읽고 있는 엘리스 브로치의 소설 오 마이걸에서도 이러한 내용이 나오더군요... 우리에게 알려진 셰익스피어는 수준 높은 교육을 받지 못한 평범한 상인이라고 합니다. 또한 셰익스피어는 책 한권 남기지 않았고 6개뿐인 자필 서명의 철자도 제각각이라고... 그 당시에는 희곡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기에 귀족이 저속한 대중작품을 썼다고 알려지는것을 꺼려했을수도 있기에 귀족중에 진짜가 있지 않나 생각하는데요 일반인들에게 전혀 공개되지 않았던 귀족문화가 작품에 그대로 스며들어 있기에 이러한 의견은 더욱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 중에 유명한 시인이자 극작가였던 옥스퍼드 백작이 진짜 셰익스피어가 아닌가라는 설이 있다고 합니다.

읽다보면 햄릿에 대한 다양한 해석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을 보고 소설은 소설로서 그냥 이해하면 될거 아니냐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자주 보는 드라마 속 인물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 어떻게 드라마를 계속해서 볼수 있고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겠습니까?" 이 질문과 같은 이치로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책을 통하여 저자 가와이 쇼이치로는 "햄릿을 우유부단하다고 해석한 평가는 오류다" 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햄릿의 롤모델이 되었던 인물은 헤라클레스라고 밝히면서 비교적 탄탄한 논리와 지식으로 햄릿을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끝나지 않을 논쟁을 셰익스피어가 살아 돌아와 한마디 말로 해결해 주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