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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프티 - 나나 잘하자
권혜진 지음 / 포춘쿠키 / 2021년 12월
평점 :
품절
작가 권혜진은 1996년 <손숙 김승현의 여성 시대>를 시작으로 <이종화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 <윤상의 음악살롱> <김성주의 굿모닝 FM> 등의 라디오 원고를 집필했고, 지금은 유튜브 김국진 TV <거침없는 골프>의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장사의 맛>이 있다.
오십을 맞은 생일날 지인들로부터 모바일 쿠폰이 도착했는데, 작년까지와는 다른 콜라겐, 종합 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 같은 건강식품 쿠폰들이 도착한 걸 보고 오십이란 나이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오십 정도 되면 하늘의 뜻을 깨닫는다는데 자신은 아직 잘 모르겠고, 그리하여 진지하고 의연하게 '오십'이란 나이와 마주하고 싶었다고 한다. 반백살 어쩌면 누구도 원치 않는 나이 오십, 그런데 막상 오십이 되어보니 괜찮은 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열심히 살아온 내게 '고생했다. 잘 살았다. 내 인생도 괜찮다.' 다독이며 위로해 보며,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오십 청춘들에게 같은 위로와 찬사를 보내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책은 오십, 드디어 완전한 자주독립, 오십도 괜찮아, 오십에 알게 된 것들, 오십 언저리에 닥친 코로나 시대, 오십대 나는 이렇게 살기로 했다, 연애 DNA도 리필이 되나요?, 결혼을 했든 해봤든, 안 했든, 오십엔 같은 자리, 오십대 싱글에게 가족이란, 슬기로운 반려 생활, 오십대 이후의 삶, 늙음과 죽음을 준비해야 할 때, Now is Good의 12가지 주제로 작가 권혜진이 바라보는 세상과 주변 이야기로 구성된다.
"결혼 안 해?"
한국 사회에서, 적어도 70년 대생은 마흔을 넘어서까지 시달리던 질문이었다. (중략) 마흔을 넘기고 나면 '결혼'이란 단어와 점점 멀어져 간다. 주변 사람들의 관심거리에서도 밀려난다. (중략) 그러나 쉰이 되면 다르다. 가족도, 절친도, 심지어 나 자신조차도 어느새 '결혼'의 굴레에서 벗어난다.(중략) 혼자도 괜찮은 나이, 아니, 혼자라서 다행인 나이…그게 오십니다. (p.15~18)
나 자신조차 얽매이던 굴레에서 벗어 날 수 있는 나이.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이 아닐까?
어른의 품격은 열린 사고, 책임감 있는 말과 행동, 사회에 무관심하지 않은 태도, 청년의 미래에 진심으로 걱정하는 마음 …, 그런 것들이 아닐까. (p.193)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한 작가의 고심이 엿보인다.
작가 권혜진은 오십에 라디오를 그만두고 네이버 보이는 오디오 쇼 '나우'를 시작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힘들고 불안한 마음과 즐거움이 공존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용기 있게 당당히 도전했다. 50이 얼마 남지 않은 나는 50전에 무언가를 이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다. 50이 넘어가면 무엇이든 시작할 수 없을 것 같은 막연한 생각 때문에 그런 것 같다.
50대는 노인이 아니다. 우리는 삐삐부터 시티폰, 휴대폰에서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모두를 섭렵한 50대다. 모든 미디어의 탄생과 도태를 지켜본 우리가 뉴미디어라고 해서 도전하지 못할 게 없다. 받아들이고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소의 걸음처럼 뚜벅뚜벅 느리지만 한 발 한 발 나아가자.(p.225)
편안한 문체로 작가는 오십이란 나이가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나이라고 우리 잘 살고 있는 거라고 읽는 내내 용기를 준다. 바로 옆에서 친구가 또는 언니가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듯 편하게 읽히는 책이라 오디오 북으로 들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위로받을 수 있는 책을 오랜만에 읽은 것 같아 가슴이 따뜻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