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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착해, 너무 바보 같아
델핀 뤼쟁뷜.오렐리 페넬 지음, 조연희 옮김 / 일므디 / 2022년 9월
평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착하면 바보다.라는 말이 있다. 착하다는 것은 언행이나 마음씨가 바르고 곱다. 바르고 상냥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현대사회에 들어서부터는 착하다는 말은 칭찬이 아닌 어딘가 불편한 말이 되어 버렸다. 사람이 어떠냐고 물었을 때 그 사람은 착해.라고 말한다면 상대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게 될까? 착하다는 이미지가 같은 어딘지 우둔함이 느껴질 수도 있다. 누군가는 그냥 착하다를 군둥하다 정도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착하다'라는 표현은 군둥하다라기보다 무색 무미처럼 느껴진다. 도서에서는 너무 착해,라는 말이 너무 바보 같다는 말로 인식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착함의 수많은 함정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착해서 상처받는 이들을 위한 조언이 역사, 문화, 철학, 영화, 심리학 등.. 일상생활에서 착하기에 발현되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친절의 함정
모든 사람에게 친절한 것은 좋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자신에게 친절하기란 어렵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누군가에 게 친절하게 대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갖고 있는 에너지, 시간과 자원 등을.. 일부 소비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친절을 끝없이 베풀다 보면 자신을 돌볼 에너지는 남아있지 않는다. 친절한 이들은 왜 거절하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는 상대가 자신의 언행으로 인해 상처받을까 봐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자신의 말과 행동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고 관계가 나빠질 수 있는 위험을 갖기보다는 원하지 않더라도 일을 수락하고, 마음에 들지 않아도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 표현에 서툴러지고 진심을 말하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도서에 '카롤린'의 이야기가 나온다. 카롤린은 달고 짠 음식을 싫어하는데, 그녀의 시어머니는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에 달고 짠 음식을 만든다. 처음부터 싫어한다고 좋아하지 않는다고 표현하면 괜찮았겠지만, 시어머니의 마음을 알기에 싫다고 이야기를 못한 카롤린은 초대받은 식사 자리에 달고 짠 음식이 식탁 위에 올라와 있는 것을 발견한다. 앞으로도 싫어하는 달고 짠 음식이 계속 식탁에 올라오겠지.라는 두려운 상상과 함께 말이다.
카롤린이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못한 이유는 자신이 부정적인 표현. 좋아하지 않는다. 싫어한다 등의 표현을 했을 때 시어머니가 상처를 받을까 봐 염려하는 마음과 상대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욕구가 자리 잡고 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누군가의 성장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욕구와 그 누군가에게 솔직하게 표현하게 된다면 상처를 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이 욕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친절한 사람은 결국 '변덕쟁이'가 되고 만다고 한다.
자신감과 자존감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말하기 위해서는 자신감과 자존감 무엇이 더 필요할까? 자신감과 자존감 둘 다 높다면 좋겠지만 둘 중 하나만 가질 수도 있고, 자신감은 높은데, 자존감은 낮을 수도 있고 자존감이 높음에도 자신감은 낮을 수도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머리가 좋아 늘 좋은 성적을 받았던 사람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아왔던 터라 자신감은 높지만, 자존감이 낮은 경우엔 의외로 대화를 할 때 엄두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많은 관심을 받아왔기에 대화를 할 때 능숙하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자존감이 낮은 경우 대화에서의 자신의 자격을 의심할 수도 있다고 한다. 반대로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을 받은 과학자의 경우 자신이 쌓아온 업적과 이들에 있어 자존감은 높지만 학회 등에서 발표할 때는 자신감이 없이 쭈뼛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나란히 정비례하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자존감이 높으면 자신감도 높을 것이라 생각했다. 친절함은 자신감과 자존감과는 상관관계가 없다고도 생각했다. 자존, 자신과 상관없이 타인을 향한 배려와 사랑이 바탕이 되어 나온 것이라 생각했는데, 자신이 친절하고 싶지 않은 상황에서도 친절해지는 친절 본능으로 인해 괴로워지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친절하다는 것은 바보 같다는 뜻이 아닌 자신의 능력과 시간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줄 아는 지혜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