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캉은 정신분석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 나를 찾아가는 라캉의 정신분석
가타오카 이치타케 지음, 임창석 옮김 / 이학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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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보다 쉽기는 힘들 것 같다. 라캉에 관한 최고의 입문서이며, 정신분석의 임상적 측면에 대한 요체도 분명히 짚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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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작은 눈에서
그 많은 눈물을 흘렸던
당신의 슬픔은 아직 자랑이 될 수 있다

나는 좋지 않은 세상에서
당신의 슬픔을 생각한다

좋지 않은 세상에서
당신의 슬픔을 생각하는 것은

땅이 집을 잃어가고
집이 사람을 잃어가는 일처럼
아득하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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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 희미하게 밝아져, 나는 옆에 누운 그 사람의 잠든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머지않아 죽을 것 같은 사람의 얼굴이었다. 지칠대로 지친 얼굴이었다.
희생자의 얼굴. 숭고한 희생자.
나의 사람. 나의 무지개. 마이 차일드. 미운 사람. 약은 사람.
이 세상에 다시없을 정도로 너무너무 아름다운 얼굴인 양 여겨지고 사랑이 되살아난 것 같아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 사람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며 나는 키스를 했다.
슬프고도 슬픈 사랑의 성취.
우에하라 씨는 눈을 감은 채 나를 끌어안고,
"원래 삐딱했어. 난 농부의 자식이니까."
이제 이 사람과는 헤어지지 않으리라.
"전, 지금 행복해요. 사방의 벽에서 탄식하는 소리가 들려와도, 지금 제 행복감은 포화점이에요. 재채기가 날 만큼 행복해요."
우에하라 씨는 후후 웃으며,
"하지만 이미 늦었어. 황혼이야."
"아침이에요."
동생 나오지는 그날 아침, 자살했다. - P144

정의? 소위 계급 투쟁의 본질은 그런 데에 있지 않다. 인도주의? 웃기지 마. 난 알아. 자신의 행복을 위해 상대를 쓰러뜨리는 거지. 죽이는 거야. "죽어 버려!"라는 선고가 아니라면 뭐냐. 얼버무리지 마. - P66

이 세상에 전쟁이니 평화니 무역이니 조합이니 정치니 하는 게 무엇 때문에 있는지, 이제야 저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모르실 테지요. 그러니까 늘 불행한 거예요. 그건 말이죠. 가르쳐 드릴게요, 여자가 좋은 아기를 낳기 위해서예요.
전, 처음부터 당신의 인격이나 책임에 대한 기대는 없었습니다. 저의 한결같은 사랑의 모험을 성취하는 것만이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저의 그 바람이 완성된 지금, 이제 제 가슴은 숲속의 늪처럼 고요합니다.
전, 이겼다고 생각합니다. - P162

혁명은, 대체 어디서 일어나고 있을까요? 적어도 우리들 주변에서 낡은 도덕은 여전히 그대로 털끝만큼도 바뀌지 않은 채,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바다 표면의 파도가 아무리 요동친들 그 밑바닥의 바닷물은 혁명은커녕 꿈쩍도 않고 자는척 드러누워 있을 뿐인걸요.
하지만 전, 지금까지의 1회전에서는 낡은 도덕을 아주 조금이나마 몰아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엔, 태어날아기와 함께 2회전, 3회전을 싸워 나갈 작정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이, 저의 도덕 혁명의 완성입니다.
당신이 저를 잊는다 해도, 또한 당신이 술로 목숨을 잃는다.
해도, 저는 제 혁명의 완성을 위해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같습니다.
당신의 형편없는 인격에 대해 저는 얼마 전에도 어떤 이로부터 낱낱이 들었습니다만, 그래도 제게 이렇듯 강한 힘을 주신건 당신입니다. 제 가슴에 혁명의 무지개를 걸어 주신 건 당신입니다. 살아갈 목표를 주신 건 당신입니다.
저는 당신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또한 태어날 아이도 당신을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할 겁니다.
사생아와 그 어머니.
하지만 우리는 낡은 도덕과 끝까지 싸워, 태양처럼 살아갈작정입니다.
아무쪼록 당신도 당신의 투쟁을 계속해 주세요.
- P163

그로부터 12년이 지났건만, 나는 아직도『사라시나 일기 』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도대체 나는 그동안 무얼 하고 있었던 걸까? 혁명을 동경한 적도 없고 사랑조차 알지 못했다. 지금까지 세상의 어른들은 혁명과 사랑, 이 두 가지를 가장 어리석고 께름칙한 것이라고 우리에게 가르쳤다. 전쟁 전에도 전쟁 정에도 우리는 그런 줄로만 믿었으나, 패전 후 우리는 세상의 어른들을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 무엇이건 그들이 말하는 것과 반대쪽에 진정한 살 길이 있는 것 같았고, 혁명도 사란도 이 세상에서 제일 좋고 달콤한 일이며, 너무 좋안 것이다 보니 심술궂은 어른들이 우리에게 포도가 시다며 거짓을 가르친 게 틀림없다고 여기게 되었다. 나는 확신한다. 인간은 사랑과 혁명을 위해 태어난 것이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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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하차 벨을 누르고
나는 나에게서 내릴 겁니다

누가 얼굴을 찡그려서
다른 누군가 구겨졌네

미소에 차질을 빚다

눈 내리는 전쟁터에서
인간들이 닥치는 대로 키스한다
입안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도망간 것이다

그런 일이 에비게일이 살던 시절에는 종종 일어난 것이다

미소 때문에 낙오된 자
자기장 밖에서 무기력을 배운다

키스 후
누가 내 입에 두고 간 찌꺼기
뱉자
전지 커버 세 장

미소가 바닥을 친다
썩은 집은 다루기 쉽지

전쟁터의 집은
남김없이
살을 발라 먹은 생선 같아

미소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자는 바보다

초조함을 선점하는 자는 게임에서 이긴다


- 저그 에비게일 SP의 시절 - P66

발견된 감정은 15-18페이지에 이릅니다

분량이 넘치는 큰 감정을 비난해보는 겁니다

그것으로 무서운 잠을 표현하고
녹슨 드럼통과
총알 자국이 난 트레일러
찢긴 닭 사료 자루를 찾아가 사정해보는 겁니다

분량을 위해 장면화하세요

내가 도망가는 모습은 질리지가 않네요

이제 어떤 감정이
차질 없이 진행될 거예요

사녹은 건물 존버가 어려운 맵이니
바깥으로 나가십쇼

농담으로 인생을 표현하는 사람이 되는 겁니다
밖으로 나가서 부딪히는 겁니다

밤이
납작 엎드려서 뒤에
서 있던
낮이
나타났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계속 엎드려 있으십쇼

다시는
일어나지 마십쇼


- 어떤 감정은 이렇게 소개되었다 - P97

송경련 : (등에 찬 SCAR-L을 벗어 왕밍밍에게 건넨다)
왕밍밍 : 이거도 주웠니?
송경련 : 지난 삶에서 가져올 건 아무것도 없었어
왕밍밍 : 넌 그 총으로 사람도 죽였지
송경련 : 충치로 뽑았을 뿐이야 세상은 커다란 입이고 인간이 자라서 충치가 되면 누가 뽑아버리는 거라고 우리는 모두 충치야
왕밍밍 : 네가 사랑했던 사람의 머리색은 뭐였니?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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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계를 좋아해서 펜을 잡았다. 펜은 지진계의 바늘이니까. 팬은 자꾸 떨고 있다. 심장을 통해. 지진계는 여진도 적어두니까. 심장아, 이제 무엇을 쓸까.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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