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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328번 남았습니다
우와노 소라 지음, 박춘상 옮김 / 모모 / 2026년 1월
평점 :
#2026년2월12일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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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숫자로 환원된 '328번의 집밥'이라는 표현은 낯설고 차갑게 느껴진다. 나는 시간을 셈해본 적이 없다. 이 소설은 가장 따뜻해야 할 장면을 가장 차가운 방식으로 제시한다. ‘남은 횟수’라는 말 하나가 이미 질문이 된다. 나는 무엇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가.
이 단편집은 7편의 옴니버스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어머니의 집밥, 과거의 자신에게 거는 전화, 수업, 불행, 거짓말, 놀이, 그리고 남은 생의 날수까지. 모두 남은 횟수가 보이는 세계다. 인물들은 숫자를 알게 된 순간 선택을 망설인다. 집밥을 피하고, 과거를 바꾸려 애쓰고, 불행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이야기는 한 방향으로 흐른다. 시간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번번이 실패한다는 사실. 숫자는 운명을 바꾸는 도구가 아니라, 지금을 다시 보게 만드는 장치다.
나는 특히 숫자 '328'번이 오래 남았다. 엄마를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멀어졌던 선택이 결국 관계를 더 아프게 만든다. 우리는 잃을까 봐 도망치고, 상처받을까 봐 미루면서 정작 소중한 시간을 스스로 깎아낸다. 또 '7000'이라는 숫자는 삶을 추상에서 현실로 끌어내린다. 막연했던 인생이 구체적인 기한을 갖는 순간, 오늘 하루, 이 순간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이 책은 "다음에"라고 쉽게 말하는 나에게 계산기를 쥐여준다. 준비도 못 한 나를 세워두고 묻는다. 당신에게 남은 횟수는 몇 번인가. 가족, 사랑, 배움, 그리고 삶... 숫자는 차갑지만 메시지는 따뜻하다. 시간의 유한함을 아는 순간 우리는 조금 더 오늘에게 다정해질 수 있다. 이제는 "다음"을 미루지 말아야겠다. 그 말이 쌓일수록, 남은 횟수는 줄어들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 한 줄 평
: 시간의 유한함을 잊지 않는 동안, 오늘이 가장 소중해진다.
🎬 영화 소식
《넘버원》
최우식, 장혜진, 공승연 주연
숫자가 던지는 질문은 책을 넘어 스크린에서도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