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 일기 - 시간 죽이기 현대문학 핀 시리즈 에세이 2
송승언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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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푹~~~ 빠지는 스타일이다. 한 번 빠지면 중탈하거나 탈주하는 법은 없다. 무조건 직진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덕후다. 그래서 <덕후 일기>를 읽어 보고 싶었다.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점에 마음이 뺏겼는지, 어떤 방법으로 좋아하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 전에 덕후의 의미를 찾아봤다. "어떤 분야에 몰두해 전문가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은 덕후가 아니라 그저 시간을 죽이기 위해 한 일이라고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덕후의 의미에 딱 맞는 사람이었다.

목차를 살펴보니 게임, 애니메이션, 웹툰, 드라마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중에서도 게임과 드라마를 관심 있게 읽었다. 나도 5년의 시간을 들여서 하는 RPG 게임이 있고 무협물을 좋아해서 김용 드라마를 모두 봤다. 좋아하는 것에 이해를 받고 공감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덕후 일기'라는 제목을 달았지만 저자는 어떤 것에 대한 과할 정도로 칭찬을 하거나 덕질을 유도하지 않는다. 각각의 특성과 자신의 생각을 적절히 녹여서 이야기해 준다. 이점이 불편 없이 책을 읽을 수 있다. 혹시 덕후라는 단어에 부정적인 느낌이 드는 사람이라면 읽어 보면 좋겠다.

책을 읽고 난 후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어떤 것에 관심이 있고 좋아하고 많은 시간을 쓴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향한 일이기에 덕후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것을 향한 좋음과 그 열정만으로 충분한 투자 가치가 있다. 그것으로 인해 내 삶을 이끄는 기분 좋은 동력이 될 수 있다.

● 무용한 것을 위한 노력이
내게 살아갈 힘을 주는 것 같다.
이 신성한 취미를 오래 지켜내고 싶다.

저자의 말에 완전 동감한다. 앞으로도 내가 좋아하는 것에 시간을 쓰고 마음을 내어주며 오래도록 함께 해가고 싶다. 그것이 누구에게는 게임이고, 책이고, 그림이고, 여행이고, 드라마나 영화, 음악일 수 있겠지만 그 열정만은 똑같을 것이다.

아름답고 무용한 것을 좋아한 '미스터 선샤인'의 희성이 떠오른다. 그 시대의 그는 몰랐겠지만 덕후였다.


● 앉은 자리에서 어디론가 떠날 수 있다는 것, 죽지 않고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다는 것. 그 모두가 좋은 일이고 시간을 죽여볼 수 있다는 것은 더 좋은 일이다.(30쪽)


● 게임 내에만 존재하는 책이 여러 권 있고, 이를 위해 디자인된 표지와 내용의 일부가 있으며, 수차례 발간되는 신문에는 다양한 기사가 꼼꼼하게 작성되어 있다. 진짜 삶으로 대하라는 권유. 나는 그 권유를 충실히 받아들였다.(36쪽)


● 여행자에게 여행이란 그 반복되는 풍경속 미세한 차이들이 만들어내는 '익숙한 다름'을 위해 기꺼이 이동을 감수하는 일이다. 다르지만 익숙한, 익숙하지만 다른 시공간에 잠시 머무르는 것이 여행이다. 이 미세한 감각의 차이를 여행자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83쪽)


● 비록 허구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일어나는 죽음이라 하더라도, 그 죽음은 ‘작품 내에서 다시 볼 수 없음‘이라는 방식으로 진짜 죽음의 핵심을 내포한다. 그러나 그 진짜 죽음의 일면이 부정될 때 그 작품은 죽음의 슬픔도 무게도 잃어버리고 만다.(1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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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채집 - 하루를 선명하게 만들어준 초록빛 순간들
정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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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좋아하니?

한때는 초록이 올드하고 촌스러운 색깔이라 생각했다. 물건이나 옷을 고를 때에도 초록 계열은 거의 선택해 본 적이 없다. 이런 내가 식물 좋아하는 가족 덕분에 초록에 빠졌다. 초록만 보면 설레고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초록이라는 단어에게도 기분이 좋아진다. 초록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 좋은 감정, 싱그러움, 따뜻함, 설렘, 치유가 마음을 채운다.

<초록 채집> 제목에 끌렸다. 표지를 한참을 봤다. 첫 장을 열고 '이쁘다'를 연발했다. 끝도 없이 펼쳐지는 초록에 속수무책으로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책이 따뜻한다. 첫 장부터 마지막 장을 덮는 그 순간까지 눈을 뗄 수가 없다.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힐링 된다. 책을 한 장씩 뜯어 액자에 넣고 싶을 만큼 예쁘다.

● 75편의 일상 풍경을 엮은 그림 에세이
● 누드 사철 제본으로 구김 없이 펼쳐서 그림을 볼 수 있다.

#하루를선명하게만들어준초록빛순간들

문장과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머리에 영상이 펼쳐진다. 작가가 발리 테라스의 문을 열면 나는 이미 야자나무숲에 들어가 있었다.

아라우카리아에 물을 주면 좋은 향기가 난다는 저자의 글에 나도 키워보고 싶어졌다. 겨울에는 털실로 오너먼트를 만들어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할 수 있다니 좋은 정보다.

허브티, 꽃 차를 좋아하는데 그 이유가 차를 우릴 때 풍기는 향이 숲에 있는 것처럼 편안함을 주기 때문이라는 작가의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에 여유를 주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식물을 가까이하는 일이다. 식물에게서 편안함을 느끼며 안정감을 채운다. <초록 채집>이 주는 여유로움을 만끽하자.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변함없이 우리 곁을 지켜줄 테니 이 또한 얼마나 좋은가!

마음과 생각이 정화되는 예쁜 책.





#반려식물 #기록일기 #초록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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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기행 2 - 길 위에서 읽는 삼국지, 개정증보판 삼국지 기행 2
허우범 지음 / 책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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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에서읽는삼국지


<삼국지 기행 1>을 재미있게 읽었다. 역사 기행이지만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게 읽혔다. 저자는 소설 삼국지연의의 허구 부분을 집어주며 독자를 역사적 현장으로 안내한다. 풍부한 사진과 함께 삼국지를 여행하는 일은 흥미로웠다.

삼국지 기행 2편에서는 황하 유역의 4개 주를 차지한 조조의 거침없는 활약상을 마주한다. 이에 위, 촉, 오, 세 나라의 성립과 대립, 멸망까지 구성되어 있다. 읽을거리가 다양하고 풍부하다.

역사는 승자의 평가로 기록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무조건 그 기록을 믿어도 될까라는 의문점이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역사를 읽고 의문문으로 바꿔서 질문을 해야 한다. 그것이 역사를 재미있게 보는 방법이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나에게 많은 질문들을 던져주었고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 또한 즐거움을 선사해 줬다.

중국의 거대한 땅만큼이나 역사도 깊고 크다. 그 역사적 인물들을 쫓아서 따라가다 보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인다. 그들의 사유, 처세, 철학, 지혜, 통찰 등을 만나게 된다. 그동안 내가 알고 있는 삼국지속의 역사는 많은 부분 허구의 이야기였다. 이 책을 통해서 좀 더 정확한 역사의 장면으로 한걸음 다가서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정사 삼국지를 읽기에 대한 부담을 덜고 도전해 볼 수 있겠다.



● 인간은 망각의 존재다. 망각은 망각을 남는다. 망각이 넘쳐나면 인간이 망한다. 그럼에도 인간은 오늘의 기쁨에만 몰두할 뿐,
어제의 역사도, 내일의 위험도 생각하지 않는다. 관광지 업성도
어제가 되고 역사가 되면, 또 어떤 망각들이 빈 공터를 맴돌게 될 것인가.(34쪽)


● 산은 옛 도성을 에돌아 감싸고
조수는 팅 빈 성을 쓸쓸하게 치고 간다
진회하 동쪽에는 그 옛날 달 떠올라
깊은 밤 또다시 성가퀴를 넘는구나
당나라 시인 유우석의 시(447)






#도서제공 #삼국지여행기록 #삼국지 #조조 #역사좋아 #중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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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기행 1 - 길 위에서 읽는 삼국지, 개정증보판 삼국지 기행 1
허우범 지음 / 책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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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는 2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진수가 쓴 정사 삼국지와 나관중이 쓴 삼국지연의 소설이다. 역사서로 삼국지를 읽어 보지 못했지만 만화책, 드라마, 영화로 만나봤다. 역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이야기로 꾸민 소설이다. 늘 궁금했다. 어떤 것이 역사이고 어떤 것이 이야기인지. 그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책, <삼국지 기행>은 삼국지의 친절한 길라잡이가 된다.

총 2권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1권에서는 '황건적의 난'으로 시작한다. 황건적 난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해 준다. 왕이 힘이 없어 외척과 환관의 권력으로 나라는 부패하고 백성은 살기가 힘들어졌다. 그때 일어난 난이다. 황건군의 초소, 황건군채로 가는 산길, 황건군이 기거했던 곳, 탐관오리들을 잡아가둔 우물 등 역사의 현장을 풍부한 사진으로 마주한다. 가장 안타까운 건 황건적의 난을 이끈 장연의 묘가 버려져 있다는 것이다. 역사의 한 인물이 사람들의 관심에서 버려진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관우, 동탁, 조조, 여포, 유비까지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며 삼국지 속 인물과 함께 역사적 현장에서 그들을 만났다. 그중에서도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는 역사에는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 드라마에서는 그 장면이 정말 예쁘게 묘사가 되어서 인상적이었는데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든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적벽대전에서 조조가 패할 수밖에 없던 이유였다. 저자는 그 이유로 조조의 교만과 적에 대한 무시라고 했다. 만약에 조조군에게 역병(주혈 흡충병)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전쟁에 패했을까? 전쟁에서 조조가 승리를 했다면 중국의 역사는 어떻게 바꿨을까? 조조의 평가는 어떻게 달라질까?를 생각하게 했다.

이 책은 7년에 걸쳐 삼국지에 등장하는 장소를 하나씩 찾아가며 기록한 역사 여행기이다. 1,800년 전 삼국지의 흥망성쇠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정사와 연의를 비교해 놓은 부분은 더 재밌었다. 삼국지를 폭넓게 이해하며 중국의 문화와 역사를 배워가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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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오늘의 다정이 있어
지수 지음 / 샘터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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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아무 이유 없이 기분이 우울했었다. 주체할 수 없는 감정 속으로 빠져들었다. 잠 못 드는 밤, 친구에게 톡을 보냈다.

"나 길을 잃은 거 같아."
"괜찮아. 미로는 아니니까."

알 수 없는 감정 때문에 나의 하루가 흐트려지는 게 싫어서 길을 잃은 기분이 들었다. 미로가 아니라는 말에 안심이 되었다. 다정한 그 한마디가 그 어떤 화려하고 멋진 말보다 위로가 되었다. 다정은 그렇게 내게 왔었다.

하루 시작과 동시에 정신없이 쫓기고 쫓는 시간의 연속이다.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휩쓸려가다 보면 지치는 날이 있다. 그때 누군가가 건네는 다정한 말에 굳게 닫힌 마음에 빛이 들어와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다정이 많을수록 우리의 일상은 더 단단해진다. 우리에게 <여기 오늘의 다정이 있어>라는 책이 필요한 이유다.

표지가 예쁘다. 커버를 벗기면 더 예쁘다. 본문을 읽기도 전에 마음이 열렸다. 작가가 건네는 다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편안함이 밀려와 평온이 찾아온다. 반복해서 읽고 또 읽게 된다. 작가가 던지는 질문에 하나씩 답을 하며 나에게 다정을 입혀준다. 다정이 나를 다정하게 만든다.

다정은 타고난 성격인 줄 알았다. 애교가 많거나 친절하면 다정은 따라오는 옵션이라고. 이제는 안다. 다정은 노력이었고, 관심이었고, 공감이었고, 이해였고, 배려였고, 마음이었다. 그 다정을 작가를 통해 다양하게 만났다.

다정도 배울 수 있으면 배워야겠다.
나도 누군가에게 다정을 건네는 다정한 사람이어야겠다.

다정한 나를,
다정한 너를,
다정한 우리를,
다정한 세계를 꿈꾼다.


● 멋진 글을 쓰는 것은 단어 하나 쓰는 걸로 시작되고, 아름다운 춤도 작은 몸짓 하나에서 비롯되죠. 제아무리 멋진 요리라도 그 시작은 고작 냉장고 문을 여는 것이에요.
(중략)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사람의 가장 완벽한 하루도 똑같이 사소하게 시작되잖아요!(25쪽)


● 소중한 게 무엇인지 때로는 잊을 수도 있지만 '내 시간'이
돌아올 때마다 다시 기억해내면 돼요. 세상은 복잡해도 어떤
것은 변하지 않거든요. 조용히 마음을 정돈하고 나면, 잊었던
가치들이 선명해질 거예요.(42쪽)


● 어떤 것의 진정한 가치는 시간이 충분히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돼요. 못 나온 사진 같은 것도 그래요. 찍을 당시에는 당
장 지워서 없애버리고 싶잡아요. 그런데 5년, 10년 뒤에 보면
달리 보여요. 남은 기록 하나하나가 전부 귀해요.(62쪽)


● 한순간은 어둠처럼 느껴지고, 또 한순간은 빛이 바랜 것 같지만, 언제고다시금 돌아가게 될 진심은 하나라는 걸 알게 됐죠. 좋아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고, 소중한 건 여전히 소중해요.(201쪽)






#토끼툰 #샘터사 #도서제공 #다정을건네다 #다정한하루 #다정한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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