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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사람들
이유리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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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유리 소리질러!!!! 이유리 작가님의 장편 소설이 나왔다고 하여 두근두근! 구름 사람들이라는 설정도 독특하여 기대되었다. 어떤 이야기가 배송올지 기대하면서 기다리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핑크빛 솜사탕 같은 구름 표지 때문에 몽글몽글 상큼한 이야기일거라 생각하고 여행 도서로 들고왔는데, 우울하고 슬픈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렇지만 도쿄 오는 비행기 안에서 완독까지 뚝딱! 하늘이가 잘 지낼지 걱정되어 조마조마하며 읽었다.

지상으로부터 1.5km 상공에 정체 불명의 오염 물질로 이루어진 구름이 생겨나고, 땅에서 살 곳을 잃은 사람들은 이 구름 위에 거처를 마련하여 살기 시작한다. 하늘이는 구름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구름에서 태어나서 그 곳에서의 삶이 익숙한 사람인데 하늘이에게 구름 생활이 어떠냐고들 물어본다.

구름은 지하 단칸방 혹은 옥탑방 같은 느낌이었다. 왜 그렇게 좁은 곳에 살아? 전세사기 무섭지도 않아? 와 같은 질문을 받가본 적이 있어 따갑기 그지없었다. 선택의 폭이 좁다는 걸 모르는 사람도 있겠지: 이제는 조심스러워서 어떻게 말해야할지도 모르겠다. 하늘이에게 과제 때문에 인터뷰했던 친구가 사실은 나랑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아 부끄러웠다.

강우제를 살포하면 구름은 사라진다. 재개발을 하면 터전은 사라진다. 살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는 어디로 가냐고를 외치지만 아무도 답을 주지 않는다. 너무나도 현실이 생각나는 소설이었다.

하늘이는 그나마 운좋게 후원받게 되었지만 행복한지 잘 모르겠다. 부모님도, 동생도, 할아버지도, 이웃도 없는 하늘이지만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조마조마 책장을 넘기기도 했다. 피디 역시 한편으로는 나의 모습 같았다. 결론적으로 잘 되었으니 이 정도는 괜찮지 않아? 하는… 🥲

구름 위에 함께 살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해보면 답답하고 슬퍼진다. 어떤 해결책이 있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구름 위에서 책을 읽던 나도 땅에 도착하였다. 오하늘이 행복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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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사
이소영 지음 / 래빗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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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 ’통역사‘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를 안내해주는 느낌이 물씬 풍겨 기대가 되었다. 특히이 책은 읽는 내내 눈앞에 영화 장면이 펼쳐지는 것 같고 긴박감이 있었다. 영화 시나리오 작가님이 쓰셔서일까? 버스안에서의 시간이 꽤 길었는데도 책 읽느라 이동 시간이 짧게 느껴졌다.


생계를 위해 마트에서 와인을 팔기도 하고, 법정에서 간간히 네팔어 통역사의 일도 하고 있는 ‘도화’에게 어느날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변호사 재만은 법정에서 네팔인 피고인인 ‘차미바트’의 허위 통역을 부탁하며 1억을 제시한다. 내가 도화의 상황이라면 1억에 허위 통역을 할까?  


단순히 생계를 위한 것이었다면 거절했을 일이지만, 마침 도화는 개인 파산과 암 수술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었고 약값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 ‘차미바트’가 얽혀있는 사건은 대한민국을 떠들석하게 한 살인사건이다. 


예전에 네팔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쿠마리라는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네팔의 신성한 여신 출신이 살인 용의자라니. 어떤 사연으로 한국에 국제 결혼을 하러 오게 된 것인지도 의문이었고, 또 법정에서 실제로 그녀가 진술한 말들 또한 의문이었다. 단순히 범인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누가 왜 죽인 것이며, ‘차미바트’가 보았다는 건 도대체 무엇일까. 또 ‘도화’가 네팔에 남기고 온 것과 돌아갈 수 없는 이유도 궁금하여 멈출 수 없었다.


“진짜 듣는다는 건 뭐지?”

“보라색 나비를 끝까지 쫓아가야 해.”


이야기를 거듭하면서 앞에 깔아두었던 떡밥들이 회수되는데 그 안에 감춰두었던 진실은 너무 어둡고 끈적거린다. 이주노동자들이 불법 업무에 투입되고, 불합리한 상황에 놓여도 탈출할 수 조차 없는 현실도 여전하는 것과 힘 없는 마을 사람들이 정보도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돈만 쫓는 선택을 하는 것도 슬펐다. 여전히… 내가 모르는 세상이 많겠지.


영화로 만들면 누구를 캐스팅해야하나. ’도화차미바트 매력적이지만, 감초처럼 등장하여 도화를 도와주는타멜 캐스팅이 가장 중요할 같다. 일단 팬심으로, 재만이는 김성철. 타멜은 박정민. 재만이 변호사니까 수트철로 부탁드립니다. 도화는 류혜영. 팬심으로 캐스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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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정 허균 - 화왕계 살인 사건
현찬양 지음 / 래빗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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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전>의 저자로 잘 알려진 허균은 조선 최초의 미식서인 <도문대작>을 집필할 만큼 미식을 좋아했다고 한다. 전혀 모르고 있었던 사실이었기 때문에 책을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되었다. 게다가 현찬양 작가님의 이전 작품인 <궁궐 기담>도 재미있게 읽었던 참이었다..!


허균이 압도적인 식탐과 특출 난 미각으로 전국의 여러가지 살인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식탐정’의 활약이라니?!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 냈을지 궁금하였는데 어느새 진짜 재미있잖아 하면서 빠져들었다. 셜록의 조선 버전이랄까?! 벌써 머리속에 이사람 저사람 가상 캐스팅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주인공인 허균은 탐정이란 ‘정의를 바로 세우고 하나뿐인 정답을 탐하는 것이 탐정이다’라고 정의하면서 사건이 발생하였을 때 죽은자가 마지막으로 남긴 메세지는 무엇인지, 어떤 흔적을 남겼으며, 누가 범인인지를 추리해낸다. 물론 허균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 허준의 제자였지만 산 사람의 맥을 제대로 짚지 못해 ‘죽은 자들의 의원’이 된 재영과 눈치 빠르고 대범한 작은년이 있다. (이름이 딱히 없고 그저 작은년인게 아쉬웠다)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살인 사건을 수사하고, 범인을 찾아나서는데 우금령을 어겼다가 이번에는 금주령을 어기고. 재주는 있지만 다소 제멋대로인 비상한 허균과 그 무리들이 이끌어 나가는 사건들이 무척이나 흥미진진하다. 그의 이어질 활약이 너무나도 기대된다. (다음편 제발! 어서! 꼭! 내주세요!!!)


음식에 대한 묘사도 자세하게 이어지기 때문에, 다이어트 중인 나로서는 무척이나 괴로운 부분이었다. 뽀얀 국물의 나주곰탕이나 유배가는 길에 몰래 먹은 숯불에 구워 먹은 소고기, 조물조물 양념한 육회나 숭어회, 방어회 등등.. 게다가 소주라뇨. 크으. 누구는 어차피 다 아는 맛이라지만 아는 맛이 더 무섭다는 것을 깨달았다. 허균의 미식서도 굉장히 궁금해졌다.


26년 드라마화가 확정되었다는데 어떤 배우가 이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을 연기할지도 기대된다. 특히 ‘작은년’을 어떤 분이 하실지. 대범하면서도 똘망똘망하고 사투리 구수하게 쓸 수 있는 배우가 누가 있을지 고민해보았는데 내가 좋아하는 배우 김슬기 님이 괜찮을 것 같고?! ㅋㅋ 


오랜만에 다음편이 기대되는 소설을 신나게 읽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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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해주려는데 왜 자꾸 웃음이 나올까 - 남의 불행에 느끼는 은밀한 기쁨 샤덴프로이데
티파니 와트 스미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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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독일과 한국의 축구 경기는 내 인생 최고의 경기이다. 한국이 그냥 강팀도 아닌, 세계 1위의 독일을 2:0으로 이긴 경기로, 🇰🇷🇩🇪19년, 🇰🇷🇩🇪🇰🇷🇩🇪년과 같은 댓글들이 줄을 이었고 앞으로 80년은 고통받을 독일이라고 신나게 놀렸던 밤이었다. 하지만 신나게 놀리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놀려도 될까?

재테크의 신으로 불리던 동기가 투자를 잘못하여 손해를 보았다 하였을 때 나도 모르게 ‘그렇게 조언하고 다니더니 지나 잘하지’ 하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다. 인성파탄자 같아 차마 입 밖으로 내지 않고 삼킨 생각이지만.

이런 감정들에 대한 소개가 바로 이 책이었다.

샤덴프로이데 : 타인의 불행이나 고통을 보면서 느끼는 기쁨. 선한 사람이라고해서 예외는 없음. 유의어 쌤통.

띠지에 쓰여있는 소개글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선한 사람이라고해서 예외는 없음이라는 말이 어쩐지 안심도 되고 흥미로웠다.

이 책에서는 8장에 거쳐 다양한 사례들과 함께 샤덴프로이데 감정을 느끼게 되는 순간들에 대해 정리해준다. 이런 감정이 현대에 갑자기 생긴 감정이 아니고 예전부터 느꼈던 감정들이라는 것과 이 감정이 그래서 현대에 와서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를 소개한다. 역으로 우리가 이러한 감정의 본질을 꿰뚫고 어떻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도 알려준다.

생각해보니 ‘샤덴프로이데’라는 용어만 몰랐지, 친구들과 주고 받았던 은밀한 이야기들이 사실은 모두 샤덴프로이데를 기반으로 한 내용들이었다. “헐, 대박이네.”로 맞장구 치고 타인의 고통을 나누면서 묘하게 위안받던 뒷담화들. 나는 다른 사람의 불행을 듣고 웃은 적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뒷담화가 더욱 은밀하고 재미있었던 건 바로 이런 본성에 의한 것이었다니. 분명 흠이지만 위안 받을 수 있고, 나만이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고 안심할 수 있는 감정. 분명 나뿐만 아니라 또 다른 누군가도 나를 통해 위안받고 있으리. 나쁘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렇게 돌고 도는 감정이고 본성이다 라고 생각하니 뒷담화에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기분이 가라앉을 때 나 자신의 고민은 우스워 보일 만큼 터무니없이 끔찍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최고의 명약이라고 한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이 자극적인 영상에 열광하는 것일까. 누군가에게 나의 실패나 우울한 감정을 털어놓고 위안받기 보다는 자극적이고 불행해보이는 사람들의 영상을 찾아 소비하는 것이 결국은 나를 위로하고 보호하기 위한 행동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인터넷에 자극적인 영상과 가짜뉴스, 조롱거리들이 넘쳐나는 것은 현대인들이 그만큼 힘들다는 뜻일 것이다.

연예 뉴스만큼 이 ‘샤덴프로이데’를 이용하는 곳은 없을 것이다. 누군가가 망가지고 몰락하는 것을 양심의 가책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판을 깔아 준다. 아무렇지 않은 분위기에 많은 사람들이 상처받고 다쳤다.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들은 숨어버렸다. 다른 사람의 실패를 고소하게 여기고 조롱한다고 해도 바뀌는 것은 없다. 연예 뉴스에서 댓글란을 없애고 연관 검색어를 차단하는 것은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과연 우리 스스로 멈춰야 할 때를 잘 알고 있을까?

샤덴프로이데가 아무런 이유 없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 감정이 왜 생기는지, 왜 그렇게 느끼는지 바라보고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한다면 보다 깊은 나의 본성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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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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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대생이다. 불행하게도 나의 입시 과정에서 미술과 음악은 고1때 잠깐 배우는 교양이 전부였고, 나에게 미술이란 여동생이 전공한 그 무엇이 전부였다. 그랬던 내가 미술관에 다니기 시작하고, 미술에 흥미를 갖게 된 건 얼마 안 된 일이다.

줄리언 반스는 그 명성에 걸맞게 각 미술가들의 작품에 대해 작품 뿐만이 아니라, 왜 그러한 작품이 그려졌는지, 그래서 그 그림을 볼 때 어떤 부분을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는지, 내가 보지 못했던 사실도 보이는지를 설명해 준다. 아주 친절한 미술관 가이드를 만난 기분이 들었다.


사실 이 책은 친절하진 않다. 왜냐하면 나는 그 화가가 그린 그림들을 모르는데, 작가는 그 그림에 대해 설명을 해 주고 있다. 그래서 읽으면서 아이패드나 컴퓨터 등을 통해 해당 작품을 찾으면서, 그 작가를 검색하면서 읽었다. 읽다 보니 작가가 언급한 그림을 다 넣었더라면 엄청난 두께가 되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처럼 미알못들은 그림을 검색하면서 읽는 걸 추천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예술'은 어떤 모습일까?

예전에 독서 모임에서 가벼운 미술 책을 읽고 토론을 했던 적이 있다. 그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대미술'이나 '팝아트' 등을 예술로 보기 보다는 '낭만주의'적 미술에 대해 '예술'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 했던 기억이 있다.

프랑스와 프랑스 문화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처음에는 줄리언 반스가 프랑스 사람인 줄 알았다. 착각할 정도로 해박한 지식으로 미술가와 작품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으며 읽다 보면 나처럼 그림을 검색하고, 어느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 있을 것이다. 검색하다보니 국내에도 꽤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었었다. 예전에는 알지 못해서 가지 못했던 미술관에 또 새롭고 즐거운 마음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단편으로 짧게 짧게 구성되어 있어서 틈틈히 읽기에도 좋았던 것 같다. 괜히 정말 미술관 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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