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바람이 내게로 불어왔다 - 고민정 아나운서와 조기영 시인의 시처럼 아름다운 삶의 순간들
고민정.조기영 지음 / 북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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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내가 가진 것으로 무얼 하는지가 중요하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깨달은 부분이다. 소유의 목적은 소유물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가지고 어떤 것을 하는지에 있다는 것.

 

습관처럼 목표를 반복해 말하면 그 꿈에 한발짝 더 빨리 나아간다는 책을 읽고 네이버 밴드에 당장 5, 1, 한달 목표를 명기해놨다. 당연히 그 속엔 물질적인 목표들도 한자리씩 차지했다. 좋은 집, 좋은 차를 가지면 내가 마치 좋은사람이 되는 줄 알았다. 그건 철저한 착각이었다. 고민정 아나운서, 조기영 시인의 글을 읽으며 비로소 착각임을 알게됐다. 그건 진짜로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서울 집값이 연일 들썩인다는 기사를 보며, 지하철 밖 수많은 브랜드 아파트들이 지어지는 모습을 보며, 또 수많은 외제차들이 즐비한 도로 위 모습을 보며 우리는 좋은사람에 대한 정의를 왜곡하고 있지는 않은가. 인간은 시각에 예민한 동물인지라 보이는 것이 좋으면 그것이 곧 좋은 것이고 정답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그게 정답이 아니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고민정, 조기영 부부이다. 다른 사람과 조금은 다른, 특별한 길을 걷고 있는 그들의 글은 아무 생각없이 눈에 보이는 것이 정답이라고 사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주는 듯했다.

 

특히 고민정 아나운서의 자식에게 바라는 이 참 특별하게 비춰졌다. 다른 풀들을 짓밟고 올라가 화려하게 피는 꽃보다는 주변 풀들과 어울려 피는 들풀이 되라고. 현대인들은 화려하게 피는 꽃이 되기 위해 수없이 많은 날을 스펙탑을 쌓는데 열중하고 있다. 그런데 그와 정반대의 삶이 정답이라고 외치는 여인의 외침은 생뚱맞으면서도 설득력 있었다. 화려한 꽃은 보기에는 좋으나 외롭다. 외롭지 않은 길은 약자를 보듬을 수 있는 길, 그 길에 더 큰 아름다움이 있음을 아는 것이다. 낮은 자가 더 높은 자가 되는 그런 이치다.

 

한국 사회에서는 튀는 것을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가는데 튀는 것은 뭔가 누군가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그런 분위기 말이다. 그런데 시대가 변하고 있다. 눈에 안 띄게 그냥 시키는 것만 잘해서는 성장할 수 없다. 이제는 나만의 개성이 필요하고 나만의 목소리가 필요한 시대가 도래했다. 이 책을 읽으며 다른 책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고민정, 조기영 부부만의 독특한 색채를 엿볼 수 있어 좋았다. 나는 어떤 빛깔로 세상에 빛을 내고 있을까 고민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기왕에 태어났다면 오로지 자신의 빛깔만이라도 멋지게 뽐내보고 죽어야 하지 않을까. 사랑에 대해, 인생에 대해, 관계에 대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시간임에 틀림없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 모두 이 아름다운 부부처럼 시처럼 아름다운 순간들을 많이 만들고 만끽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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