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대통령이 나쁜 대통령 된다
황상민 지음 / 푸른숲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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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통령 선거가 며칠 안 남았다. 길거리를 지나다 대선 후보들의 사진이 박힌 벽보를 꼼꼼히 봤다. 저마다 자신을 뽑아달라는 표정과 포즈로 공약, 약력을 소개하고 있었다. 이번 대선은 한국 국민들에게 정말 뜻깊은 이벤트가 될 것이다. 국민들은 최순실 사태로 지난 겨울부터 봄까지 몸과 마음이 참 추웠었다. 다행히 이번 대선에서는 여러번의 토론을 통해 후보들의 면면을 어느정도 챙겨볼 수 있어 좋았다. 문제는 이런 검증만 가지고 좋은 대통령을 뽑을 수 있을지 여전히 걱정은 된다는 것.

 

<좋은 대통령이 나쁜 대통령된다> 이 책을 읽으며 대중의 욕망에 대해 생각했다. 저자는 대통령을 뽑는데 대중의 욕망이 투영된다고 말한다. 문제는 그 욕망을 국민 스스로 구체화시키고 솔직하게 투영시키면 좋은데 후보들을 대충 보고 대충 검증하면 뽑아놓고 실망하게 된다는 것.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51%의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받았다. 적은 수가 아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후광효과가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후보자 본인의 능력을 보는데 왜 후광효과가 결정적으로 작용되는지 모르겠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국가와 결혼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믿었고 박정희 대통령의 딸일 때의 그 이미지를 좋아했던 것 같다. 누군가를 추상적인 이미지로만 판단하면 위험하다. 고로 국민들이 자신의 욕망을 구체화시켜 생각해보고 후보들을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우리는 어려운 현실 속에 살면 눈과 귀를 가리고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는 경향이 있다. 눈과 귀를 제대로 사용하면 객관적 현실을 보고 실망을 해 아플 것 같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렇게 살다보면 진짜 문제를 못보고 진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 이번 대선 토론은 그나마 이전 토론들보다 횟수나 질적 면에서 조금 나았지만 이념논쟁이 난무한 부분들을 보면서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좌우로 갈라 적을 만들고 편을 나누고 대한민국호가 나아가야할 방향이 아니라 우리편이 나아가야할 방향만 생각하는 일부 후보자들의 길은 너무 좁은길처럼 보였다.

 

공원에서 남편과 산책을 하다가 큰소리가 나기에 싸움이 났나 싶어 주의깊게 본적이 있다. 할아버지들이 게이트볼을 치는데 젊은 아빠가 아이들과 그 안에서 놀고 있다고 개념이 없다느니 욕설을 섞어가며 큰소리를 내는 모습을 봤다. 그렇게까지 화를 낼 일인가 싶으면서 요즘 부쩍 길거리에서 나이든 세대의 노여움 가득한 태도, 말투를 본 적이 많아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갈수록 출산율은 낮아지고 일자리 없는 노년층, 젊은층은 많아지는데 세대간 갈등이 지역간 갈등을 넘어서는 것이 아닌가 싶어 걱정이 된다. 이런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은 한국의 나아갈 길은 분명 아니다. 그런데도 이념갈등, 세대갈등을 부추기는 세력들이 있다는 것이 참 슬프다.

 

이번 대선에서는 분명하게 유권자들이 자신의 욕망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그것을 실현해줄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 100%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투표는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잘되는 길이 아닌 자기 세력의 안위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뽑힐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욕망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생각해봤다. 갈등 대신 화합하고 우리나라를 큰 그림 속에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것. 지난 겨울 정치인들로부터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데 주변인들과의 대화가 도움이 된다는 것도 배웠다. 선거이슈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하고 대답해보며 객관적으로 세상과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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