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제16회 노작문학상 수상작품집
신동옥 외 지음 / 새봄출판사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솔직함’. 요즘 특히 듣고 싶은 단어이다. 거짓과 위선으로 꽉 막힌 고구마 같은 현실에서 솔직함이란 단어는 생각만 해도 사이다 같은 느낌을 준다. 다만 그러한 단어를 눈을 씻고 찾아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다.

뉴스는 온통 거짓말쟁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말을 반복한다. 진실을 이야기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은 벌써 9주가 넘도록 촛불을 밝히고 있다. 나는 아이들이 걱정이다. 잘못을 해도 일단 모른다고 우기고 어떻게든 책임지지 않으려고 요리조리 변명을 늘어놓는 태도 앞에서, 만약 진실이 규명되지 않고 거짓이 진실을 이기는 상황이 오게 된다면 아이들은 그러한 상황에서 무엇을 배우게 될 것인가.

우리는 진실을 느끼고 싶어 한다. 동시에 모든 것에 대하여 그것이 진실인지 의심을 하게 된다. 과연 어디에서 진실된 것을 찾을 수 있을까? 나는 그 해답이 에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거짓된 마음으로 쓴 시는 결코 상대의 마음을 울릴 수 없기 때문이다. 시를 읽으며 감동이 온다면, 그것은 시인의 마음이 와 닿았기 때문이다. 신동옥의 시는 그렇게 나의 마음에 와 닿았다.

이 책에는 노작문학상 수상작인 저수지를 비롯하여 그의 작품이 여러 편 소개되어 있다. 그의 작품은 대개 산문적이고 서사적인 경향이 있는 반면, ‘저수지는 함축적이면서 선명한 이미지를 담고 있다. 나는 저수지를 한 번 읽고 잘 와 닿지 않아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어보았다. 읽을 때마다 이 시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처음에는 우울함이었다. 기갈, 닫힘, 죽음, 부서짐. 방죽에 구두가 한 짝 있다는 것은 누군가의 자살을 암시 하는 듯하다. 다시 한 번 읽었을 때는 개운함을 느꼈다. 우울한 정서를 걷어내고 나니 앙상한 뼈이지만 그 골격의 구조가 멋이 있다. 간결한 표현이 강렬한 메시지를 준다. 고뇌하는 인간이 떠오르면서 온몸의 뼈란 뼈는 / 죄 부서져 / 불로 돌아가고 바람에 흩어져라에서 그 고뇌가 파괴되는 느낌이 들었다. 파괴된 고뇌는 눈보라 치듯 휘돌다가 / 피리 소리를 내며 빨려든다에서 분쇄되고 소멸되어 사라진다. 결국 저수지안에는 이렇듯 우울함과 개운함이 얽혀 있으며 우리네 사는 세상이 이러한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모릅니다는 매우 간결한 단어이지만 별로 무엇을 담고 있지는 않다. 모른다는 태도가 주는 뻔뻔함만 느낄 뿐이다. 그러나 이 모른다는 말로부터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기 위해 몸부림 치는 과정에서 나오는 그 한 단어 한 단어는 우리에게 의미가 있다. 거기에는 치열함이 있고, 관심이 있고, 열정이 있고, 진실이 있다. 언젠가 지금 우리가 겪는 이 현실이 끝내는 아름다운 한 편의 시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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