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사전 -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환경 교과서 꿈결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꿈의 비행 8
강찬수 지음 / 꿈결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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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서 ‘로드킬, 4대강 사업’ 등 환경이슈에 대해 접할 때면 마치 딴 나라 이야기인 듯 멀게만 느껴지는 때가 많았다. 먹고 사는 직접적인 문제에만 관심이 가지 ‘환경’ 같은 범지구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눈길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환경이슈는 그 어떤 문제보다도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책에 나오는 환경 단어들과 설명들을 보면 얼마나 환경이슈들이 우리 삶과 밀착돼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시골에서 자란 나는 로드킬 당한 동물들을 자주 보곤 했다. 차를 타고 가다 보면 도로에 바짝 붙어 말라버린 동물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어떤 때는 일주일에 2~3번 씩도 봤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그저 동물들이 왜 도로를 건너다 죽었는지 안타깝다는 생각 정도였는데 이 책을 읽으며 진지하게 무분별한 개발의 희생양이 된 동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이 책에는 동물들이 빈번히 로드킬 당하는 도로들이 소개돼 있는데 로드킬을 자주 당하는 동물로 고라니가 소개돼 있다. 고라니 같은 동물은 불빛에 노출되면 2~3초 동안 멈추는 습성이 있어 피해가 크다고 한다. 로드킬이 빈번한 지역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무엇보다 동물들과 공존할 수 있을 정도로만 자연을 개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쓰레기 문제도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다. 내가 자주 가는 목동에도 소각장 굴뚝이 있는데 쓰레기 소각 문제는 오래된 이슈 중 하나다. 생활 쓰레기, 산업 폐기물 중 재활용이 되지 않는 쓰레기들은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쓰레기 소각과정에서 나오는 침출수 문제, 매립지 부족 문제 등 골치아픈 문제들이 많았다. 쓰레기가 쓸데없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굶어죽는 사람도 많은 시대에 음식물 낭비는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먹을 것을 빼앗는 것과도 같다는 말이 마음에 남았다. 이제는 쓰레기를 버릴 때도 이 쓰레기가 어떻게 처리될지, 자원을 낭비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의 중요성도 일깨우게 됐다. ‘수돗물’ 챕터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을 얻기까지 어떤 과정들이 있는지 소개됐다. 특히 독일에서는 8번의 화학 처리 과정을 거친다는데 자연이 오염될수록 정화를 위해 비용만 많이 든다는 것. 미래엔 물 제조 비용이 맥주 제조 비용보다 더 비싸질 것이란 충격적인 예언 등이 눈에 띄었다. 4대강 사업은 어떤가. 자연을 인간이 맘대로 개발하고 좌지우지 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무지한 생각일 수도 있다. 오늘도 북한산 둘레길을 걸으며 참 잘 정비돼 있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수많은 자연 생태계 속 동식물들은 이 둘레길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하게 했다. 자연과 인간이 잘 공존하려면 개발도 적당한 한계선이 필요할 것이다.

 

인간이 자연을 개발하며 살고 있지만 그 명과 암은 분명히 존재한다. 보통 환경이슈는 ‘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실 자연은 인간에게 많은 것들을 내어주고 있다. 그런데 자연을 무분별하게 개발하며 인간이 얻는 것은? 기술은 고도로 개발되고 있지만 자연의 순수함, 깨끗함을 누릴 자격은 박탈되고 있다. 이제는 물도 사 먹어야 되는 시대. 물도 한 번 걸러 먹던 시대에서 수 십 번 화학처리를 해 먹어야 되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그 끝은 분명하다. ‘에코 사전’ 같은 책들이 많이 나와서 인간들이 환경 이슈에 대해 돌아보고 브레이크가 없는 것 같은 무분별한 개발 행위를 돌아봐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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