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클락 - 세상 모든 생명체를 지배하는 생체시계를 찾아서
러셀 포스터.레온 크라이츠먼 지음, 김한영 옮김 / 황금부엉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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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6-12]미래를 읽는 지식 키워드 바이오클락] 생체리듬 vs 인공적 리듬

 

대학생 시절에 24시간 편의점에서 새벽 시간대 알바를 해볼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낮과 밤이 바뀐다는 것 이외에 별로 어려울 것이 없어 보였기 때문에 쉽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인이 새벽 시간대 알바를 하며 무척이나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는 포기하게 됐다. 생각해보니 시험기간에도 새벽 시간대 공부는 몸이 견뎌주지를 않아 힘들었다. 내장기관들이 타들어가는 것 같고 머리는 깨질 듯이 아팠던 경험이 있었다. 24시간 편의점은 있는데 인간은 왜 24시간 다 깨어있을 수는 없는가. 이것은 우리 안에 생체리듬이 존재하기에 나타난 결과로 이렇듯 인간은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자야만 하는 것이 내정된 존재다.

 

인간만이 생체리듬을 가진 것은 아니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과 식물들도 생체리듬이 있다. 다만 생체시계를 똑같이 가지고 있어도 인간은 밤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 차별화된 점이다. 인간만이 의식적으로 생체리듬을 무시하고 낮과 밤을 바꾸거나 여름을 겨울처럼, 겨울을 여름처럼 계절도 바꿀 수 있게 됐다. 에어컨, 난방기구 개발 등 과학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그래서 24시간 편의점도 나오고 약물로 수면시간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자연은 철저히 생체리듬에 따라 움직인다. 이 책에는 수많은 사례를 들어 동식물들의 생체리듬에 입각한 생활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벌은 해시계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몸 속에 철두철미한 생체 시계가 있어 일정한 시간에 일하고 쉬고 짝짓기 하는 등의 성실성을 보여준다. 다람쥐는 수많은 도토리들을 묻어두면서도 썩지 않게 도토리를 먹으려면 언제쯤 먹어야 하는지를 생체적으로 기억한다. 수많은 새들이 계절이 바뀌면 때를 알고 자리를 이동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몸 속에 가지고 있는 생체리듬과 인공적 리듬 두 가지를 누리는 존재가 됐다. 안타까운 것은 처음엔 시계가 인간의 생활을 위한 ‘도구’였는데 이제는 시계가 인간의 삶을 지배하게 됐다. 인공적인 리듬이 생체리듬보다 우선시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인간은 선택할 수 있다. 과거 새소리에 잠이 깨고 해가 지면 잠에 들던 시대로 돌아가 생체시계에 맞게 생활할 수도 있다. 아니면 지금처럼 시계가 가리키는 대로 일어나고 먹고 자는 삶을 살 수도 있다. 다만 인공적인 리듬을 포기하기에는 기술발전으로 인한 혜택을 누리고 있기에 너무 멀리 온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인간의 몸은 생체리듬적인 면에서 오케스트라와 비슷하다. 정해진 시간에 고저 리듬들이 고동쳐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처럼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인간에게 내장된 생체리듬이라는 것이 잘만 활용하면 얼마나 유용한 정보인지 알게 됐다. 논리적인 사고는 아침에 고조돼 정오에 최고치에 달하고 오후로 갈수록 떨어지게 된다. 체온이 높을 때는 시간 감각이 둔해져 시간을 짧게 인지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많은 정보들이 있었는데 이것들을 잘 연구하면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를 읽는데 훌륭한 단초들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생체리듬과 인공적 리듬 둘 중 선택의 자유가 있다는 말에서 생체리듬도 더 이상 간과하지 말자는 의미를 읽어내고 싶었다. 밤과 낮이 바뀌어 알게 모르게 괴롭게 사는 사람들이 많기에 이 책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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