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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신국부론, 중국에 있다
전병서 지음 / 참돌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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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신국부론, 중국에 있다] 중국이라는 용에 올라타라!
‘공격이 최고의 수비’라는 말이 있다. 축구 경기장에서 땀 뻘뻘 흘리며 뛰는 선수들처럼 세계 각국은 득점을 하기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전략도 가지각색이다. 공격 위주인 나라도 있고 공격보다 수비에 진력을 다하는 팀도 있다. 그런데 가끔 많은 득점을 올린 후 수비만 하며 시간을 보내는 팀이 있다. 그러다가 후반 종료 시간 몇 분을 안 남기고 골을 먹고 패하기도 한다. ‘공격이 최고의 수비’라는 말은 이럴 때 들어맞는 말이다.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 수성. 자리를 지키려는 자도 뛰어야 한다. 한창 공격력을 올리고 있는 중국. 반면 미국과 미국의 뒷배에 타 경제적 혜택을 누린 한국은 중국보다 경제적으로 먼저 발전했지만 이제 수성도 어려운 시대가 됐다. 특히 한국은 중국에 중간재를 팔며 이득을 보던 시대, 즉 과거의 득점에 안주해선 안 된다. 오히려 날아오르는 용, 중국의 등에 올라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세계 경제는 ‘소비국가’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과거 유럽, 미국을 중심으로 식민지 시대가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부족한 내수시장을 세계로 넓히려는 선진국들의 꼼수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미국이 세계경제의 1인자로 군림하던 시대에 미국은 꽤 큰 소비국가였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미국은 생산경제, 중국은 소비경제로 이양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시진핑 시대를 열며 소비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신국부가 중국으로 모여들고 있다. 중국에서 투자로 돈을 벌 기회도 많아지고 있다. 저자는 이런 점에 착안해 한국의 스피드, 아이디어, 사이버 세계 영토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발빠르게 돈을 벌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촉을 길러야 한다. 스티브잡스는 애플 폰으로 사람들의 촉을 열었다. 핸드폰을 단순히 전화를 걸고 받는 수단에서 나아가 데이터를 주고받는 스마트폰으로 만들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중국에서 어떤 정책을 가지고 어떤 단계로 발전하는지 파악해 투자처를 찾고 돈을 벌 수 있는 촉을 키워야 한다. 촉을 키워야 스티브잡스 같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한국 기업들도 돈 번 자랑 말고 돈 쓰는 자랑을 해야 한다. 더 이상 돈 많이 번 기업이 추앙받던 시대는 지났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번 돈으로 대규모 재투자를 해서 자신들의 창조적 DNA를 증명해야 한다. 13.6억이나 되는 중국 인구에도 주목해야 한다. 작은 아이디어도 중국의 13.6억 인구와 합해지면 폭발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소수민족 분쟁 등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부 부정적인 일들을 일반화시킬 필요는 없다. 나무가 아닌 숲을 봤을 때 분명 중국은 미국을 넘어설 수 있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다.
거미는 먹잇감이 오기 전에 거미줄을 쳐 놓고 기다린다. 먹잇감이 지나간 후에 거미줄을 치지는 않는다. 투자도 선진국이 후진국에 하는 것이지, 선진국에 투자해 재미를 보기는 힘들다. 따라서 거미 전략으로 중국이 급부상할 때 투자해 부를 쌓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대중국 수출을 해외 수출이 아닌 한국 내수시장으로 봐야 한다는 저자의 표현은 참으로 신선했다. 중국을 한국의 앞마당으로 보자는 저자의 발상을 실현한다면 우리는 마음껏 뛰어놀고 돈도 벌 수 있는 좋은 터전을 바로 옆에 두는 셈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지정학적 위치를 운운하며 전쟁으로 인한 불운의 역사를 언급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훨훨 나는 중국이라는 용에 시기적절하게 올라타 지정학적 위치의 최대 수혜자로 평가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