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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높여 high! - 열림과 성장의 악동뮤지션 음악 에세이
악동뮤지션 지음 / 마리북스 / 2014년 4월
평점 :
[목소리를 높여 high!] 가요계 청정지역으로 남아줘!
악동뮤지션을 보면 정말 개성이 승리하는 시대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중학생, 고등학생으로 어린 나이에, 몽골에서 왔고, 외모로 승부하는 아이들도 아니지만 그들의 노래를 듣다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K팝스타에서도 우승하고 발매하는 노래들도 히트를 치고 있다. 오빠인 찬혁 군은 작곡을, 동생인 수현 양은 노래를. 남매가 어쩌면 가수로서의 재능을 골고루 타고났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이 책을 읽으며 남과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그들의 인생길에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선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몽골에 갔고 그곳에서 학교를 그만두고 홈스쿨링을 시작한 그들. 한국에서 유튜브로 주목받고 K팝스타가 되기까지. 그들의 인생은 굴곡굴곡이 다른 이와 차별화된 것이었다.
이 책에서 찬혁, 수현 남매의 이야기를 보며 결핍은 또 하나의 성공 동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몽골에 가서 가난한 가정에서 자라게 된 그들은 홈스쿨링 밖에 다른 대안이 없었다. 홈스쿨링이 결과적으로 친구, 학교에 대한 그리움을 줬다.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했을테고 아침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이어지는 홈스쿨링 교육은 그들에게 평범한 다른 이들이 겪지 못한 특별한 경험을 줬다. 아버지는 선정적인 가사의 한국 가요를 듣지 못하게 했다. 친구들과의 여행 약속도 일주일 전에는 약속을 받아야 했다. 어쩌면 이런 철저한 교육으로 남매는 뭔가 결핍을 느꼈을지 모른다. 그 결핍이 오히려 남매를 성장시켰다고 본다.
어떻게 악동뮤지션이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그것을 뽐낼 수 있게 됐을까. 타고난 것도 있지만 가정 환경이 한 몫을 했다고 본다. 항상 도전하기를 장려하는 집안 분위기. 도전의 결과가 실패이더라도 과정에서 배우는 게 있다면 무조건 해야한다는 생각. 물론 어린 나이에 어른들의 사회에 나와서 또래 친구들과 멀어지게 되는 ‘외로움’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지만 이것도 개성이 된 것 같다. 어리지만 어른스럽고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뽐낸다는 것. 여느 또래들에게 쉽게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찬혁 군이 어떤 마음으로 작곡에 임하고 있느냐 하는 것. 물론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이 아이들다운 깨끗하고 아름다운 노래를 들어야 하는데 요즘 가요는 그렇지 못하다. 퍼포먼스도 선정적이고 가사도 마찬가지다. 찬혁 군은 어린아이들이 들어도 되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가요를 쓰고 싶다고 말한다. 자신도 어리면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실제로 이들의 노래를 듣다보면 가사가 참 순수하다. 실제 청소년들이 많이 부르는 노래들, 누가 작곡을 하는가. 작곡, 작사가가 어른이면 그들의 시선과 생각이 이입될 것이다. 그런데 악동뮤지션은 청소년의 생각을 잘 대변해 순수한 가사를 쓴다. 이것이 이들의 최대의 무기이자 장점이 아닐까. 앞으로도 가요계의 청정지역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확실히 개성은 남과 다른 길을 걸을 줄 아는 모험가들에게 주어지는 최대의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