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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와 친해지는 1분 실험
사마키 다케오 지음, 조민정 옮김, 최원석 감수 / 그린북 / 201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물리와 친해지는 1분 실험] 몸으로 익혀보는 재미있는 물리 공부
‘학습’이라는 말의 한자풀이를 보면 이렇다. ‘배울 학’(學)에 ‘익힐 습’(習). 이 두 한자 중에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익힌다’에 방점을 찍고 싶다. 아무리 잘 가르쳐줘도 스스로 익히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기억이 오래가지 못한다. ‘물리와 친해지는 1분 실험’은 물리에 대해 익히는 재미있는 방법을 소개함으로써 그저 이론만 배우고 지나가는 것보다 몸으로 익혀보는 것이 더 좋은 학습 방법임을 알려주고 있다.
살다보면 하늘을 수도 없이 보게 된다. 그런데 하늘의 색깔이 왜 파란건지 궁금해한 적이 있는가. 하늘색에 대해서 깊이 들어가게 되면 빛과 색이 나오고 빛의 파장, 광원 등 생소한 개념들이 나오기에 생각조차 하기 싫어질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학교에서 물리 시간에 배우는 내용들 대부분이 이론 중심에 복잡한 내용이기에 우리는 많이 배웠지만 자신있게 배운 것을 말하거나 추론하는데 서투른 것일지도 모른다. 이 책에는 질량, 빛, 소리, 온도, 힘 등 물리의 여러 분야를 나눠 평상시 실험하고 해결해볼 수 있는 실마리들을 제공해주고 있다.
우리가 보는 색은 광원, 즉 빛이 흡수되지 못하고 반사되는 색을 말한다. 빨주노초파남보 색 중에 빨간색 쪽이 파장이 길고 파남보 쪽이 파장이 짧은데 하늘이 파란 것은 파장이 짧은 색들이 흩어져 보이기 때문이다. 대기 중의 질소, 산소 분자 등이 햇빛과 충돌하면서 파란색 계열이 반사돼 눈에 보이는 것이다. 반면 석양이 질 때는 하늘은 빨간색을 띄는데 해의 위치가 저녁에는 지평선 가까이에 있게 된다. 대기를 통과하는 빛의 경로가 낮보다 길어지니 파장이 짧은 파란색은 사라지고 파장이 긴 붉은 색 빛만 보이는 것이다.
달걀과 관련된 재미난 실험들도 기억에 남는다. 날달걀과 삶은 달걀을 구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돌렸을 때 잘 돌아가면 삶은 달걀이다. 이것은 관성의 법칙과 관련이 있다. 날달걀 속에는 유체가 있어 계속 멈춰 있으려는 관성이 있다. 그래서 돌려도 잘 돌아가지 않는다. 반면 삶은 달걀은 잘 돌아간다. 달걀을 세우는 것은 가능할까? 콜럼버스는 달걀 끝 부분을 살짝 깨서 세웠는데 이렇게 하지 않아도 세울 수 있다. 소금을 밑에 뿌린 후 달걀을 세우자. 그 다음 소금을 바람으로 불어버리자. 그러면 신기하게 달걀이 세워진다. 달걀 표면이 거친 것을 골라 튀어나온 부분들을 연결한 다각형 속에 무게중심이 오게 해도 된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된다고 생각하고 실험해보면 의외로 가능한 것들이 많았다.
물리 과목을 좋아하는 것은 물리를 잘하는 소수 학생들의 특권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러나 물리의 복잡한 이론 대신 몸으로 실험해보고 그 원리를 차근히 궁리해보면 물리도 더 이상 재미없는 과목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물리를 제대로 배우려면 어려운 과목인 것은 맞지만 이제 막 물리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운 것을 익혀 자기 것으로 만드는 지혜다. 이 책이 그 지혜를 많은 학생들에게 가르쳐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