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편식쟁이 거꾸로 생각하는 어린이 2
강경수 글.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할아버지는 편식쟁이] 양파 수프가 준 교훈

 

할아버지 중에 편식쟁이는 얼마나 될까. 어린아이 중에 편식하는 사람은 봤어도 할아버지 중에 편식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하지만 개연성이 없지는 않다. 그 오랜 세월동안 건강은 생각하지 않고 안 먹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은 대단한 개성이자 고집이다. 이 책에 나온 할아버지는 양파와 대파를 먹지 않는다. 저자도 양파, 대파를 편식하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할아버지에 그대로 투영한 것 같다. 양파를 생으로도 먹는 나로서는 그 맛있는 양파를 왜 안 먹는지 이해불가이지만 할아버지가 편식한다는 자체로 희소가치가 있는 재미난 이야기였다.

 

어렸을 적에 양파, 대파 같은 매운 것들을 먹지 않았던 할아버지. 친구에게 놀림을 당한 이후로는 양파, 대파를 더욱 먹지 않게 된다. 어렸을 적에 심하게 혼나게 되면 고집 센 아이들은 더 말을 안 듣는 경향이 있다. 아마 이 할아버지도 그랬던 것 같다. 할아버지가 돼서도 편식을 고집했는데 어느날 야구공이 창문을 향해 날아왔다. 세 명의 아이들 짓이었다. 할아버지는 이 아이들에게 자신의 편식을 보여주고 강요하기 위해 양파, 대파 등이 안 들어간 달달한 음식들을 선보인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한 아이는 잘 먹었는데, 두 아이는 먹지 않았다. 딸기 셰이크 부침개, 화이트 초콜릿 비빔면. 이름만 들어도 달지 않은가. 아이들은 부침개에 왜 김치와 파가 들어가지 않느냐고 아우성이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그 두 명의 아이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맛없는 양파, 대파를 왜 먹어야 하느냐고!’. 간신히 파란 모자를 쓴 아이만 만족시켰으나 할아버지는 나머지 두 아이의 입맛도 바꾸려고 들었다. 당연히 두 아이들은 도망쳤다.

 

아이들을 잡으려고 뛰어다니던 할아버지는 쓰러졌다. 뼈에 이상이 있었나보다. 멸치를 안 드셨는지 칼슘도 부족했나보다. 결국 병원에서 여자 아이가 건네준 수프를 먹게 된다.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수프가 있나! 그런데 그 수프는? 양파 수프였다. 여자 아이가 꾀를 쓴 것. 양파에 대한 공포심에 양파를 제대로 먹어볼 생각조차 않고 세월을 보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편식하는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참 좋을 동화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편식은 나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주로 어른들인데, 이 책에서는 그게 뒤바뀌었다. 아이들이 나서서 편식이 왜 나쁜지 일깨워준다. 영양사를 꿈꾸는 여학생이 논리적으로 설명해준다. 생각해보면 어른들 중에서도 유독 좋아하는 음식만 많이 먹는 편식쟁이들이 있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균형있는 식단을 고집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먹는 행위 만큼 중요한 것이 건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도 아이도 어떻게 먹어야 잘 먹는 것인지 서로 다른 면에서 깨달을 수 있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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