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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 중국사 6 : 진 - 21일간의 이야기만화 역사 기행 ㅣ 만리 중국사 6
쑨자위 글.그림, 류방승 옮김 / 이담북스 / 2014년 1월
평점 :
[만리 중국사 6권 진나라] 중국 역사를 내 손안에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가 불거지면서 중국과 한국의 관계가 한층 가까워진 분위기다. 일본에서는 혐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사이, 중국과 한국은 관광객부터 드라마, 음악 등 문화까지 적극적으로 교류되며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에 가서 중국어로 연설했던 장면을 보고 놀랐었는데, 그 이후 중국은 친한 기류를 보여주고 있다. 지리상으로는 가깝지만 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가까이할 수 없었던 중국. 요즘 한반도를 둘러싼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국을 가깝게 느껴지게 하고 있다. 이런 중국의 역사는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참으로 깊다. 깊은 역사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한국어는 한자를 알아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돼 있고, 고사성어의 많은 부분들도 중국 역사와 관계돼 있다. 하지만 깊은 역사 만큼이나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중국 역사이기도 하다. 그런 역사를 만화로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중국 역사를 손 안에 넣은 기분이다.
내가 읽은 <만리 중국사>는 6권 진나라 편이다. 진시황제는 B.C. 221년에 중국을 최초로 통일했다. 진시황제가 태산에서 봉선을 행한 일, 흉노족을 막기 위해 만리장성을 축조한 일, 학자들을 견제해 분서갱유 사건을 일으킨 일 등이 만화로 그려져 있다. 역사 공부라고 해서 꼭 글로 읽고 외워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면 오산이다. 오히려 중요 사건 중심으로, 만화로 역사를 접하면 재미도 배가되고 기억도 오래갈 듯 싶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진나라를 들었다 놨다 한 ‘인물’ 중심으로 사건이 그려진다는 것이다. 진 上, 진 下로 나눠, 각 맨 앞장에는 주요 인물들에 대한 소개가 돼 있다. 진시황제인 영정, 진시황제의 아들인 호해, 부소, 서한의 개국 황제인 유방, 서초패왕인 항우 등이 나와있다. 그 밖에도 장량, 범증 등 다양한 책사들도 등장한다. 인물들을 캐릭터화해서 재미난 그림으로 그려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아이들이 이 책을 좋아할 것 같다.
중국 역사 중 진나라 편을 다 읽고보니 참으로 길고 기구한 역사를 단 몇 시간만에 읽을 수 있다는 편리함에 놀랐다. 그리고 하나의 전쟁이나 사건이 그 당시에는 참 힘든 시간이었겠지만, 권력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나고 보면 다 부질없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왕위에 오르더라도 언젠가 꼭 죽게 된다. 역사의 한 점이 되는 것이다. 책사들의 활약도 돋보이는데 배수진을 쳐서 한신이 조나라 군대를 격파한 사건, 사면에 초나라 노래를 퍼뜨려 초의 사기를 떨어뜨린 ‘사면초가’ 등 다양한 지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1권부터 21권까지 중국 역사를 나라별로 구분해 놨는데 다른 역사 파트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시간에 중국 역사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