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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콜링 - 즉시 7배 신장 가능한 T.A. 절대 기술
요시노 마유미 지음, 안양동 옮김, 윤경일 외 감수 / 리텍콘텐츠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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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콜드 콜링
사상 초유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은 후 전화영업을 하는 사람들의 전화를 받으면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게 됐다. 모르는 번호를 받을까 말까 하다가 받았는데, 자기 할 말만 실컷 해대는 사람들을 보면 전화를 그냥 끊어버리고 싶은 충동에도 사로잡힌다. 그러나 그들의 입장에서 고객들을 확보하는데 그 어떤 방법보다 전화영업은 효과적인 방법이다. 길거리에서 전단지 하나만 돌려도 외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전화영업은 목소리를 듣고 통화하며 몇초 간이지만 그들의 마음을 돌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잘만 하면 영업 건수를 올릴 수도 있으니 앉아서 손쉽게 실적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업사원들은 힘들어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그래서 전화영업의 절대 기술을 소개한다며 저자가 팔을 걷어붙였다. 말하는 사람도, 말을 듣는 사람도 스트레스 받지 않는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T.A.(Telephone approach)는 0.3의 세계라고 한다. 1000건의 전화를 걸면 약속이 3건 잡힐까 말까라는 것이다. 그만큼 영업사원들은 수천, 수만건의 전화를 돌리지만 결국 스킬이 있어야 통할 수 있다. 저자는 여러 가지 사례를 곁들이며 전화로 약속잡기의 달인이 되기 위한 비법을 공개하고 있다. 영업 세계는 저자가 말한 것처럼 스트레스가 가득찬 세계이지만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도 쓸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든 것이다.
일단 전화영업에서 첫 번째 단추는 전화걸기다. 전화로 영업의 결제권이나 결정권을 쥔 사람과 약속을 잡아야 한다. 약속잡기는 낚시와 비슷하다. 미끼를 주고 적당한 타이밍에 낚아채야 한다. 저자는 1) 3일 이내 약속 잡기, 2) 구체적 시간과 날짜를 먼저 제안하기, 3) 양자택일 화법 쓰기, 이렇게 3가지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포인트는 전화를 했을 때 상대방이 고민하지 않고 빠르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도록 돕는 화법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약속은 빠른 시일내에 잡되 ‘언제 시간이 괜찮으세요?’ 같은 추상적인 질문보다 ‘몇월 며칠 무슨요일 몇 시에 시간 되세요?’ 같이 구체적으로 질문해야 답변이 빠르다.
전화영업에서 태도도 중요하다. 상대방에게 구걸하듯이 하면 안 된다. 자신의 설명은 당연히 들을 가치가 있기에 상대가 당연히 ‘들어야 한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말해야 한다. 물론 다른 사람도 자신의 설명을 가치있게 ‘듣고 있다’는 사실 또한 강조해야 한다. 영업과 연애는 비슷하다. 상대방의 의사를 타진해봐서 내게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헷갈리면 한발짝 물러나기도 하며 상대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전화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쓰는 수법은 이젠 통하지 않는다. 1980년대부터 쓰던 수법 중엔 ‘Foot in the door'가 있다. 설명에 얼마나 시간이 걸리냐는 상대방의 질문에 ’5~10분이면 충분해요‘라고 대답하는 것이다. 이것은 상대가 문을 조금 열어주면 발을 집어넣고 활짝 열면 된다는 심리다. 실제 만나면 5~10분은 확실히 거짓말이고 1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이런 눈에 보이는 거짓말을 당한 사람들은 시간을 내주지 않는다. 대신 현실적으로 ’15분이 걸린다‘고 얘기해보자. 사람들은 대부분 30분~1시간 단위로 시간관리를 한다. 15분이 걸린다고 해도 실제로 질문이 오가고 대답을 하다보면 30분까지는 양해할 수 있는 범위가 되기도 한다.
비즈니스는 가치와 가치를 교환하는 것이다. 전화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말을 하면 안 된다. 구걸하듯이 약속을 잡지 말고 자신의 정보가 귀하다는 뉘앙스를 풍겨야 한다. 며칠 전 증권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증권사에 갔는데 창구 직원이 전화기를 누르더니 000대리님과 상담하라는 이야기를 해줬다. 고작 증권계좌 개설을 하는데 웬 전문가와 연결해주는 것인가 싶어 어리둥절했다. 곧바로 부스에 들어가 30분 정도 꼼꼼하게 상담을 받고 다른 상품도 권유받아 이메일을 받았다. 그저 창구 직원에게 설명을 간단히 듣고 급하게 계좌를 개설했다면? 타상품에 대한 소개도 못 받았겠거니와 그 증권사의 전문성, 가치에 대한 생각도 하지 못하게 됐을 것이다. 가치라는 것은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전화영업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에게 상품을 설명할 때도 ‘~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000’이 돼야지 그저 ‘영업 담당자 000’가 돼선 안 된다. 영업 전선에서 뛰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는 내내 고개가 끄덕여질 것 같다. 꼭 영업 전선에 뛰지 않아도 전화 업무가 많은 사람, 누군가 설득하는 것이 필요한 사람 등 많은 사람들에게 사람의 마음을 얻는 기술을 얻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