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게 배우는 사자소학 - 최고의 인성교육 지침서
한학중 지음 / 학민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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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에게 배우는 사자소학

-생활윤리, 한자 교육을 동시에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성경책을 읽는다. 잘해야 한 두장이지만 성경을 읽고나면 기분이 정화되고 안정된다. 진리의 말씀이 때로는 뻔해보이기도 하지만 좋은 말씀들은 들을 때는 몰라도 듣고 난 후에 오는 유익이 정말 크다. 사자소학도 마찬가지다. 다 아는 것 같은 생활윤리도 들으면 들을수록 깊이가 묻어난다. 사실 사자소학은 우리 선조들이 아이들에게 한자도 가르칠 겸 생활윤리적인 내용을 가르쳤던 교재다. 본격적으로 천자문을 배우기 전에 가르쳤던 것인데 이 책은 저자가 실제로 유치원, 초등학교에 다니던 아들들에게 사자소학을 가르쳤던 내용을 담았다. 내용이나 한자가 쉬워서 어린 아이들을 둔 아빠들이 활용하기에 손색이 없는 교재다.

 

비록 아이들이 배우는 내용이지만 성인이 된 내게도 눈길을 끄는 구절들이 많았다. 사실 어렸을 적 초등학교에서 사자소학을 배웠다. 그때는 뭣도 모르고 들었던 내용들인데 시간이 꽤 흐른 지금 다시 보니 내용이 정말 새롭다. 특히 효행편을 보며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부모호지 유이필추(父母呼之 唯而必趨)’ 부모님이 부르시면, ‘예!’하고 달려가야 한다. ‘행물만보 좌물의신(行勿慢步 坐勿欹身)’ 길을 갈 때는 느리게 걷지 말고, 앉을 때는 몸을 기대지 말라. 평소 부모님을 뵐 때 내가 했던 행동들을 떠올려보니 나의 태도가 불손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됐다. 부모님이 불러도 대답하는둥 마는둥 했고 집에 가서도 거의 누워만 있었다. 어려운 사람, 잘 보여야 하는 사람이랑 같이 있었다면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평생을 봐야 하는 가족 앞에서 각잡고 앉아있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의 예의는 보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나도 나중에 자식을 나았는데 자식이 내게 예의를 차려준다면 얼마나 기쁘고 자랑거리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역지사지다.

 

새벽에는 반드시 먼저 일어나고 저녁에는 반드시 나중에 자야 한다. 바로 ‘신필선기 모수후침(晨必先起 暮須後寢)’ 그런데 나는 어떠했는가. 부모님을 뵀을 때 항상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났다.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재에도 이렇게 나오는데 성인인 나는 아침상을 준비하시는 어머니를 보고도 외면했다. 나가서 도와드리는 것이 도리인데도 말이다. 사자소학을 보며 반성할 어른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뜨끔할 사람들이 많은데 어른이 된 후에는 이런 얘기를 들을 데가 없으니 뜨끔할 기회도 상실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사형필공 애제여우(事兄必恭 愛弟如友)’ 형을 섬김에는 반드시 공손하게 하고, 동생을 사랑함에는 친구와 같이 하라. 평소 동생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할 때가 많았다. 친구 대하듯 하는 것은 모양새가 빠지고 공손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벗과 같이 하라는 말을 듣고 그 이유를 생각하게 됐다. ‘아무리 동생이라지만 함부로 대하지 말고 친한 친구 대하듯 한다면 좀 더 정겨운 관계가 되지 않을까’하는 것이다. 그 외에 음식을 독차지하면 짐승과 같다는 말이 있었다. 먹을 것이 있을 때 어머니는 항상 동생 것을 남기셨다. 사실 내가 준비해 놓은 선물도 마찬가지였다. 그때는 그게 그렇게 아까웠는데 사실 가족으로서 당연히 해야하는 행동이다. 책에는 동물원 원숭이 비유가 나온다. 동물원에서 원숭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면 바로 받아 구석에서 혼자 먹어버린다. 하지만 인간은 뭐가 달라도 달라야 하지 않을까. 먹을 것이 있을 때 서로 챙겨주고 나눠주는 배려. 말 한마디라도 챙기는 배려 속에서 진정한 가족애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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