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만드는 사람 - 개정보급판
마윤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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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남자는 심각한 표정으로 바람이 생성되는 원리와 과정을 아주 상세하게 설명했는데 그 과학적 논리는 누구도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따라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그런 사람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네레오는 남자가 내린 결론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고는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내가 찾고 있는 웨나는 바로 그 규명되지 않는 세계에 속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_

 

남미 파타고니아 고원 지대, 바람을 만드는 존재, ‘웨나’에 대한 전설에 대한 믿음에서 시작된, 주인공 네레오 코르소의 여정에 대한 이야기, ‘바람을 만드는 사람’.

 

 

첫 페이지부터 섬세한 묘사로 나를 사로잡은 책이다.

 

_걸음을 뗄 때마다 마룻바닥에 흥건하게 고여 있던 달빛이 파문을 일으키며 번져나갔다._

 

‘흥건하게 고여 있던 달빛’이라니!!

 

이 책에 대한 나의 감상은 한마디로 소설보다는 시 같았다가 맞을 것이다. 주인공의 신념은 굳건했지만, 이를 표현하는 저자의 문체는 섬세하고 묘사는 아름다웠다. 배경이 되는 척박한 자연이 주연 그 자체로, 온전히 읽는 이들에게 전달될 수 있었고, 남자의 여정은 때로는 지루하고 때로는 무모하게 전해지기도 하였다.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어떻게 쫓아야 하는 것인지... 맞는 것인지...

 

다다르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다가.....

 

신형철 문학평론가의 ‘누구도 답을 알지 못하는 질문은 그것을 간절하게 묻는 것만으로도 인생을 조금은 달라지게 한다는 것을.’.. 이 한 문장으로 충분해졌다.

 

 

정답을 찾지 못한다고 해도, 우리는 각자의 ‘웨나’를 발견해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_기대와 희망이 빠르게 줄어들자 저 깊은 곳에 숨어 있던 불안이 들불처럼 일어나기 시작했다. 의심은 점차 여름날의 악취처럼 들끓어 올랐고 신성에 가까운 믿음에 균열이 일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레오는 여정을 멈출 수 없었다. 웨나의 징후가 완전히 소멸되지 않는 한 세상 끝까지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운명은 종국에 이르러서야 파멸될 것이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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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이라는 중독
저드슨 브루어 지음, 김태훈 옮김 / 김영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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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그저 우리가 음식을 찾도록 도우려는) 우리의 불쌍한 뇌는 지력과 화력에서 역부적이다. 인지적 통제와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주요 신경 구조(예컨대 배외측 전전두피질)는 스트레스 같은 촉발인자에 직면할 때 가장 먼저 단절된다.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 이를 경험했다. 스트레스와 피로에 지친 밤, 브로콜리보다 아이스크림에 끌릴 가능성이 훨씬 높다._[‘인식을 바꾸는 새로운 습관’에서]

 

참 독특한 책을 만났다. 익히 접해온 불안과 행복에 관한 내용이려니 하고 열었는데, ‘불안’을 보는 관점이 기존의 것들과 차이가 있었다.

 

‘불안’을 중독으로 본 것이다. 단순히 말로만 정의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뇌의 기전 및 심리학적 내용과 함께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불안을 중독증세로 보았기 때문에, 각종 중독증세를 통제하는 법까지 확장시켜서 다루고 있다.

 

중독이라는 것은 습관으로도 연결되기 때문에, 이 중독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습관변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 내용에서 특히 와 닿았던 부분은, 기존에 대부분의 책임을 당사자의 의지에 뒀지만, 여기에서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새로운 요소를 찾아내어 대체하게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오래된 뇌’와 ‘새로운 뇌’를 들어서 설명해주고 있는데 매우 이해하기 좋았다.

 

_습관 모드에서 벗어나면 새로운 뇌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바로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일 말이다.

.....

호기심은 마음을 열고 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한 열쇠다._[‘불안을 퇴치하지 못하는 세 가지 이유’에서]

 

개인적으로는 마음챙김으로 넘어가는 면이 좀 불편했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습관교정과 불안을 다루는 법에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불안을 중독으로 보고 습관변화로 접근하는 방법은 누구나 실천가능하게 도와주고 있어서 실효성 있어 보였다.

 

과식과 흡연에 대한 갈망 대응 도구를 포함하고 있는 ‘이트 라이트 나우’와 ‘크레이빙 투 퀴트’ 앱의 사용법과 의의도 소개해 주고 있다.

 

 

불만이 많아지거나, 나이를 먹으면, ‘호기심’이 없어진다고 한다. 헌데,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불안이라는 중독을 벗어날 수 있게 하는 핵심키라니..... 호기심으로 만들어진 긍정적인 보상들을 많이 만들어 가는 것이 나쁜 습관들을 변화시키고 삶에 활력을 주는 힘이다는 것을 가져간다.

 

 

_호기심을 갖는 것은 보상 기반 학습 체계를 조작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래서 습관적 반응을 인식으로 대체하고 ‘위축되고, 약간 더 기분이 좋아지는 것’에서 ‘확장된 호기심을 통해 기분이 아주 좋아지는 것’으로 보상을 바꿀 수 있다. 호기심은 (결국 더 크고 나은 제안이므로) 불안보다 기분을 좋게 해준다.

 

(불안과 비교하여) 호기심을 갖는 기분이 어떤지 살피면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새로운 행동으로 강화된다._[‘온전히 지금, 이곳에 머물러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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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업 & V-Ray 트레이닝 북 - 모델링과 렌더링을 한번에 익히면서 실무 체력을 튼튼하게 기른다!, 개정판
강석창 지음 / 한빛미디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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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인테리어, 가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중인 3D 그래픽 프로그램, ‘스케치업’. 일반인들도 이 프로그램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학습교재가 개정판으로 나왔다.

 

한빛출판네트워크에서 예제소스를 다운로드 받아서 기초부터 연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무엇보다도 3D 입체가 어떻게 화면에서 구현되는지에 대한 이해는 물론,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익히 봤던 용어들에 대한 해설이 자세히 있다는 점이 무척 도움이 되었다.

 

기초뿐만 아니라 고급 모델링을 위한 확장 프로그램 까지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서 실력향상을 돕고 있다.

 

세심한 설명과 이해가 돋보이는 좋은 교재다.

 

스케치업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 기능까지 이해를 넓힐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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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날 - 이장미 그림 일기
이장미 지음 / 다다서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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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쓰다가, 착실히 매일 한 줄이라도 메모를 했었는데, 그만 둔 것이 언제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것이 삶에 지쳐서였는지, 별 것 없네 하는 실망감에서였는지, 다 소용없다 싶은 냉소였는지, 아니면 그저 귀찮음 때문이였는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어쩌면 다 복합적으로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지금까지 왔는데, 그런 단순한 시간들조차도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비법이 담긴 책을 만났다. 이 책, <흔한 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단순한 한 컷 그림으로도 삶의 흔적에 결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자인 이장미 작가는, 2004년 어느 날 일기를 시작하며 가족을 그리기 시작하였고, 지금에 이르렀다고 하고 있다. 심플한 그림과 단정한 문장들이 과하지 않고 평범해서 좋다.

 

하루를 기록하는 일이 여러 문장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도 배웠다. 또한 나의 속내 위주였던 나의 기록에서 주변을 캡쳐해서 담는 일기로 시야를 확장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었다. 항상 그리운 가족에 대한 흔적들을 너무 소홀히 했구나 싶어졌다. 너무 당연시 했구나 반성하게 되었다.

 

편하게 봤지만, 내게 많은 변화를 가져와 준 고마운 책이다. 일상이 어떻게 콘텐츠가 되는지를 배웠다.

 

 

‘이장미 그림 일기, 흔한 날’!, ‘흔한 날’이 정말 소중한 날이다..

 

_텔레비전을 보던 엄마가 갑자기 환호성을 질렀다.

추석 예능프로 서바이벌을 지켜보던 중이었다.

결국 엄마가 응원하던 사람이 우승을 했다.

엄마는 심장이 두근거려 터지는 줄 알았다고 한다._ [2011.9.14.: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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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법이 될 때 - 법이 되어 곁에 남은 사람들을 위한 변론
정혜진 지음 / 동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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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 변호사의 <이름이 법이 될 때>, 별이 되어 법으로 우리 곁에 남은 7개의 이름법에 대하여 알려주고 있다.

 

들어보았던 태완이법, 민식이법, 구하라법, 사랑이법 외에도,

 

여전히 문제가 많은 노동현장에 관한 김용균법,

 

전혀 모르고 있었던,

‘정신건강 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 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과 관련 개정된 의료법, ‘임세원법’과,

세월호 구조, 수습 과정에서 희생되거나 피해 받은 이들이 손해배상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발의된 법안, ’김관홍법‘ 까지 이다.

 

각 법이 본회의에 통과되기까지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이해대립과 사회구조, 법에 대한 이해 및 모순들이 이 책의 핵심인 듯하다. 그 안타깝고 복잡했던 과정들을 읽고 있노라면, 답답하다. 가만히 보면, 본회의가 통과되었다고 해도 법자체가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에 많은 숙제들이 여전히 남는 것 같다.

 

 

예를 들어, 구하라법 내용을 마무리하면서는, 동성혼, 동거형태, 등 다양한 가족형태에 따른 법조항들이 꼭 필요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법제정을 책임지고 있는 이들이 이런 빠른 사회 변화에 잘 대응하고 있는지가 의문스럽다. 아래 문단을 보면, 저자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나보다.

 

_부모의 자격이 없다면 상속의 자격도 없어야 할까.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이의 이름은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보다 본질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가족 형태는 너무나 다양해졌는데 법은 흑백사진이 꽂힌 액자처럼 고정되어 있지는 않는가.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것은 남은 자들의 몫이다. 21대 국회에서 신중하고도 지혜롭게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지켜볼 일이다._[‘구하라법’에서]

 

 

처음 이 책을 받아들었을 때, 과연 내가 온전히 다 읽어낼 수 있을까 싶었다. 이런 내용을 보면 감정적으로 먼저 반응하는지라.... 하지만 불의한 일이 있을 때 감정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각 법안 추진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결과를 낸 이들처럼 머리와 가슴이 같이 움직여야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런 이들이 있어서 든든하고, 나설 자신은 없어도 그들을 열렬히 지지한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들이 우리 곁에 있다.

 

 

_마지막 감사는 내 삶이 기댄 이름들에게 하고 싶다. 이 책을 쓰면서 한 이름이 수많은 다른 이름들에게 기대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 덕분에 오래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이름부터 시작해 내가 한 인간으로, 그리고 기자로 법률가로 성장해온 길에 기대었던 많은 이들의 이름을 마음으로 불러보았다.

 

그 모든 이름을 하나하나 다 적지 못하는 건, 법이 된 이름이 빚지고 있는 이름들을 다 적지 못한 이유와 같다._ [‘에필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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