엮이면 피곤해지는 사람들 - 살면서 꼭 한 번은 만난다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이지현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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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이면 피곤해지는 사람들’ 이라.... 이 책에서는 이런 부류 사람들의 몇 가지 비슷한 성향을 서문에서 먼저 언급하고 있는데 아래와 같다.

 

_쓸데없이 세세한 부분에 집착한다.

_만날 때마다 푸념을 늘어놓는다.

_별일 아닌 일에 금세 풀이 죽는다.

_무조건 ‘아니’라고 하거나 남의 말에 부정적이다.

_자신에게 주목하지 않거나 치켜세워주지 않으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_술에 취하면 치댄다.

_말 한마디로 분위기를 싸하게 만든다.

 

이 외에도 많습니다._

 

이어서, 어떤 사람이 주변을 피곤하게 하는지 1장에서 언급해 놓았다. 하나하나 비교적 구체적인 상황들을 들어 설명해놓아서 금새 이해가 된다. 이 상황들을 토대로 사람들을 지치게 하는 ‘그 사람’의 10가지 유형을 2장에 넣어놓았는데, 제목들을 어쩜 이렇게 찰떡같이 지었는지 감탄했다. 초예민형, 자격지심형, 부채질형, 쭈그리형, 내로남불형, 절차 집착형, 어리광쟁이형, 겸손 진상형, 구구절절형, 라떼 빌런형 으로 나누고 있다.

 

3장에서는 ‘그 사람’에 대한 심리와 행동의 이유에 대해서 분석해 놓았고, 4장에 ‘그럼 어떻게 해야하나’, 마지막 장에서 ‘엮이면 피곤해지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루고 있다.

 

 

자세히 파고들면, 누구 하나 ‘나는 그렇지 않아’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 항상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내 상태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주변 사람들에게 피곤한 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보면 너무 내 생각만 앞섰을 때, 눈치를 너무 살필 때, 지나친 자기애 혹은 너무 낮아진 자존감... 등등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반적으로 심플하고 간결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마치 핵심만 뽑아놓은 힌트집 같았다. 과함과 부족함, 그 중간쯤 어느 지점을 찾는 연습은 평생 해야 하는 숙제이다.

 

 

_남이 원하는 대로 해주느라 본인의 의견과 의문점을 봉인한 채 ‘껄끄러운 자리만 어떻게든 모면하면 된다.’는 식으로 살아서는 결코 유능한 일꾼이 될 수 없고, 무엇보다 본인이 납득할 수 있는 인생을 살 수 없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고집만 부리다가 조직에서 배제되어 신세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떤 일에 대해서 어디까지 고집을 부릴 것인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겠죠. 매사에 피곤하고 귀찮은 사람에게 관용적인 조직을 없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본인의 고집이 의미 있는 것인지 명확하게 짚어볼 필요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독불장군식의 정의감에 불타는 극단적 주장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평소에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의견을 나누는 대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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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10 영한대역 단편소설 - 토플·편입영어·공무원 영어단어 빨리 외우는 법
Mike Hwang 옮김 / 마이클리시(Miklish)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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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단편소설을 원문으로 읽는 것은 정말 재밌는 작업이다. 그러면서도 매우 어렵기도 한데, 그 이유는 문학 속에서는 단어나 문장의 쓰임새가 일반적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TOP10 영한대역 단편소설'은 10개 영문 단편소설을 통해 단어를 품사나 용법, 맥락에 따라 해석하는 법을 통해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각 문장에 대한 해석도 원문과 똑같이 끊어 놓아서 이해하기도 쉽다. 각 소설마다 시작부분에 중요단어들과 함께 QR코드를 넣어서 입체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습이 힘든 이들을 위해서는, ‘책의 사용법’과 진도표를 통해 안내해주고 있어서, 생소한 이들도 접근가능하다.

 

_독해가 되는 중급 이상의 학습자가 가장 쉽고, 빠르게, 스스로 단어를 익히는 방법은 ‘단편소설’로 익히는 것입니다. 맥락 속에서 익히기에 빨리 외워지고, 나중에 다시 봤을 때도 해석이 됩니다._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각 작품 시작부분에 들어가 있는 단어목록에, 발음기호도 같이 있었으면 좋았겠다하는 것과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 찾아보면서 알게 되는 그 단어의 다양한 쓰임새나 의미들을 깊이 알게 될 기회를 가지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은 면이다.

 

이 아쉬움 외에는, 전반적으로 보기 편하게 편집되어 있어서 좋았고, 이 한 권만 제대로 되풀이해서 익혀도 영어실력이 많이 향상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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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쓰는 용기 - 정여울의 글쓰기 수업
정여울 지음, 이내 그림 / 김영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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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고립된 고통은 아무런 힘이 없어요. 하지만 고통을 누군가와 교감하면 고통마저 기쁨이 될 수 있어요. ‘아, 누군가는 내 마음을 알아주는구나. 내가 저 사람의 마음을 알 것 같아’라는 그 느낌이 결국에는 기쁨이 되는 거죠. 그게 글쓰기의 힘이에요.

 

원래 처음 시작할 때는 고통이었는데, 그 고통에 대해서 글을 쓰니까 누군가와 ‘함께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거예요._[‘내 인생을 오픈해야만 가능한 일’에서]

 

 

1부, ‘글을 쓸 때 궁금한 모든 것들’을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시작하고 있는 이 책, <끝까지 쓰는 용기>는 2부에서는 ‘매일 쓰며 배우고 느낀 것들’, 3부 ‘한 권의 책을 만들기까지 생각해야할 것들’을 통해 ‘글쓰기’를 풀어주고 있다.

 

글 잘 쓰는 정여울 작가가 자신의 시행착오, 경험, 노하우(?), 전해주고 싶은 생각들을 그녀 특유의 조근조근한 차분한 어투로 전달해 주고 있다. 덕분에 거의 모든 지점에서 공감할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특히 와 닿았던 것은 ‘글을 쓸 땐 다 던져야 한다’와 저자의 글쓰기에 대한 진한 사랑이었다.

 


글을 쓸 땐 다 던져야 한다는 문장처럼, 글쓰기는 보통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입장 바꿔서 내가 작가라고 생각해 보니, 이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내 안의 부끄러움’을 감수하고 에세이를 쓴다고 하면, 얼마나 많은 자가 검열적인 생각들과 조심스런 걱정들이 앞설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정여울 작가는 자신이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을 쓰면서 이런 온갖 부끄러움과 머뭇거림, 망설임과 주저함을 속속들이 겪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럼에도 글쓰기는 자신을 성장시키고 타인과의 교감 통로가 되는 즐거운 일이라고 하고 있다. 저자처럼 이렇게 즐거운 작업으로서의 글쓰기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는 챕터가 3부이다. 취재부터 마지막 문장을 만나기까지를 경험과 여러 도서들을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서 이해하기 쉽다.

 

 

끝까지 다 읽고 나니, 따뜻한 심리치료를 받은 느낌이었다. 뭔가 위로받고 격려 받은 그런 느낌....

 

제대로 된 온전한 나만의 글을 써본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내게, ‘괜찮다, 지금부터라도 글쓰기로 스스로를 단단하게 하라’고 하는 것 같았다. 참 좋다, 이 책.. 든든하다.

 

_이 모든 장애물을 다 뛰어넘고도 가장 뛰어넘기 힘든 글쓰기의 벽이 있는데요. 바로 ‘내 안의 부끄러움’입니다. 내 이야기를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거죠. 특히 에세이를 쓸 때 부딪히는 마음의 장벽입니다._[‘글을 쓸 땐 다 던져야 한다’에서]

 

 

_아주 유명한 작가라도 책상 하나 없이 글을 쓰는 분들도 있어요. 토니 모리슨이 대표적인 경우이지요. 노벨문학상을 받은 토니 모리슨은 그냥 의자에 앉아서 무릎에다 노트를 올려놓고 글을 썼대요. 오랫동안 그렇게 작업하다보니 습관이 되어서, 굳이 커다란 책상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죠.

 

시몬 드 보부아르와 잘 폴 사르트르는 항상 카페에서 글을 썼어요. 그것도 파리에서 가장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카페 드 플로르’같은 시끌벅적한 공간에서요._[‘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장소 찾기’에서]

 

 

_저는 항상 책을 앞에 두고 이런 생각을 해요. 내가 이 책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요. 비관적 전망이 아니에요. 내가 다 알 수 있다는 오만과 싸우려는 거예요._[‘취재: 무엇을 쓸 것인가’에서]

 

 

_‘그 문장은 왜 아름다울까’를 생각하는 것이 문장 훈련에 가장 도움이 되었어요. 어떻게 매혹적인 문장을 계속 탐구하고 외우고 되새기다보면 언젠가는 그 문장을 뛰어넘어 나만의 문장을 쓰게 됩니다. 조급해하면 절대 안 되죠.

 

문장은 매일 훈련하면 조금씩 좋아집니다._[‘문장력을 키우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의 답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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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의 종 - 원자폭탄 피해자인 방사선 전문의가 전하는 피폭지 참상 리포트
나가이 다카시 지음, 박정임 옮김 / 페이퍼로드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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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땅이 울리는 듯한 무시무시한 굉음이 들린 순간, 지모토씨는 엎드린 자세 그대로 공중으로 날려갔다. 5미터 정도 떨어진 밭 경계선에 내동댕이쳐진 지모토 씨는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변의 나무들은 전부 꺾이고 쓰러졌으며 잎이란 잎은 모조리 떨어져 나가고 없었다. 살풍경 속에 송진 냄새만 감돌았다._[‘원자폭탄이 폭발한 순간’에서]

 

_그때 쓰바키야마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오늘은 이 사람들이 왜 이렇게 가볍게 느껴지는 걸까. 부상자 이송 훈련 때도 그랬고, 구급차에서 엑스레이 촬영대로 환자를 옮길 때는 세 명이 함께 들어도 무거웠는데......_[‘구조작업’에서]

 

 

미국은 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일본항복을 목적으로 일본본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터뜨렸다(물론 암묵적인 또하나의 목적은 새로 만들어낸 폭탄의 위력을 시험해 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나가사키의 종>은 이 때, 그 현장에 있었던 의사이자 작가인 나가이 다카시가 폭격, 폭발당시, 폭발 후 모습과 구호작업, 생각 등을 글로 옮긴 것이다. 


저자는 나가사키의과대학에서 방사선학을 전공했다고 하니, 바로 이 점이 책 중에 들어있는 방사선물질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미국의 원자폭탄 연구를 알고 있었던 것을 설명한다. 그냥 핵폭이후의 처참함만 강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원자폭탄이 작용하고 폭발 후에도 그렇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지 까지도 쉽고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어서, 독자들에게 그 무서움을 현실적으로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_원자핵 분열에 의해 생겨난 작은 원자는..... 이 원자는 체적이 커서 진행 도중에 받는 저항도 크기 때문에 이내 속도를 잃고 마찬가지로 공중에 부유할 것이다. 이 원자는 방사능 낙진이 되어 지면에 떨어져 쌓이고, 당시의 바람 방향에 따라 주변으로 퍼지면서 오랫동안 잔류방사능의 원천이 될 것이다.

 

..... 그리고 이 미립자를 중심으로 수증기가 응결되기도 할 것이다. 폭발 직후에 생긴 버섯구름은 이 때문이며, 그 굵고 검은 빗방울도 이렇게 생겨났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순식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당연히 거대한 열에너지가 발생한다. 폭심지의 최근거리에 있는 물체는 시커멓게 타버린다. ..... 특히 열을 흡수하는 검은색 물체는 더 심하게 타버린다. 이노우에의 눈동자에서 검은자위만 구멍이 뚫렸던 이유, 검은색 기와 표면에 거품이 일었던 이유, 옷의 검은 무늬 그대로 열상을 입은 환자가 있었던 이유, 돌의 검은 부분이 부스스 벗겨진 이유 등이 여기에 있다._[‘원자폭탄의 위력’에서]

 

 

읽으면서, 감정을 싣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그리고 학자로서의 탐구심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왜냐하면 ‘너희들이 전쟁을 일으켰으니 당해도 싸다’에, 어린아이와 같은 민간인들까지 싸잡아서 넣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일본 정치권이나 강경파들의 말과 행동을 보면 분노가 치밀지만, 어쨌든 ‘전쟁’은 어떤 상황에도 용납되어서는 안되고, ‘원자폭탄’과 같은 살상무기는 영원히 없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원자폭탄’의 보유여부에 따라 힘의 논리가 작용하고 있다. 아마도 지은이는 이 책의 내용을 통해 원폭과 피폭 후유증, 그 처참함을 전달하고자 했을 것이라 믿는다. 반드시 경험을 해야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세대들도 왜 평화로 이끌어야 하는 지 잘 알고 힘의 논리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_“... 전쟁을 미화해서는 안 됩니다. 이 원자폭탄의 어디에 아름다움이 있습니까. 그날 그때, 이 땅에 펼쳐진 지옥의 모습을 여러분이 잠깐이라도 봤다면 다시 전쟁을 하겠다는 어리석은 마음은 결코 안 들 겁니다.

 

앞으로 전쟁이 또 일어난다면 모든 곳에서 원자폭탄이 터지겠죠. 그 짧은 순간에 수많은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갑니다. 미담도 영웅도 없고 시도 없으며 문학도 되지 않습니다. ...

 

전쟁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_[‘움막에 찾아온 손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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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호랑이 책 - 그 불편한 진실 ㅣ 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12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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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호랑이는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영혼이다. 인간들처럼 나라를 만들지 않고, 도시를 만들지도 않는다. 심지어 가족이 모여서 살지도 않는다.

...

호랑이는 인간들처럼 부를 축적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인간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지수가 높았다.

 

호랑이는 고려시대까지 그렇게 살았다. 밝은 시간에는 인간들이 중심이 되었고, 어두운 시간에는 호랑이가 중심이 되었다. 둘 다 생태계의 꼭대기에 있다 보니 충돌할 때도 있었지만, 그들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일정하게 거리를 두면서 살아가는 법을 알았다._

 

 

인간들이 동물들의 서식지에 침범하면서, 돈이 되는 거라면 닥치는 대로 잡아들이고 죽여서, 인류가 불러온 기후변화 등으로 멸종위기 혹은 멸종된 생물들에 대해서는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내가 태어난 한반도에서 일어난 생물들에 대한 내용은 밀반출된 식물들에 대한 다큐를 본 외에는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아니 멸종된 생명체가 있었을 거라고는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더 충격적이였던 <위험한 호랑이 책> 이였다. 공식적으로 '조선 호랑이 멸종사에 관한 불편한 진실'을 담아낸 청소년 인문교양 도서다고 설명하고 있다.

 

고려 시대까지 적절한 균형으로 공존하고 있었던 한반도 호랑이는 조선 건국으로 수도가 옮겨지고 유민들의 유입으로 농지의 필요성에 의해 동물들의 터전을 침범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모든 생명체를 동등하게 소중하게 여기는 불교중심 국가인 고려에서 세상의 중심을 인간이라고 여기는 유교 중심 국가인 조선으로 바뀐 것도 큰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고려시대만 해도 호랑이가 들에도 있었다고 하니, 깊은 산 중에서 만날 수 있었다는 조선시대와 확연하게 비교되기도 하고 그 박해가 얼마나 심했는지도 미루어 짐작 할 수 있다.

 

_가난한 평민들이 논밭을 늘리는 일은 거의 불가능했다.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뿐이었다. 호랑이를 잡아서 일확천금을 벌어들이든가, 새로운 땅을 찾아 떠나는 일이었다. 들에는 더 이상 개간할 땅이 남아 있지 않으니, 인간들의 발길이 미치지 않는 더 깊은 곳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깊은 골짜기로 들어간 인간들은 산에다 불을 놓아 호랑이를 쫓아내고는 돌멩이로 둑을 쌓고 계단식 논이나 밭을 만들었다._

 

그 뒤로 이어지는, 조선후기와 일제강점기 역사는 정말 제대로 읽기 힘들었다. ‘휴머니멀’을 읽었을 때처럼 가슴아팠다. 영화 ‘봉오동 전투’를 보면 일본군인이 호랑이를 눕혀놓고 처참히 죽이는 장면이 나온다. 아마도 한민족 정기를 이렇게 꺾을 것이라는 그들의 만행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일 텐데, 딱 그런 내용들이였다. 동물들은 무슨 잘못인가....

 

나라는 독립되었지만, 한국전쟁으로 깊은 숲 속으로 도망친 호랑이들마저도 죽게 만들었고, 그 뒤로는 목격담이 없다고 한다...

 

한반도에 살았던 표범에 관한 이야기도 가슴 아팠다. 20세기에도 발견되었던 그들은 표범의 가죽과 고기, 뼈들로 고가에 암거래가 되었고, 표범을 잡아도 처벌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는 산신령으로 민화 속에서 살아있는 호랑이... 이런 내용을 읽을 때 마다 내가 인간이라는 것이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무분별한 개발과 물질주의가 가져온 많은 잘못들을 어떻게 회복해야 하는 것일까? 진정한 공존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 것일까?

 

지금 여기, 여전히 진행 중인 일이다.

 

_다른 생명체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만큼 다양한 생명체가 아울려 살아가면 우리의 미래는 건강해진다._

 

 

_.. 한국에서 처음 열린 서울올림픽에서 호랑이가 마스코트로 선정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 한국 하면 호랑이가 떠올랐고, 다른 동물로 대체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그런 속사정을 모르는 외국 기자들 눈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올림픽 마스코트가 호랑이라고요? .... 그렇다면 한국에 가면 호랑이를 볼 수 있겠네요? 어느 국립공원에 가야 볼 수 있습니까?”

 

그런 질문을 받은 사람들은 얼마나 당황했을까?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이 땅에는 호랑이가 한 마리도 남아 있지 않은데.... 이곳에 사는 이들은 호랑이를 가장 좋아한다고 하니 말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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