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집 - 대한제국 마지막 황족의 비사
권비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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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왕조의 마지막을 보는 일은 복잡한 감정을 갖게 한다. 특히 내 나라의 아픈 역사속에 있다면 그들에 대한 기득권에 관한 초점 보다는 국권을 빼앗긴 동족으로 더 보게 되는 것 같다. 전작인 ‘덕혜옹주’ 를 통해 마지막 왕조의 아련한 아픔을 이야기하려 했었던 권비영 작가가 이번에는 <잃어버린 집>을 통해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이은과 그 적통 직계손 이구를 데리고 왔다.

 

이 책에서는 그들의 아내, 마사코와 줄리아 멀록의 관점도 담고 있어서, 잘 몰랐었던 마지막 행적과 삶을 더 인간적으로 접해볼 수 있었다. 특히 영원한 이방인이자 원수나라의 여자 일 수밖에 없었던 마사코의 감정과 생각도 섬세하게 다루며 아들의 시점을 통해서도 다뤄주면서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이들의 처지에 공감이 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황태자에게서 당시의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일본을 격려하기 위해 강제적으로 단행된 유럽여행, 일본에서 태어나 미국 유학을 가지전까지 한 번도 조선에 가본 적이 없고 국적조차 대한제국이 아니였다는 이구의 존재와 우크라이나계 미국인 아내 줄리아 멀록, 등 이전까지는 잘 알지 못했던 내용들에 마치 소설처럼 다가오는 부분들도 있었다.

 

결국은 고국에도 일본에서도 다 환대받지 못했던 이들은 새로운 권력자들에게 내쳐지고 그렇게 ‘집을 잃어버린’ 존재들이 되고 말았다. 해방이 되어도 바로 고국에 돌아오지 못했던 덕혜옹주처럼 참 안타까운 우리 마지막 왕조의 서사였다.

 

 

_"나는 조선의 황태자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허수아비 황태자요.“_p79

 

_여행이라고는 하지만 한창수가 짜놓은 일정대로 움직이는 일은 마치 꼭두각시놀음과 다를 바 없었다._p123

 

 

_“그 아인 늦은 밤이나 새벽에만 나타나요. 모두가 잠들어 있을 때.”

어머니는 아리사의 존재를 믿었다. 위안이 되는 아이. 곰곰 생각해보니 어너미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을 때 그녀ㅏ 나타났다._p184

 

 

_그 말에 이 은은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소. 아직은 견딜 만하오. 이 또한 내가 격어야 할 일이고 우리나라의 일이오. 아무리 어렵다 하여도, 아무리 서운하다 하여도, 내 나라를 상대로 그런 일을 할 수는 없소.” 말은 그렇게 해도 마음은 쓸쓸하기 짝이 없었다. 이 은은 한국에서도 신경 쓰지 않았다. 일본도 이 은을 버렸다._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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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번 버스의 기적
프레야 샘슨 지음, 윤선미 옮김 / 모모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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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4월에 버스에서 우연히 만나, 연락처를 받았으나 끝내 만나지 못했던 여자를 2022년에 찾는 남자, 프랭크. 이제 노인이 되어 첫사랑을 찾기위해 88번버스에 오른다. 그녀와 나눈 대화로 포기하려고 했었던 꿈을 이룰 수 있었고 첫사랑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뒤 60년 동안 잊지 못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에 이렇게 찾아나서게 된 것이다. 왜냐하면 프랭크는 치매에 걸렸기 때문이다.

 

기억을 다 잃기 전에 그녀를 찾아야 한다...... 이런 그를 위해 승객중 한 명인 리비가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 왜냐하면 자신의 처지와 비슷하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88번 버스의 그녀를 찾는 첫사랑찾기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여기에 프랭크의 요양 보호사 딜런도 참여하게 된다.

 

과연 첫사랑을 잘 찾을 수 있을까? 딜런과 리비는 티격태격하면서 정드는 것 같은데? ... 하지만 프랭크의 치매가 더 심해지고 프로젝트는 어려움에 빠진다... 거기에 리비는....

 

 

버스라는 친숙한 공간속에서 한 사람을 위해 뭉친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 <88번 버스의 기적>. 제목그대로 기적을 만들며 살아가는 우리의 매일을 담아가는 듯 했다. 생전처음 본 사람을 돕고 마음을 나누고, 위로하고 스스로를 변화시켜나가고 그렇게 희망을 말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진짜 주인공은 리비가 아닌가 싶다. 이루지 못한 꿈, 끝난 인연과 미련, 중심잡지 못하고 있었던 자아를 하나씩 이 과정에서 성장시켜가는 모습이 더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400페이지 넘는 내용이지만,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고 궁금증을 더해가며 페이지를 넘기는 재미가 솔솔한 책이였다.

 

 

_“다음에 만날 때 돌려줄게요.”

여자가 책을 받으며 말했다. 버스가 옥스퍼드 서커스에 도착하자 여자가 내리려고 일어섰다. 프랭크는 여자를 다시 만날 때까지 모습을 기억하고자 일거수일투족을 머릿속에 저장하고 있었다._p19

 

 

_"이 버스는 팔러먼트 힐 필즈로 가는 88번 버스입니다.“ 리비가 배낭 두 개를 버스에 내려놓자 안내음이 울렸다._p20

 

_“내 일생이 그렇게 흘러가야 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어요. 착한 딸, 예쁜 여자친구, 언젠가는 참한 아내, 좋은 엄마. 근데 런던에서 몇 주 살아보니 그게 삶의 유일한 방식은 아니라는 깨달음이 왔어요.”

 

 

_“기억력이 하루가 다르게 나빠져. 다른 일들을 잊는 것처럼 그녀도 잊을지 몰라. 그럼 그녀를 되찾을 길이 없잖아.”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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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이시우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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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회사 위치가?”

“주소로 찾기 힘들 테니 지금 불러 주는 숫자 잘 받아적으세요, 위도랑 경도가 3....”_p21

 

성별, 학력, 자격, 나이 무관

3교대 근무

정년 보장

업계 최고 대우

 

취준생 세일의 눈에 들어온 채용공고, 서류합격을 하고 면접을 보러가려고 하는데 회사의 위도와 경도를 알려준다. 뭐 이런 곳이 있어? 하지만 혹하게 만드는 조건에 찾아가게 된다. 그리고 별로 한 것도 없는데 합격이란다! 고개를 갸우뚱 했지만 그래도 합격인 것이 기쁘다. 도통 취직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어서 다소 이상한 건강검진을 받고 수습기간에 들어가게 된다. 헌데 이것 너무 단순한 일 아닌가? 돈은 또 이렇게 많이 준다고? 도통 이해하기 힘들지만 뭐 어떤가? 시키는 대로하면 된다. 차도 사고, 어머니 병실도 옮기게 되고, 이제 고생은 끝난 것 같다. 헌데 이때부터 꿈을 꾸게 된다. 귓전에 어떤 소리도 계속 들리는 듯하다. 그리고 국정원 직원이라는 남자가 세일을 따라다닌다.

 

이 남자는 세일에게 직장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렇게 돈을 많이 주는 이유가 궁금하지 않는지, 직장위치도 꼭꼭 숨겨져 있는데 수상하더라... 등..

 

세일의 직장은 어떤 비밀을 품고 있는 것일까? 그의 직장생활이 중후반까지 계속 나온다. 그 과정에 속삭임은 계속되고 연애도 시작하게 된다. 그 사이에 직장의 비밀도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

 

 

마지막 장을 닫으며, 이것 뭐지? 했었던 이 소설... 작가 이시우의 세계에 풍덩 들어와 버린 기분이였다. “우리는 문명의 반석이다”고 말하는 이들에게는 무슨 비밀이 있는 것일까? 아무런 질문 없이 잠자코 복종하기만 하는 주인공은 그냥 우리일지도 모르겠다. 소설 속의 꿈은 또 무엇일까? 사실 의문이 더 많아진 결말이였다....

 

무척 좋아했던 ‘환상특급’ 의 한국현대판을 본 것 같은 이 기분, 오래갈 것 같다. 독특한 판타지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한다면 적극 권하고 싶다.

 

 

_“그래 우리가 하는 일. 시계가 9시면 괜찮아. 12시도 괜찮고. 1시, 2시도 괜찮아. 그런데 3시가 되었다? 그럼 문제가 생긴 거야. 여기까지 이해했나?”_p58

 

_내용을 정리하기 힘든 기묘한 꿈을 꾸었던 것 같다. 꿈속의 인물이 세일의 기상을 방해하기라도 한 듯 현실과 완전히 단절돼 있던 감각의 여운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_p109

 

_"그러한 것들은 오직 반복되어 쌓이는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 답을 내야만 하는 것이네. 나나 이 형이나 김 형이 경험을 통해서 배웠듯이 자네 역시 깨닫게 될 걸세.“_p140

 

 

_"아니, 우리 셋과 자네 말고는 그 누구도 이 일을 할 수가 없네.“_p153

 

_"나는 파수꾼이자 문명의 반석이지. 가르침을 주고 길을 보여주는 것은 나의 역할이요.“_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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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상담심리가 만나다 - 엉켜버린 마음을 마법처럼 풀어주는 영화치료의 모든 것
김은지 지음, 소우 그림 / 마음책방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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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사람들은 천둥 번개가 치면 무서워하는데 전 이상하게 차분해져요.

드디어 세상이 끝나는구나. 바라는 바다. 갇힌 거 같은데 어딜 어떻게 뚫어야 될지 모르겠어서 그냥 다 같이 끝나길 바라는 것 같아요._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중 미정의 대사

 

_인간은 늘 미래를 고민하고 걱정한다. “나도 67세가 처음”이라고 한 배우 윤여정의 말처럼 60이 되었다고 인생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른이 되어도, 상담자로 살아도 인생은 여전히 어렵고 미래는 막막하다._p73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어느새 등장인물에 감정이입하며 몰입하며 보게 된다. 같이 울고, 웃고 욕하고 분노하기도 하면서 그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심리상담을 하는 영화치료에 대한 책을 읽었다.

 

저자 김은지 상담심리학자는 국내 영화치료의 선구자로, 영화, 사진치료 수업을 진행하며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영화치료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미술치료는 많이 들어봤고 주위에도 이쪽 공부를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지만 영화치료는 처음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상담심리고, 조연은 영화와 영화치료’라는 저자의 설명처럼, 상담을 좀 더 친숙하게 전하고자 영화 속 캐릭터를 상담자에게로 데려와서 대화를 하고, 영화 속의 유의미한 상담적 대사들을 가져와서 포스터그림과 함께 넣어놓았다.

 

실재 영화치료 상담사례들을 단계별로 옮기고 해결 포인트와 섬세한 마무리 설명들로 읽는 이들의 이해를 돕고 있었다. 읽다보면 모두 어느 지점에든 다 걸쳐져 있는 자신과 가족들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또한 보다보면 좋은 상담자의 조건들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어 어느새 상담자가 되어 주의 깊게 대화를 듣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해서 읽을수록 차분해지는 책이였다.

 

 

헤어질 결심, 동주, 쿵푸 팬더, 미스터트롯, 라빠르망, 여인의 향기, 라라랜드, 남자가 사랑할 때, 언어의 정원, 나의 해방일지, 더 길티, 쓰리 빌로드,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청춘기록, 기생충 등의 친숙한 영화들 속 캐릭터들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었고, 스토리 위주도 좋지만 각 인물들의 심리에 더 무게를 두면서 영화를 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도 생겼다.

 

영화치료라는 흥미로운 상담심리학 세계를 접할 수 있었고, 사람의 심리 치유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진심이 느껴지는 책, <영화와 상담심리가 만나다> 였다.

 

 

 

_비언어적인 공감을 진하게 보여주는 영화가 있다. [미스 리틀 선샤인]에서 캐릭터 드웨인은 자신이 색맹인 것을 알고 절규한다. 전투 조종사가 되기 위해 오랜 시간 애쓴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상황이었다. ........ 이윽고 동생 올리브가 오빠에게 다가간다. 과연 어린 일곱 살 올리브가 극심한 좌절 속의 오빠에게 어떤 말로 공감을 할 것인가? 소녀의 선택은 아무 말 없이 오빠와 함께 있는 것이었다._p179

 

 

 

_어머니가 그랬어요. 희망보다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_영화 [쓰리 빌보드] 중 딕슨의 대사

 

_그날 난 깨달았어. 이 마음은 쉽게 겁을 먹는다는 걸. 그래서 속여 줄 필요가 있어. 큰 문제가 생기면 가슴에 대고 얘기하는 거야. All is well._ 영화 [세 얼간이] 중 란초의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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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진정성 - 깊은 사색으로 이끄는 36편의 에세이
김종진 지음 / 효형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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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극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있음’과 ‘없음’을 상극의 개념으로 보지 않는다. 유와 무를 빛과 어둠에 적용하면 유는 빛이 되고 무는 어둠이 된다. 이 둘을 분리하여 생각하지 않고 어떤 중도의 현상이 있음을 받아들였다.

... 그늘은 빛이 없는 상태나 부분이 아니다. 그늘은 빛도 어둠도 아닌, 즉 빛과 어둠의 개념으로 해석할 수 없는 상태다. 빛과 어둠의 개념적 대립 자체가 무의미하다. 이러한 그늘은 극동아시아 전통건축의 미학과 연결된다._p97

 

_로스는 집을 ‘몸을 감싸는 옷’이라 생각했다. 신체에 바로 닿는 옷처럼 거주자를 감싸는 공간을 구상했다. 로스 자택 침실은 온통 털로 뒤덮였다. 바닥은 두꺼운 카펫으로, 벽은 커튼으로 가렸다. 딱딱한 건축 재료는 보이지 않는다. 그에게 침실은 ‘공간 옷’이다._p142

 

 

건축예술로 만나, 철학심리로 마무리한 듯한 책을 만났다. 여러 공간의 이야기를 모아놓은 산문집으로, 내용은 3파트, ‘거닐고 머무름’, ‘빛과 감각’, ‘기억과 시간’ 으로 나뉜다. 2011년에 나온 [공간 공감]을 개정해서 이 <공간의 진정성>을 냈다고 하는데, [공간 공감]은 건축대학에서 진행한 강의와 학술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도서다.

 

‘깊은 사색으로 이끄는 36편의 에세이’를 통해 예술작품을 통한 공간에 관한 사유, 기억을 가진 건축물들을 읽어보고, 오감으로 공간과 분위기를 탐닉해본다.

 

거닐고 머무름 에서는 사는 공간인 <원시 오두막>, <류이주 영정>, 오미동 마을에 있는 집 그림이란 뜻의 <오미동가도>, 블라스 주택과 미술관 등 공공 장소를 통해 인간과 공간 구성에 대하여 설명해 주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묘한 감각의 희열이 느껴졌던, 빛과 감각 파트에서는, 빛과 어둠, 분위기를 예술작품들을 통해, 실험을 통해, 또는 오감을 가지고 진정한 공간의 색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읽어도 읽어도 새롭게 느껴졌던 파트다.

 

마지막, 기억과 시간은 아마도 최종적으로 공간이 인간에게 갖게 되는 의미일 지도 모르겠다. 같은 건축물을 보더라도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목적성을 달리해서 새로 태어나게 된 테이트 모던 과 같은 장소들, 시간의 흐름을 담은 미술가 김아타의 <8시간 시리즈>, ‘온에어 프로젝트’를 통해 본 불교의 공즉시색, 에드워드 호퍼 작품, 노이에스 무제움을 통한 공간의 템포의 차이점 등, 세 번째 챕터도 무척 인상 깊었다.

 

 

어느 것 하나 가볍지 않아서 읽으면서도, 읽고 나서도 뿌듯한 충족감에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독서중에 접한 이미지들도 정말 인상적이였는데 이 책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사진들을 많이 덜어냈다고 하니, 참 아쉬움이 남는다. 나머지 사진들은 어떤 것이였을까?

 

아마도 모두 다 읽고 나서는 공간이 얼마나 우리의 몸과 마음, 공동체와 역사,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 공간이라는 것이 단순히 자리만을 뜻하는 것이 아닌, 빛과 그늘, 오감을 자극하는 요소들, 분위기 등 모든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당장 내가 앉아있는 여기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을 생각하게 될 것 같다.

 

호불호 없이, 적극 추천하고픈 책이다.

 

 

_공간과 형상은 우리를 모이게도 흩어지게도 한다. 마주보게도 하고 등 돌리게도 한다. 하나의 작은 바위가 특정한 자세와 사람 간의 관계를 유도한다. 규모가 커지면 점점 더 많은 사람, 크게는 마을 공동체에까지 영향을 미친다._p56

 

_..<편지를 읽는 푸른 옷의 여인>이다. 한 여인이 창가 책상 앞에서 편지를 읽고 있다. 왼쪽에서 들어오는 약한 빛이 공간을 부드럽게 감싼다. 여인이 입은 푸른 옷, 벽에 걸린 갈색 지도, 군청색 의자는 모두 원래의 색감을 잃고 은은한 아이보리색 빛으로 흡수된다._p102

 

 

_침묵의 저수지는 밖에 있는 것 같지 않았다. 물이 나를 통하여 하나의 큰 저수지를 이루고 있는 것 같았다. .... 그저 모든 것이 하나의 침묵, 메마른 침묵이 아니라 살아 있는 현상으로서의 침묵 그 자체인 것 같았다._p118

 

_장소와 인간의 관계는 살아 있는 유기체와 같다. ..... 진정한 장소는 삶과 삶이 모여 점진적으로 구축된다. 자연, 삶, 건축이 어우러지고, 세월이 흐르며 하나의 문화로 정착한다._p170

 

_도시와 건축공간에서도 시간은 동일하게 체험되지 않는다. .... 공간마다 경험의 템포는 다르다._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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