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앤 크라프트, 풍요실버타운의 사랑 - 여섯 가지 사랑 테라피 공식 ㅣ 한국추리문학선 10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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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인생에 ‘사랑’이 전부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한켠에서 버틸 수 있게 지지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또 사랑, 추억.. 이다. <러브 앤 크라프트, 풍요실버타운의 사랑>은 그런 작고 큰 조각들을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말해주고 있는 책이였다.

 

살아보지 못한 삶에 대한 동경, 사랑하는 법에 관한 의문, 예술가의 뮤즈, 이상한 공모, 나이듦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 해주는 이야기 까지, 다양했다. 자극적이지 않았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런 만큼, ‘추리’라는 용어에 일반적인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점이 있기도 했었다.

 

전반적으로 단편드라마로 하나하나 만들면 참 좋겠다 싶었던 책이였다. 자극적이지 않고 사람 사는 이야기로 잘 읽어지는 점에서 여운이 많이 남는다. 이런 점이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소소한 재미에 빠지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이야기들이다.

 

 

_‘결혼 생각은 없고 의무를 갖기 싫은 젊은 남성과 다시는 육아전쟁으로 돌아가지 않는 중년 여성의 섹스는 완벽한 결합이다.’

하지만 여성의 입장에서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다._[‘타임슬립러브: 민트초코크런치의 달콤 쌉싸름한 터질 듯한 맛’에서]

 

_현우는 다가갔다. 메살리나였다.

“나의 여인이, 구원의 여인이 되어 줘, 메살리나.”_[‘메살리나 콤플렉스: 잘 숙성된 레드토마토의 소금 맛’에서]

 

_“씨바, 어찌 될지 모르는데 나 사랑하는 남자나 한번 보고 뿔뿔이 흩어지더라도 흩어지자.”_[‘풍요실버타운의 사랑: 애쉬브라운 더블샷 에스프레소의 풍부한 맛’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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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의 종 - 원자폭탄 피해자인 방사선 전문의가 전하는 피폭지 참상 리포트
나가이 다카시 지음, 박정임 옮김 / 페이퍼로드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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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군적군을 떠나 전쟁과 원자폭탄투하는 절대 다시 일어나면 안될 일입니다. 너무 마음 아플 것 같아 책장 넘기기가 겁났지만, 용기를 내보고 있습니다. 알건 제대로 알아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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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나의 작은 집에서 경험하는 크고 안전한 기쁨에 대하여
김규림 외 지음 / 세미콜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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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이사올 때만 해도 이런 식으로 계속 머물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외국에 숙소를 계약하고 들어왔었고, 이곳에 짐만 옮겨놓고 1년에 반 이상은 왔다갔다 하려고 계획했었습니다. 헌데 팬데믹 이슈로 발이 묶여버렸습니다. 그렇게그렇게 금방 풀리겠지 싶다가 결국 지금까지 눌러앉게 되었지요.

 

그냥 그렇게 지금 머무는 곳이 그대로 현재의 집이 되었습니다 ㅎㅎㅎ

 

좋아지지 않는 팬데믹 상황 때문에 정말 말 그대로, 지금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10명의 다양한 직업군의 저자들이 집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책,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목을 보는 순간부터 정말 그냥 공감이 되더라구요. 한 사람이 아니라 10명의 다양한 집, 다양한 상황들, 생각들이 읽는 재미와 함께, ‘이 내용은 나와 비슷하네’ 싶어지는 지점들을 찾아보게 합니다.

 

개인적으로 특히 와닿았던 몇몇 대목을 옮겨보겠습니다.

 

_혼자 일하고 혼자 사는 사람은 매일매일을 쪼개어 살아야 한다. 자신만의 규칙과 방식을 정해놓지 않으면 쉽게 무너진다._[‘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드라마: 봉현’에서]

 

_나는 왜 자꾸 사물의 위치를 바꾸고 정리에 열을 올리는가.

.....

청소를 잘하는 것과 정리 정돈을 잘하는 것은 엄청나게 다른 개념이다.

...

집을 브랜딩한다는 것. 그것은 집을 이런저런 콘셉트로 꾸민다는 것이 아니다. 다 덜어내고 집과 나의 본질을 생각한다는 것이다._[‘집이라는 브랜딩: 김희정’에서]

 

_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여유로워졌다.

어느 한낮이었다. 작업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데 당장 급한 일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제야 의자에 등을 기대고 창밖을 바라본다.

 

그래, 가끔 이런 날도 있어야지._[‘오늘이라는 아무 날의 집: 임진아’에서]

 

 

몇 년을 외국에서 지낼 때, 제 짐은 캐리어 1개와 노트북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일부러 짐을 늘리지 않았었지요. 헌데 이렇게 여기에 묶이게 되면서 짐들이 계속 늘어서 지금은 이사도 힘들겠다 싶어지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된 제 공간을 둘러보게 되었는데요. 정말 제 취향으로 채워져가고 있더라구요. 거기에 맞춰서 이 안에서의 나의 생활은 어떠한가에 대한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집’이라는 공간과 여기에서 보내는 시간에 대하여 최선을 다하고 싶어졌습니다.

 

자신의 시간과 공간에 진심이고 싶은 이들,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_자신을 파악해 취향과 역사에 집중해보고

현재의 스스로를 가장 기분 좋은 상태로 놓아두는 것.

집이 지금 이 순간의 형태로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_

 

 

_의미없는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마음이 가장 드라마틱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나의 집에서 나만의 오늘을 산다.

 

계속 반복되는 하루이기를.

별일 없이, 아픔 없이, 흔들림 없이.

매일매일 같은 각오로 살 수 있기를.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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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일심동책 - 디테일로 보는 책덕후의 세계 ㅣ 일상이 시리즈 6
김수정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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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정말 책에 진심이신 분들이 엄청 많으신 것 같습니다. 그런 분들이 책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뿜어내고 계시는 도서들을 내시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저도 책을 좋아합니다만, 그런 도서들을 보면 저는 비교도 안됩니다 ㅎㅎㅎ

 

내용들은 같은 ‘책’에 관한 애정고백이더라도, 쓰시는 분들의 경력 내지는 개성에 따라서 다 다릅니다. <일상이 일심동책>은 그림전공의 미술 교사, 김수정 작가님께서 내신, ‘북럽북’입니다.

 

미술 전공이여서 이런저런 많은 미술품들이 책이야기와 함께 들어있습니다. 바로 이런 점이 비슷한 류의 다른 책들과 차별점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덕후 이야기지만, 미술작품이 가진 에피소드들을 함께 즐길 수 있어서 매우 다채롭습니다. 재밌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_문인들은 그림을 볼 때 그저 바라보지만 않았다. 이미지와 뜻이 담긴 훌륭한 그림을 보면 손이 근질근질했다. 이 놀라운 그림을 보고 느낀 경이를 기록하고 싶었고, 누군가에게 자신의 감상을 알리고 싶었다. .... 이 그림의 지금 주인은 바로 나라며 도장을 쾅 찍어두고 싶었다.

 

이렇게 그림에 쓴 글을 ‘제발’이라고 부른다._[‘책의 여백을 대하는 자세’에서]

 

 

_그의 생명 같은 동생 테오 반 고흐와 제수 요한나 봉어 사이에 새 생명이 생겼다는 것, 그들은 태어난 남자아이를 형의 이름으로 부르기로 정했다는 것이다.

.....

‘빈센트 빌렘 반 고흐’ 드디어 외로운 그에게도 자기 분신 같은 어린아이가 생긴 것이다. 고흐는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조카에게 무엇이든 주고 싶었다. 생의 기쁨을 담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커다란 나뭇가지 위에 흰색 아몬드 꽃이 활짝 핀’ 그림을 아이의 침실에 걸어 주고 싶었다._[‘아몬드 나무 하우스가 있는 곳’에서]

 

 

또한 이북 리더기에 대한 내용이 있는데, 책의 물성에 대해서도 한 가지만 고집하지 않는 점이 좋았습니다. 이북을 아직 사용해보지는 않았지만 이 책 내용을 읽고 저도 적극 고려해보게 되었어요.

 

_이북 리더기의 대견함은 겨울에 빛을 발한다. 넉넉한 코트를 고라 입고 큰 호주머니에 손바닥만 한 이북 리더기를 집어넣은다. 찬 손을 넣었다 뺐다 언제든 꺼내서 책을 읽을 수 있다. ..... 문고판은 책의 선택권이 너무 좁다. 이북이 일상화된 요즈음, 나는 가볍고 휴대성이 좋은 이북 리더기의 장점을 온전히 누리고 있다._[‘웰컨 투 이북(e-book) 월드’에서]

 

 

살면서 애정을 갖고 몰입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 애정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더 큰 행운일 것입니다. 이런 느낌을 같은 공감대로 ‘그래 맞아’, ‘아하 나도 이렇게 해볼까?’,.. 하며 읽어 갈 수 있었던 ‘일상이 일심동책’!, 알아가는 즐거움도 함께 할 수 있어서 보람 있는 시간 이였습니다.

 

 

_책을 읽어 주고 또 읽어 주고, 조카에게 무슨 책을 물려줄지를 벌써 고민한다. 책처럼 나에게 정확한 인생의 비전을 선물한 존재는 없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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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아말 엘-모흐타르.맥스 글래드스턴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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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표지와 제목부터 각종 상을 휩쓴 이력들 까지 정말 읽고 싶었던 이 책을 받아들고 행복했다. 그냥 들고만 있어도 떨렸다. 열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오롯이 이 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주말에 읽었다.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두 작가의 이력을 신경 써서 읽었는데, 아말 엘모흐타르에 대한 안내 중에서, ‘베이루트에 살던 무렵 J.R.R.톨킨의 <호빗>과 SF드라마 <닥터 후>의 소설판을 통해 상상과 문자의 세계에 발을 들였고, <브리태니커 세계 대백과사전>을 펼치면서 그 세계에 눌러앉았다. 주로 지도, 책에 미친 여성, 아랍어 문자, 노래하는 물고기, 다마스커스의 꿈 공예가 등에 관한 이야기를 쓴다’ 하는 대목이 스토리를 이해해 나가는 데 매우 도움이 되었다.

 

특히 ‘호빗’과 ‘닥터 후’는 나도 정말 좋아하는 내 인생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추측이지만, ‘시간전쟁’이라는 용어는 닥터 후에서 가져온 것 아닐까 싶다.

 

 

레드와 블루의 행적을 쫓아가는 글쓰기에서, 서로의 흔적을 파악하면서 발견된 편지를 통한 소통을 담고 있다. 정신 바짝 차리고 읽지 않으면, 각자의 관점에서 합당한 시간을 바로잡는(?) 일을 하는 이 둘을 이해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천천히 곱씹으면서 읽어야 되는 소설이였다... ㅎㅎ 글에 담긴 풍경들을 열심히 상상하며 쫓아가야 한다.

 

_.... 역사는 계속 그 방향으로 풀려 갈 것이다. 돌멩이 한 개를 굴리면 3세기 후에 산사태가 일어나는 식으로. 이런 임무는 거의 주목받지 못하기에 저항도 적다. 레드가 계획에서 벗어나지만 않으면, 그렇다. 심지어 앞길을 막고 서서 비웃는 자 한 명 나오지 않는다.

 

레드의 적은, 그러니까 블루는, 레드가 남긴 편지를 읽었을까? 레드는 편지를 쓰는 일이 즐거웠다. 승리의 맛은 달콤했지만 개선 행진을 하며 약을 올리는 맛은 그보다 훨씬 더 감미로웠다. 보복해 보라며 도발하는 맛 또한._

 

 

레드와 블루의 각 서신은 빨강과 파랑 색깔로 구분해주고 있어서 읽는 이들을 도와주고 있다. 이 둘의 필체도 사뭇 다른데, 개인적으로는 호방함이 느껴지는 블루의 편지와 레드를 쫓는 블루의 시선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_“네가 놓은 함정에 하마터면 걸릴 뻔했다는 생각은 어찌나 달콤한지(시간이라는 실로 내 발을 묶으려고 했겠지, 아마도? 이거 참, 안 미안해서 어떡한담), 나도 모르게 압도되고 말았다는 걸 고백해야겠어.

.....

‘그렇게 되면 우리는 서로의 숨통을 더욱 모질게 물고 늘어질 거야’라니. 아아, 나의 꽃잎. 넌 그게 꼭 나쁜 일인 것처럼 말하지._[블루 편지 중 하나, ‘나의 완벽한 빨강에게’에서]

 

이 둘, 어떡하지?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전개는.....

 

역사 속에서 피튀기는 경쟁을 하는 이 두 스파이는 어쩌면 예술가 같다. SF로 읽었으나, 이 둘의 냉혹하고 달콤한 감성에 사랑으로 여운이 남는 이 이야기....

 

스펙타클 심리극에 더 가까웠고, ‘시간전쟁’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등장하는 역사적, 공간적 배경들, 인용문구들도 모두 챙겨 읽어야 하는 소설이였다. 한 번 독서로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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