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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나의 작은 집에서 경험하는 크고 안전한 기쁨에 대하여
김규림 외 지음 / 세미콜론 / 2021년 5월
평점 :
여기에 이사올 때만 해도 이런 식으로 계속 머물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외국에 숙소를 계약하고 들어왔었고, 이곳에 짐만 옮겨놓고 1년에 반 이상은 왔다갔다 하려고 계획했었습니다. 헌데 팬데믹 이슈로 발이 묶여버렸습니다. 그렇게그렇게 금방 풀리겠지 싶다가 결국 지금까지 눌러앉게 되었지요.
그냥 그렇게 지금 머무는 곳이 그대로 현재의 집이 되었습니다 ㅎㅎㅎ
좋아지지 않는 팬데믹 상황 때문에 정말 말 그대로, 지금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10명의 다양한 직업군의 저자들이 집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책,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목을 보는 순간부터 정말 그냥 공감이 되더라구요. 한 사람이 아니라 10명의 다양한 집, 다양한 상황들, 생각들이 읽는 재미와 함께, ‘이 내용은 나와 비슷하네’ 싶어지는 지점들을 찾아보게 합니다.
개인적으로 특히 와닿았던 몇몇 대목을 옮겨보겠습니다.
_혼자 일하고 혼자 사는 사람은 매일매일을 쪼개어 살아야 한다. 자신만의 규칙과 방식을 정해놓지 않으면 쉽게 무너진다._[‘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드라마: 봉현’에서]
_나는 왜 자꾸 사물의 위치를 바꾸고 정리에 열을 올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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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를 잘하는 것과 정리 정돈을 잘하는 것은 엄청나게 다른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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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브랜딩한다는 것. 그것은 집을 이런저런 콘셉트로 꾸민다는 것이 아니다. 다 덜어내고 집과 나의 본질을 생각한다는 것이다._[‘집이라는 브랜딩: 김희정’에서]
_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여유로워졌다.
어느 한낮이었다. 작업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데 당장 급한 일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제야 의자에 등을 기대고 창밖을 바라본다.
그래, 가끔 이런 날도 있어야지._[‘오늘이라는 아무 날의 집: 임진아’에서]
몇 년을 외국에서 지낼 때, 제 짐은 캐리어 1개와 노트북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일부러 짐을 늘리지 않았었지요. 헌데 이렇게 여기에 묶이게 되면서 짐들이 계속 늘어서 지금은 이사도 힘들겠다 싶어지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된 제 공간을 둘러보게 되었는데요. 정말 제 취향으로 채워져가고 있더라구요. 거기에 맞춰서 이 안에서의 나의 생활은 어떠한가에 대한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집’이라는 공간과 여기에서 보내는 시간에 대하여 최선을 다하고 싶어졌습니다.
자신의 시간과 공간에 진심이고 싶은 이들,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_자신을 파악해 취향과 역사에 집중해보고
현재의 스스로를 가장 기분 좋은 상태로 놓아두는 것.
집이 지금 이 순간의 형태로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_
_의미없는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마음이 가장 드라마틱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나의 집에서 나만의 오늘을 산다.
계속 반복되는 하루이기를.
별일 없이, 아픔 없이, 흔들림 없이.
매일매일 같은 각오로 살 수 있기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