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 지친 너에게 권하는 동화속 명언 320가지 ㅣ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1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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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어쩌면이 아니라 정답일 것 같다.

 

경험이 쌓일수록 진리는 단순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뭔가 대단하고 거창한 것이 가득할 것 같은 인생이었지만 어렸을 때 동화 속에서 접했던 이야기들이 결국 답이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은 단순히 동화 속 명언들만을 안내해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린 왕자, 파랑새,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꽃들에게 희망을, 모모, 마당을 나온 암탉, 오세암, 마틸다, 푸른 사자와 니니, 폴리애나 등등 각 작품들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풀어놓았다.

 

그 스토리를 풀면서 저자의 감상도 넣어놓아서 각각의 글이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같은 책을 읽고 내가 느꼈던 바와 이리저리 비교도 해보고 공감도 할 수 있었다.

 

한 가지 더 좋았던 점은 각 작품의 저자에 대한 설명도 심플하지만 성향까지 거론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거기에 챕터 마지막 페이지들은 해당 작품을 읽고 나서 던질 법한 질문을 넣어놓아서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거나, 타인과 생각을 나눠볼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작은 책이지만 꼼꼼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듯 했다.

 

하지만 그 시간을 다 치밀하게 채우지 않았어도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되뇌이는 명언 320가지만 잘 읽어가도 좋을 것이다. 휴식처럼 권하고 싶은 책이였다.

 

 

_197. 이젠 달라져야 한다. 지난날을 후회하고 한숨만 쉬고 있을 지금이 아니다. 이제부터는 지난날처럼 헛보고 헛살지 말고, 바로 보고 바로 살아야겠다. 삶은 양이 아니라 질이라는 것을 잊어버리지 말자._ [‘눈처럼, 연기처럼, 깨끗한 마음: 오세암’에서]

 

_235. 너를 고양이처럼 만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단다. 우리들은 그냥 너를 사랑하는 거야._ [‘머뭇거리는 순간에 필요한 용기: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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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 (빅북 김민지 에디션) ㅣ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크로스오버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민지 그림, 김양미 옮김 / 인디고(글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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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머리 앤 시리즈는 성인까지 이어지는 앤 스토리까지 쭉 이어지지만, 저는 초록 지붕 집에 처음 도착해서 쉴 새 없이 재잘거리고 주변 풍경을 섬세한 감수성으로 표현하는 호기심 많은 그 시절의 앤을 제일 사랑합니다.

 

어렸을 때 처음 접한 앤은 바로 이 첫 스토리인데, 그 당시에는 깨알 같은 글씨에 작은 삽화몇 개만 들어간 책으로 읽었었습니다. 다른 고전들도 마찬가지였구요.

 

 

그래서 최근 개성 있는 그림들과 함께 나오는 고전시리즈들을 흥미롭게 찾아보고 있는데요. 이번에 김민지 작가의 투명한 수채화를 담은 ‘빨간머리 앤’이 인디고(글담출판사)에서 <빨간머리 앤 스페셜 에디션> 으로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원작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앤이 좀 더 평범한 얼굴이였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잔잔하면서도 세련된 색감이 그 장면의 분위기도 잘 표현해주고 있어서 더 좋으네요. 완전 소장각입니다~

 

이렇게 또 기억나지 않은 그때의 감수성 탐험을 해봅니다. 기분 좋은 하루가 매일이였던 그때를 소환합니다, 오늘부터 시작~~

 

 

_어차피 상상할 바엔 멋있는게 더 좋으니까요. 여러 가지 꽃과 하늘거리는 깃털로 장식한 커다란 모자를 쓰고, 팔목엔 금시계를 차고, 새끼 염소 가죽으로 만든 장갑과 부츠를 신었다고 말이죠.

 

전 금세 기분이 좋아져서는 섬까지 오는 동안 여행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어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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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의사와 미친 이웃들
니나 리케 지음, 장윤경 옮김 / 팩토리나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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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아, 정말 이러면 안 돼.’ 속으로 나는 생각한다. ‘지금 여기 누울 수 없어. 바깥에 환자들이 앉아 있잖아. 문을 안쪽으로 활짝 열어놓고 압박하고 있잖아. 진료기록을 새로 업데이트해야 해. 또 나는 당장.... 해야 해.’ 그리고 보통 이런 순간에 잠이 들어 버린다.

 

나는 지금 50이 넘었다. 그럼에도 이런 어린아이 같은 고집을 다시 부린다. 어린 자아의 일부가 내 안 어딘가에 깊이 잠자고 있는 것처럼. 이제 막 일어나 어른 자아를 한입에 삼키려는 것만 같다._

 

 

의사인 자신의 설명이나 조언은 통 제대로 듣는 것 같지 않는 환자들만 오고 가는 병원의 엘렌, 한 가정의 착실한 아내처럼 보이지만 진료실에서 생활한 지가 좀 되었다. 다른 직원들은 모른다.

 

엘렌은 병원에서든 가정에서든 지쳐 보인다. 시니컬해졌지만 한편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하다.... 우연히 SNS로 연락이 닿은 옛애인과 바람이 나는데, 이것이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을까? 그 와중에도 미친 환자들과의 진료는 계속 된다....

 

 

전반적으로, 참 재미있고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었다. 북유럽 소설 특유의 유머와 시니컬함이 적절히 들어있는 것이, 얼마 전 읽은 ‘불안한 사람들’도 생각나게 하였다. 매력 있었다.

 

오랜 시간 성공적(?)으로 유지해온 삶이라 여겨지고 있지만, 보기와는 다르게 답답하고 단조로운 일상에 갇혀 있다고 생각하는 주인공, 그런 자신을 위해 돌파구를 찾아나선 그녀는, 한 번 이상은 느껴보았던 혹은 앞으로 꼭 한 번은 당면하게 될 수도 있는 각자 마음 깊은 곳에 있는 보편적인 인물일 것이다. 마침내 돌파구를 찾았다고 느꼈으나 또 그 속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심리도 잘 그려져 있는 점이 흥미로웠다.

 

 

물론, 주인공의 환경은 나와는 다르니까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찬찬히 읽다보면 매일을 살게 하는 에너지는 무엇일가에 대하여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등장하는 환자들은 진단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른 결핍 때문은 아닌지 의문을 가지며 읽게 된다. 더불어 의사라는 직업의 특징 덕분에 엿볼 수 있는 진료 상황들, 주인공의 내면은 소설을 더 풍성하게 하고 개연성 있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내겐 ‘우리 각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소설이였다. 답은 명확하지만 알아내는 방법은 제각각일 것이다.

 

 

_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레 깨닫게 됐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해주다가 내가 모든 걸 악화시켰어. 아주 오래전부터 엄하게 호통쳤어야 했는데. 이제 너무 늦었지.

 

드물게나마 큰소리치면 그 사람은 그냥 웃기 시작해. 세상에, 당신 그렇게 소리 지를 때 얼마나 바보 같은 줄 아냐며 나가버려. 그녀는 나를 존중하는 마음이 조금도 없어._ [‘어느 토요일 아침의 은밀한 재회’에서]

 

 

_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는 게 세상이지. 토레가 말한다. 그는 우리 어머니처럼 속담을 참 좋아한다._[‘흔들리는 진자의 세계’에서]

 

 

_“있잖아요. 갑자기 다 지긋지긋해졌어요. 온갖 약에 대기줄 그리고 늙은이들까지. 약국에서는 보행기끼리 부딪쳐도 미안하다고 하지 않아요. 그래서 차라리 화장품 가게에 가기로 했어요. .... 저는 약국보다 화장품 가게가 더 마음에 들어요. 풍기는 냄새도 좋고, 사람들도 친절하거든요.”_ [‘24시간의 행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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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간신열전
최용범.함규진 지음 / 페이퍼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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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본래 간신이란 국왕에게 간사한 짓으로써 총애를 얻어 국정을 농단하는 자를 일컫는다. 그러나 국왕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시기에는 서슴없이 왕권을 무시하고 권력을 농단하는 자를 일컬어도 될 것이다. 송유인이 바로 그랬다._

.....

 

앞서 소개한 팔관법 중

1. 순조로울 때 그가 어떤 사람을 존중하는가를 살핀다.

2. 높은 자리에 있을 때 그가 어떤 사람을 추천해 기용하는지를 살핀다.

3. 부유할 때 어떤 사람을 접촉하는지, 즉 어진 사람을 기르는지 간사한 자를 기르는지를 살핀다.

4. 가난할 때 그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는지, 가난 때문에 이리저리 휩쓸리지 않는지를 살핀다.

 

등 4가지 항목에서 그는

 

1. 힘있는 자를 존중하고,

2. 뇌물을 바치고 아첨하는 자를 추천하고,

3. 부유할 때는 권세 있는 자에게 뇌물을 바치고,

4. 가난할 때는 출신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돈 있는 여자를 택해 결혼을 했다. 그리고 버렸다. _ [‘위기관리와 변화경영의 귀재, 송유인’에서]

 

 

세상이 말하는 소위 대단한 권력이나 부를 가져본 적이 없어서, 내가 그 자리에 든다면 나는 이러이러 할 거야 라는 확신은 없다. 권력을 가지면 뇌구조(아마도 사고방식)가 바뀐다는 연구결과도 있을 정도이니 타고난 성향과 별도로, 환경과 상황에 따라 얼마나 변화무쌍할 수 있는 존재가 인간인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려진 내용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역사를 통해 그 당시를 국가안팎으로 망친 간신들, 역적들을 살펴보는 까닭은,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과, 현재로 가져와서 자신 스스로와 타인들, 집권층들의 행태를 경계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참 잘 써졌다고 생각한다.

 

삼국시대부터 최순실 까지, 그 형태에 따라 간신의 종류를 분류지어 다뤄놓았다. 그래서 뜻밖에 그 형태가 다양함에 놀랐고, 각 시대상, 인사관리, 사람 보는 법과 같은 내용들까지 적절히 넣어놓아서 자기개발서 같은 면도 가지고 있어서 책 읽기에 보람을 더해주고 있었다.

 

시대를 관통하며, 별 변화 없는 행태들은 통탄할 일이지만, 비판은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그리고 그렇게 판단된 좋은 내용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지지를 해야 할 것이다. 무관심과 편견이 제일 무섭다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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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먼트
테디 웨인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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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먼트 리뷰대회]


학부 때 가장 공들인 단편소설로 컬럼비아대학 순수예술 석사과정, 문예창작 프로그램에 등록한 주인공. 아무에게도 보인 적이 없는 소설을 처음 합평 받는 날, 냉혹한 평가들에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자신의 글을 긍정적으로 얘기해주는 한 학생, 빌리... 그는 작품에 대한 꼼꼼한 멘트와 더불어 격려하는 추신도 잊지 않았다. 이렇게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것, 같은 석사과정에 있다는 것 말고는, 가정환경, 사는 곳, 경제상황 까지 모든 면이 상이한 두사람. 주인공은, 훌륭한 글을 쓰고 장학금으로 겨우 진학할 수 있었다는 불우한 환경의 빌리에 비해, 쉽게 자금을 손에 얻었고 좋은 주거환경에 살고 있는 자신이 부끄럽다.

 

거주하던 곳에서 나와야 했던 빌리는 주인공의 너른 공간에 함께 기거를 하게 되면서, 밀도감 있는 심리와 사건들이 이어진다. 그 중심에는 신랄하면서도 재능 있고 에너지 넘치는 빌리가 있었는데, 구체적이고 섬세한 묘사와 행동들로 지루함 없이 쭉 완독할 수 있었다.

 

 

살리에리의 모차르트에 대한 동경과 부러움, 질투의 복잡한 감정을 주인공이 빌리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부분에서 잘 읽을 수 있었는데, 우리 모두 예외가 될 수 없을 것 같은 감정들이 섞여있어서 남일 같지 않았다. 어느새 주인공의 생각을 공감하며 쫓아가게 된다.

 

_빌리는 알지 못하는 것 같기도 했지만 그는 정말 사기꾼 같은 게 아니었다. 그가 가진 재능은 선물 같은 것이었고, 그런 단지 그 재능이 가져다줄 수 있는 외적인 보상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평생 동안, 그저 자기의심만 하게 되는 게 아니라 성취감을 줄 작업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는 뜻이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심지어는 그냥 운이 좋아서 기회가 많았던 사람들도 그런 안도감은 느끼지 못했다.

 

자신들이 하도록 운명 지어진, 직업이라기보다는 소명에 가까운 바로 그 일을 하고 있다는 안도감을._

 

개인적으로는 이 한 문단이 전부를 말하고 있는 듯하였다. 자신이 천재인 줄 모르고 그저 자연스럽게 그 고귀함을 쏟아내는 이를 질투하는 괴로움..... 어처구니없는 실수, 그것으로 파생된 결과..... 창작의 고통까지....

 

 

뭔가 폭풍을 몰아치듯 지나간 시간들 속에 주인공은 성장을 거듭한 것은 사실일 것이다. 천재는 의외로 소박하지만 그를 쫓는 이들이 무리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소소하게 마무리되는 스토리는 그 시절을 떠나 많은 세월을 지난 후에 만난 친구들을 떠오르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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