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
애니 라이언스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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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이 나이가 되면 죽음에 대한 집착을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아진다. 죽음이 뒤에 도사리고 있지 않았던 때가 과연 있기는 했을까._p10

 

_남자의 목소리에서 동정과 우려가 느껴지자 그에게서 멀어지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지요. 고마워요. 그럼 저는 이만...”_p24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던 85세 유도라 허니셋, 가족들은 모두 먼저 떠났고 홀로 지내고 있는 할머니다.

 

항상 당당하게 수영을 즐기는 세련된 할머니지만 그냥 그런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 죽음을 준비하고자 한다.... 그러다 만난 로즈라는 아이, 이 아이는 유도라의 삶에 훅 들어온다. 아이와 대화하는 시간도 늘고 수영도 가르치며 지루했었던 생활에 리듬이 생긴다.

 

재기발랄한 로즈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여기에 스탠리라는 비슷한 연배의 할아버지와도 가까워지며 나이듦에 대한 생각,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게 된다...

 

 

이제 나도 나이를 먹었는지, 주인공이 할머니나 할아버지인 경우에는, 내가 그 나이라면? 하고 대입시켜본다. 편안한 삶을 살아가다 미련없는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헌데 만약 뜻밖의 활기가 생긴다면? 그렇다면 또 세상이 달라 보이지 않을까?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세상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이 소설은 말해주는 듯 했다.

 

인생의 어느 선에 서있든지 서로가 필요하다는 것을 따뜻하게 전해주고 있는 이야기다.

 

참 밝고 찡한 소설이다.

 

 

_유도라는 자신의 외모에 자부심이 있었지만 옷에 관해서는 늘 소심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것을 후회하는 걸까? 내가 왜 이렇게 신경을 쓰고 있지? 그래 봤자 모르는 사람의 생일 파티일 뿐인데. 게다가 스탠리를 잘 아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더 신경이 쓰이는 건가? 아니다! 유도라는 스탠리 마첨이 무슨 생각을 하든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

 

그렇지만 자신을 위해서 좀 노력하고 싶은 건 사실이었다._p158

 

 

_유도라는 인내심이 바닥났다. 그녀는 앞을 헤치고 나가 청년과 정면으로 맞섰다. 그는 유도라보다 족히 삼십 센티는 더 크고 반세기나 젊었지만 그럼에도 겁을 집어먹은 것 같았다. “이것 봐요, 젊은이. 나는 앨버트를 탈 거예요. 알겠어요? 그러니 길을 좀 비켜주쇼. 그래야 타지.”_p243

 

 

_"저도 아주 굉장한 죽음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뒤돌아 나오며 로즈가 말했다.

네 고객들은 수다스러운 죽음을 맞겠구나.” 유도라가 말했다.

전 조용한 게 싫단 말이에요.”

그건 나도 이미 안다.”

유도라 할머니, 만약 때가 온다면 제가 할머니의 죽음전문가가 되어 드릴께요.”_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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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밤에
세실 엘마 로제 지음, 파니 뒤카세 그림, 김지희 옮김 / 오후의소묘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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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어제는 깜깜한 밤에 잠에서 깼어.

그리고 내 책상 위에 고양이가 앉아 있는 걸 봤지.

진짜 고양이였어.

털이 있고 야옹 소리를 내는 진정한 고양이 말이야.

나는 고양이랑 같이 살지 않지만 나이 든 그 고양이는 아주 익숙한 듯 앉아 있었어.

그는 고양이 중의 고양이 파타무이였어..._

 

 

한 아이가 고양이 파타무아를 따라 밤의 여행을 다녀온 이야기, <세상 모든 밤에>....

 

지붕 위를 걸어가며 창문마다의 사람들도 엿보고,

생쥐도 만나고수십만개의 그림자들의 속삭임을 궁금해하기도 합니다.

 

푸른빛의 거대한 개와 재즈클럽에서 흘러나오는 음표들~

 

음표가 이끄는 열기구를 타는 상상을 하고 나팔을 배워보기로 결심도 합니다~

 

이렇게 이 아이의 여정은 아름답고신비스럽고 따뜻합니다.

 

우리의 밤도 그럴까요잠든 후 나는 어디를 다녀오는 것일까요?

 

이런 밤의 꿈이라면 천 번도 만 번도 함께하고 싶습니다...

 

그냥 고양이 파타무이가 이끄는 대로그냥 그렇게 가는 곳마다 이야기가 있고아름다운 그림이 있었습니다.

 

제 밤에 대한 희망과 환상으로 행복했었던 그림책, <세상 모든 밤에>입니다.

 

 

_세상 모든 밤에 사람들이 저마다의 파타무아를 따라간다면

모두들 더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을 수 있을 텐데.

그럼 지구도 분명 더 나은 곳이 되지 않을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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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이를 위한 성교육 배움 노트 - 보건 쌤의 성교육 수업 성교육 배움 노트 시리즈
조현아 외 지음, 이효실 그림 / 한솔수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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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이들은 학교에서 어떤 성교육을 받을까요보수적인 한국 교육계에서 참 뒤쳐져 있는 것이 이런 쪽이라고 하는데요교육현장이 아이들의 성장속도를 못 따라가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세대간 갈등은 물론 범죄로도 연결혹은 정신적 신체적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문제들을 낳고 있을 텐데요.

 

평소 딱히 접해볼 일이 없는아이들을 위한 성교육교재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바로 보건 쌤의 성교육 수업 시리즈 중, <남자아이를 위한 성교육 배움 노트>입니다.

 

제가 본 것은 이미지위주의 교재였지만그 내용도 자세하고 알찼습니다성교육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난자와 정자의 수정부터신체의 변화를 비롯해서 나 자신에 대한 존중감친구와의 적당한 거리와 예의양성평등까지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특히 남자어른들도 꼭 봤으면 좋겠다 싶은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도서 후반부에는 가족을 이루는 내용까지 이어졌는데요역시나 성 역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마지막 페이지의 모두 성폭력이야!” 에서는 정말 다 이 내용을 알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교육서를 보면서 어쩌면 각 가정에서 아이들이 교육받는 내용을 못따라가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왜냐하면 여전히 관련 이슈들이 매일 사회문제로 언급되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있다면 같이없다하더라도 한 번씩 열어봤으면 합니다.

 

여자아이를 위한 성교육 배움 노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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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 - 최신 신경과학이 밝히는 괴롭힘의 상처를 치유하는 법
제니퍼 프레이저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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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괴롭힘의 패러다임은 너무 깊게 뿌리박혀 있어서 30년간의 신경과학 연구에도 여전히 우리는 뇌가 치유 불가능한 지경에 이를 때까지 이를 무시한다메르체니치는 뇌가 처참하게 망가져야 의료전문인이 달려들지만 그때는 이미 늦다고 안타까워한다이것은 마치 자신의 뇌를 무시하고 내팽개치는 것과 같은데문제는 이런 현상이 우리 사회에서 흔히 일어난다는 것이다._p257

 

_뇌에서 마음 속 가해자에게 할당되는 시간이나 대뇌피질 공간을 없애면이 파괴적인 신경망을 지탱하는 뇌 속 신경망은 퇴화된다그렇게 되면 회복된 우리의 마음은 자기를 방치하지 않고 스스로를 돌보며뇌와 몸 모두를 위해 학대 없는 치유의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마침내 마음--몸의 삼위일체가 이루어진다._p87

 

_동료 연구진의 검토를 거쳐 반복 시행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학대와 방치로 인한 피해는 개인마다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_p232

 

 

벌써 온라인서점 상위권에 올라있는괴롭힘 및 학대 치유 전문가이자 교사인 제니퍼 프레이저의 <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

 

괴롭힘과 학대가 뇌에 미치는 영향들을 의학적과학적 연구들과심리 치료 과정그리고 사회적인 정서까지 솔직하고 자세히 다루어 주고 있는 책이다.

 

뇌에 대한 새로운 접근부터 시작하여학대가 자행되는 다양한 형태들역사적 사실을 통해본 복종과 괴롭힘의 상관관계뇌의 잠재력 훈련과 더불어 괴롭힘에 대해서 뇌가 기억하는 방식에 대한 내용몸과 뇌그리고 세뇌.... 뇌를 회복하는 방법들까지... 정말 많은 내용들이 들어있었다.

 

음악계와 스포츠계에서 이뤄지는 교육과정상의 강요-영화 위플래시’ 에서처럼가 학대라는 것그리고 학대하는 뇌와 학대받는 뇌복종에 대한 패러다임마침내 이룬 소위 성공이라는 것이 진짜인가 하는 의문을 이끌어내는 챕터가 기억에 유독 남는다.

 

왜냐하면 괴롭힘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형태는 지금 한창 회장중인 드라마 글로리에서 나오는 형태만을 떠올리기 쉽기 때문이다잘 되기를 바래서 행하는 교육상의 과정은 학대가 아니다는 생각이 일반적이고 특히나 해당하는 학생이 그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게 되면 그 과정도 정당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학대받았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는 눈부시게 성공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예시를 들고 있었다그러면서 자기 믿음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었다초점이 밖이 아니라 안에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이런 예들은 한국사회에서도 공공연하게 많이 일어나고 있는 바이다.

 

또한 인상적이였던 내용은 가해자도 치료 가능한 존재로 보고 있는 것이다바로 뇌의 회복력을 믿는 것이다... 그래서 뇌의 속성에 대한 내용들이 많다이 부분이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었다스톡홀름 신드롬 같은 이미 알려진 내용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볼 수 있는 경험도 흥미로웠다.

 

 

읽다보면생각보다 많은 종류의 괴롭힘에 깜짝 놀라게 된다. ‘혹시 나도 저기 어디쯤에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많은 경우의 수에 한번더 가슴을 쓸어내리게도 한다.

 

이렇게 사례와 연구설명들을 쫓아가다보면 뇌를 살릴 수 있는 방법들을 매 챕터 마지막에서 만날 수 있었다가해자도 피해자도 다 적용할 수 있고아이에게 성인에게도 도움 될 만한 훌륭한 내용들이였다.

 

 

이 책을 계기로괴롭힘에 대한 편견이 많이 변화하게 되었고스스로를 돌보는 법에 대한 생각은 깊어졌으며남을 챙겨보게 되는 의미들그리고 그 안에는 결국은 공감’ 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을 다른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느꼈던 너무 마음 아프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은 어느새 사라졌고뇌와 관계에 대한 사유가 더 깊어진 기분이다.

 

무조건 추천하고 싶다치유와 공감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지 않을까.

 

생각보다 따뜻한 책이다.

 

 

 

_... 학대 신고를 받고도 피해자를 보호해주지 않는 사람들은 형사 고발을 당해야 한다제도적 공모에 종지부를 찍고 싶다면아동 학대를 돕고 부추긴 데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아동 안전은 신성한 신뢰의 영역으로 볼 필요가 있다._p311

 

_중요한 것은 신경과학 연구 결과를 이용해 학대는 악순환된다는 점즉 남을 학대하는 사람이 대부분의 경우 한때 피해자였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다. ..... 신경가소성이란 우리가 노력하다면 학대의 책임을 자기 자신에게 돌려 자살사고를 하는 사람을 구해낼 수 있다는 의미다._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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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날아 차 - 작심삼일 다이어터에서 중년의 핵주먹으로! 20년 차 심리학자의 태권도 수련기
고선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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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내가 가장 위로받은 말은 저는 60kg 이하인 여자랑은 대화 안 해요’ 였다암요선생님저도 그래요살과 싸우지 않기로 했다그리고 다이어트를 단념했다._p93

 

_태권도라는 운동은 다른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었다새하얀 저 도복을 입고서는 뭔가 다른 목표를 세워야 할 것만 같았다건강해지자몸과 마음이 튼튼한 운동뚱이 되자!_p42

 

 

지금까지 임상심리전문가로특히 자살 사별자를 가장 많이깊게 만나온 고선규 심리학자가 있다.

하는 일은 정신노동에 가깝고평생 걷기보다는 앉아있는 것을앉아있는 것보다는 누워있는 것을 좋아하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러던 이가쉰 살을 앞둔 어느 날태권도를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인생을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되는 등의 과정을 이 책, <내 꿈은 날아 차>에 참 맑고 명쾌하게 풀어놓았다.

 

외국에 있었을 때 발견했었던 태권도장들에는 한국과는 다르게 항상 성인들로 가득 차 있어서 놀랐었던 기억이 있는데이렇게 책을 통해서 만난 태권도장그것도 여성관장님이 운용하는 그래서 성인여성회원들로 이뤄진 공간은 너무 매력적 이였다저자도 언급했듯이한국에서는 성인이 태권도를 초급부터 시작하는 것이 어려울뿐더러여성이라는 것 때문에 따르는 많은 제약들도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저자가 나와 비슷한 세대여서 정서적심리적신체적으로 참 공감이 되는 부분들도 많아서 더 술술 읽혔던 것 같다때로는 깔깔 거리며 책장을 넘기고때로는 글 안에서 느껴지는 태권도의 힘과 활기찬 에너지에 압도되기도 하면서 정말 행복한 읽기를 마쳤다.

 

과격한 운동은 엄두도 못내는 나지만이런 태권도장이 가까이 있다면 나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까지도 들었다시원한 발차기에서 느껴질 그 자유는 어떤 느낌일까점점 새로울 것이 없어지는 나이에 다른 세상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내게 상쾌한 에너지를 마구 준고선규 에세이 <내 꿈은 날아 차>,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다인생이 심심해졌거나내가 뭘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혹은 너무 건강이 걱정된다 하는 이들에게 더 권하고 싶다읽다보면 저자와 같이 배우는 이들그리고 태권도 자체의 활기찬 에너지를 팍팍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모두 진짜 건강한 삶이란 무엇인지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_무릎을 접었다 폈다 할 때 드득드득 소리가 나고 스마트 폰트를 크게’ 설정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한다그런데 물리적 나이와 체력에 비해 마음은 그렇지 않다마음은 시간의 물리적 법칙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마음은 제멋대로 뒤로앞으로 왔다갔다하면서 현실을 자각하지 못하게 할 때가 있다._p98

 

 

_꽤 그럴듯한 기합 소리를 발화하는 데 몇 개월이 걸렸다내가 내지를 소리에 내가 놀랐다소리를 내지르는 순간 머릿속으로 틀리면 어쩌나못하면 어쩌나다른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보면 어쩌나 하는 생각들이 날아가고 바로 여기 있는 나만 느껴졌다._p155

 

 

_수련 첫 몇 달은 발 차는 재미에 몰두했다면 이제는 품새의 새로운 매력을 느낀다품새는 태권도에 대한 잘 짜인 한 편의 이야기 같다고나 할까._p165

 

_태권도라는 완전히 낯선 움직임에 집중하고 허공에 내지르는 주먹과 발을 보며 내가 알고 있는 내가 깨지고 변화하는 것을 느낀다._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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