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목요일마다 우리를 죽인다 - 증오 대신 사랑을, 절망 대신 희망을 선택한 한 사형수 이야기
앤서니 레이 힌턴 지음, 이은숙 옮김 / 혜윰터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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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 시즌2에서 다룬 고 정원섭 씨 이야기영화 모리타니안’ 이 책, <그들은 목요일마다 우리를 죽인다>... 모두 실화이고 억울한 옥살이와 판결을 다룬 것이다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인종차별종교에 대한 편견 등으로 억울한 일을 당한 이들의 이야기들은 듣고만 있어도 화가 난다.

 

_나는 일어섰다이제는 맞서야 했다교도관의 총을 낚아채서 필사적으로 도망치리라자유로운 사람으로 죽고 싶었다내가 선택한 방식으로 죽고 싶었다._p177

 

1985신원을 오인해서 생긴 일이 가난한 흑인이라는 이유로 사형까지 선고 받은앤서니 레이 힌턴은 분노원망체념포기....를 넘어 생존에 대한 용기를 낸 인물이다. 27년 동안 수감자들의 마음까지 변화시키는 등불같은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마침내 2015년에인권 변호사브라이언 스티븐슨의 도움으로 누명을 벗고 석방되었다.

 

그 인고의 시간을 담아놓은 내용이다스스로 느낀 속 깊은 감정과 생각부터부조리한 법의 적용수감생활들이 담겨져 있다수감생활 속에서도 사람들이 있고관계가 있고 서로 느끼는 연계가 있다.

 

_내 사형 집행일이 잡히면 교도관들이 나를 죽일 것임을 나도그들도 알았다다른 방법이 없었다.

.....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그것이 우리를 혼란스럽게 했다그들 또한 우리의 가족이었다이 어둡고 눅눅하고 비좁은 세상 한 귀퉁이에서 우리는 일주일에 6일을 함께 어우러져 함께 울고 웃는 얄궂은 삶을 살았지만목요일마다 그들은 우리를 죽였다._p341

 

_잠시 후쿵쾅대던 심장이 가라앉고 숨쉬기가 편해졌다머리를 들고 둘러보니욕실 크기가 수감실만 했다나는 욕실 매트에 머리를 대고 바닥에 누웠다.

그날 밤은 거기서 자야 할 것 같았다.

그곳이 집 같은 느낌이 들었다._p372

 

 

소설이라면 흥미롭게 읽었을 내용이지만실제 겪은 일이라고 하니마음이 편치 않았다사형제도 존속에 대한 의견은 각자의 몫일 것이다핵심은 어떤 상황에서도 억울한 사람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두 읽어보았으면 한다.

 

_어디에 있든어떤 사람이든누구나 옆 사람에게 손을 내밀 수 있고어둠을 밝히는 빛이 될 수 있다._p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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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서울을 걷다
함성호 지음 / 페이퍼로드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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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서대문이 어디 있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서대문 근처 하면 누구든지 잘 알고 있다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이는 우리의 독특한 지리 관념에서 비롯된다서양인은 선적인 길 찾기를 하고 한국인은 점적인 길 찾기를 한다서양의 가로 중심의 길 찾기는 가로를 따라 대상을 순차적으로 나열한다그러나 점적인 길 찾기는 선적인 과정이 생략되어 있다아는 길도 물어가라는 옛말은 점적인 길 찾기의 길 없음즉 길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이 길이 될 수 있는 복잡한 체계에 대한 경고다._p194

 

길 찾기 같은 개념에 대한이런 심리적 문화적인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는, <사라진 서울을 걷다>는 건축하는 시인함성호 작가의 서울 이야기 이다.

 

_오늘도 서울에서는

자본만이 풍경이 되어

모두를 전생으로 만든다

때때로 많은 것을 허물었지만

그곳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었다_

 

단순히 건축학적으로 보는 서울의 풍경만을 담은 것이 아니라역사 속에 견뎌낸 서울의 생채기들과 물질주의로 얼룩진 잘못된 도시사업도시복원역사서 속 내용들민주시위문학작품들 까지도 다루고 있다그렇게 읽다보면 어느새 그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_심지어 청계천 복원 공사는 고도제한을 풀어서 고층빌딩을 만들기 위한 조경 공사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실정이다이렇게 되면 애당초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 생태에 대해 아무 관심 없었던 게 되고 만다특히 청계천은 조선 시대 한양의 하수도로 당시 생활상에 대한 정치적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었던 중요한 유적지다.

 

그러나 서울시는 형식적인 발굴 조사만 시행했고심지어 서울시가 공사 중에 광통교 교각을 훼손한 것이 문제시되자 이명박 시장은 돌덩이 하나로 웬 호들갑이냐라고 문화유적에 대한 무지를 드러냈다.

 

많은 환경단체와 시민단체에서 수도 없이 비판과 건의를 했지만서울시는 예정대로 초고속으로 청계천 복원을 단행했다. .... 성숙한 공공경영의 모범을 만들 기회를 스스로 저버린 것이다._p122

 

_당시 박종철의 죽음 이후에 터진 이한열의 죽음은 더는 안 된다라는 국민 일반의 의식을 불러일으켰고당시 군부 독재에 지칠 대로 지친 시민들을 신촌 로터리로 몰려 들게 했다._p222

 

 

또한 저자의 삽화들은 꾸밈없이 소박하여 따뜻함이 묻어나서 이 글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_지금은 자연이 작은 인공물로 대치된 곳이 삼청동이다그래서 알게 모르게 우리를 이끄는 시간의 흔적들이 작은 벽낡은 계단까지 고스란히 배어 있다이 짧은 시간이 가을의 색과 가을의 빛과 만날 때 우리는 다시 한번 아하고 감탄한다._p134

 

 

한 도시를 거닌다는 것은단순히 길을 걷는 것만이 아니다많은 기억들과 흔적들을 오롯이 경험하는 것이다꼭 서울만이 아니라도시를 제대로 여행하고 싶은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픈 책이다저자를 통해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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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 인간의 시계로부터 벗어난 무한한 시공간으로의 여행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보희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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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히 현대물리학 관련 내용들을 읽어오면서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이 미시적거시적 세계에 대한 해석을 하는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을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되었다하지만 이 두 개념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어서 이 둘을 조화있게 할 수 있는 물리학 이론들이 계속 연구 중인 모양이다.

 

이 문제의 해결책으로새로운 루프양자중력이론을 수립하는 데 오랜시간 공을 들여온 물리학자가 바로이 책,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의 저자카를로 로벨리 이다낯선 양자중력에 대한 안내 및 다양한 학자들과의 진지한 토론들이 이론을 만들어간 힘든 과정들을 솔직하게 이 책에 담아내고 있다.

 

견고하게 우리 머릿속에 박혀있는 시공간이라는 개념의 새로운 정의들은 언뜻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물론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을 통해 시간과 공간에 대하여 다른 식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꽤 오래전이다.

 

_우리는 보통 두 가지 사건은 항상 시간 순으로 정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한 사건이 먼저일어나고 다른 사건은 나중에’ 일어난다고 보는 것이다우리는 시간이 보편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그렇기 때문에 지구가 아닌 우주의 다른 어딘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도 정확히 어떤 시점에 그 일이 일어났는지 묻는 질문이 의미가 있다고 여긴다하지만 사실 그러한 질문은 무의미하다._p138

 

_수학적 서술을 통해 세상을 표현할 때 시간과 공간이라는 분리된 개념 대신 시공간이라는 개념을 사용해야 한다시공간이란 일종의 모든 시간과 모든 공간의 집합 같은 것이다._p143

 

저자는 이 개념에서 한 걸음 나아가,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양자중력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_오늘날 양자중력을 통해 얻는 새로운 사실은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망처럼 연결된 알갱이들의 확률운으로 이루어진 중력장만이 존재할 뿐이다이 아이디어와 특수상대성이론을 연결해서 생각해본다면시간과 공간은 긴밀하게 이어져 있으므로 공간의 부재는 결국 시간의 부재를 의미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이것은 양자중력의 공식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과도 정확하게 일치한다._p144

 

이 시점에서왜 갑자기 고대 선인들은 앉은 자리에서 시공간을 넘어 우주까지 꿰뚫어볼 수 있었다는 것이 생각났는지 모르겠다어쩐지 다 연결된 듯한 느낌이.....

 

 

결론적으로이 책의 내용들을 다 옮길 수도 없고더 잘 이해할 수 있기 위해서는 여러 번 읽고 관련서적도 다시 열어봐야 할 것이다살아 움직이고 있는 과학에 대하여 깊은 감명을 받았고고정된 이론지식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이 분야뿐만 아니라살아있는 동안 모든 면에서 안테나를 세우고 계속 알아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_과학자들은 한편으로는 새로운 이론을 수립하고 이 세계의 새로운 요소를 발견하게 될 순간에 느낄 흥분과평생을 바친 연구 내용이 결국 틀린 것으로 밝혀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험 사이에서 늘 갈등한다._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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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 미술품을 치료하는 보존과학의 세계
김은진 지음 / 생각의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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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1980년부터 시작된 장장 15년 동안의 보존 처리가 드디어 끝났다. 1994년 봄, 미켈란 젤로의 역작,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가 보존을 마치고 마침내 공개되었을 때 벽화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_p37 '신상품이 된 500년 전의 그림에서

 

예술품 복원작업에 관한 내용은, 영화나 책에서만 봤었다. 복원가라고 하면, ‘냉정과 열정 사이의 남주인공이 생각난다. 이런 종류 작업이라 하면, 보통 옛날 작품들만이 연상되었었는데, 이 책에서는 현대 미술 작품의 보존 작업까지 다루고 있어서 매우 흥미롭다. 제목처럼 과학적인 작업들이 필수다. 쓰이는 재료에 따른 깊이 있는 지식과 섬세한 손길, 그리고 인내도 필수인 작업인 듯 하다. .. ㅎㅎㅎ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싶다.

 

_숙련되지 않은 사람의 잘못된 판단과 실수에 의한 보존 처리는 문제가 크다. 하지만 오랜 경험과 명성을 가진 사람도 한순간의 판단 오류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_p154

 

 

푹 빠지게 하는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았는데, 특히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챕터는,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복원에 관한 신상품이 된 500년 전의 그림’, 드가의 작업을 고스란히 볼 수 있었던 그림의 뒷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해 어려운 현대미술품을 다룬 설마 이것도 작품이라고?’ 와 미술관 시설에 대해서 다룬 미술관의 비밀이다.

 

과학, 역사, 예술품이 함께 어우려져 있는 복원, 보존 작업은 읽을수록 재미있다. 어떤 비밀을 파헤치는 추리소설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그랬다. 그러면서도 예술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내용들도 더해져 있어서 인문학적인 읽기 즐거움도 놓치지 않았다.

 

_그 당시 돼지 방광은 풍선처럼 가볍고 신축성이 있어 다양한 용기로 사용되었다. 물감을 만들어 돼지 방광 안에 넣어 두고 입구를 끈으로 꽁꽁 묶는다._p191

 

_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을 사고판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애써 비교하자면 특허권과 비슷할지 모르겠다. 새로운 물건이나 기술을 개발한 사람이 그것을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특별한 권리 말이다._p165

 

_미술관에서는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물로 불을 끄는 방법은 가장 최후의 보루로 둔다. 불로 입는 피해가 클까, 불을 끄자고 뿌리는 물로 인한 피해가 클까? 그것은 작품에 따라서도 다르고 상황에 따라서도 다르다._p250

 

무엇보다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은 몰랐던 분야를 알아가는 것이 으뜸이다. 여러 분야를 잇는 이 복원, 보존 작업들, 정말 매력있다. 신선한 지적 탐구를 하고픈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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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에서 온 남자 울릭 - 프랑수아 를로르 장편소설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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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이곳 여자들은 고독과 마주할 때 매우 용감해지는 것 같습니다저만 하더라도 이 나라에 와서 처음 호텔에서 혼자 잤는데상당히 외로웠습니다그래서 이곳의 많은 여자들이 혼자 산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척 놀랐습니다.”

 

혼자 사는 여자와 당신의 외로움은 다르지 않을까요당신은 아니겠지만 이곳 여성들은 혼자 살겠다는 선택을 한 거니까요.”

 

아마도요하지만 자의에 의한 것이든 타의에 의한 것이든 고독과 맞서려면 매우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아주 강한 추위나 곰에게 맞설 때처럼요둘의 성격은 다르지만용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_p103

 

혼자 지낸다는 의미는 무엇일까혼자 산다는 것이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집을 떠나서는 당연했고나이를 들어서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고.... 또한 누군가와 지내는 이들도 자연스레 그렇게 어쩌다 보니 현재가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어떤 결심으로 처한 사항이 아니여서이 책, ‘북극에서 온 남자 울릭의 혼자 사는 것과 고독의 연관성은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북극에서 온 이누이트 울릭은카블루나 나라에서 지내면서 그에게 생소한 여성들의 모습에 놀란다그리고 그네들과 다른, ‘남과여의 하는 일문화를 관찰하고 비교해서 생각하고 말하게 된다.

 

동서고금어느 시대든 상관없이 지금까지 계속 되어온 이야기를 울릭과 카블루나의 여성들의 대화를 통해 하고 있다뜻밖에 꾸뻬씨가 등장하는 것도 반가웠다.

 

이누이트 나라도 카블루나 나라도 완벽하지 않다보면 둘 다 모순이 있다남녀역할에 대한 울릭의 생각도 이누이트 나라의 문화를 말한 것뿐이다남녀관계를 다룬 내용들을 읽으며 나의 생각도 짚어보게 되었다이 책은 뭐가 꼭 옳다가 아니라각자의 방식으로 생각하는 바를 대변해주고 있다.

 

_남녀관계는 지난 이백 년간 커다란 변화를 겪었습니다.

이 변화는 인류의 백만 년 역사보다 훨씬 격동적이었습니다어쩌면 이것은 지금 우리가 길을 헤매는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_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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