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의 소로 - 일하고, 돈 벌고, 삶을 꾸려 가는 이들을 위한 철학
존 캐그.조너선 반 벨 지음, 이다희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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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나는 세상 사람들이 가능한 한 다채롭기를 바란다. 개개인이 아주 신중하게 자기만의 길을 찾아 따라가기를, 아버지나 어머니나 이웃들의 길을 따르지 않기를 바란다._p29

 

 

세상과 좀 떨어진 곳의 정적인 생활이 떠오르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 대한 일에 관한 내용을 읽었다. 두 저자 #존캐그 #조너선반벨 이 소로의 생활과 노동, 그리고 지금의 일로 연결지어 우리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누구나 가슴에 사직서를 품고 직장을 다닌다고 한다. 여기에 깔려있는 베이스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일인가와 자신의 인생에 진정으로 원하는 것인가 일텐데, 정말 어려운 평생 숙제는 후자가 아닐까 싶다.

 

소로가 사직을 하고 숲으로 들어간 배경과 영향을 받은 에머슨의 사상에 대하여, 육체노동에 대한 편견과 실제 사례들을 통한 이해, 경제로 연결되는 내용을 월든을 언급하며 이해를 도와주고 있어서 편했다. 그리고 소로가 학생들을 가르친 장면들이 자주 나와서 기존에 알던 소로보다 훨씬 친근하게 느껴졌다.

 

일터에 대한, 일에 대한 긴 글이 200페이지 넘게 들어있지만 결국은 당신은 무엇을 위해 부지런히 일하고 있는가?” 를 세상에게 던지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 직장에 한 가지 직업에 정착하지 못한 삶을 살아온 나에게는 참 의미있는 내용이였고, 한편 힘이 되는 내용이기도 하였는데, 여전히,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당신이 원하는 보람 있는 일은 무엇인가? 에 대한 답은 진행중이다.

 

소로에 대하여 더 잘 알 수 있는 책이고, 지금의 일터에 대한 고찰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는 도서이기도 하다. 추천하고 싶다.

 

 

_소로가 사회로부터 사실상 격리되는 쪽을 택한 것은 인생의 본질적 사실과 마주하고 의식적으로 살기위해서였으며 삶이 주는 가르침에서 배움을 얻을 수 있을지보기 위해서였다. 사회적 관습과 전통적 정치라는 세력에 더렵혀지지 않은 삶이 어떤 것인지 알고자 2년간 단순한 삶을 살아 보는 실험이었다._p47

 

 

_선한 일을 하든 악한 일을 하든 자신의 일을 책임질 수 있는 도덕적 용기가 있어야 한다. “당당한주인의식을 가지고 일을 하면 그 일은 의미를 가질 수 있겠지만 그 부산물은 책임이다. 그래서 신실한노동은 도덕적인 노동의 근본이 된다._p158

 

_소로가 지지했던 특정한 종류의 개인주의는 오늘날 팽배한 물질적 이기주의와 전혀 다른 것이다. 나의 삶에서 내가 하는 일의 주인이 되고 나의 직업 인생을 내 뜻대로 만들어 가야 한다는 요청은, 사무실에서 이기적이고 막되어 먹은 사람이 되어도 괜찮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내 일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_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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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삶이 당신을 어디로 이끌었든
안토니아 케이스 지음, 김현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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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꽉 움켜쥐고 있던 미래 계획들을 버리고 앞으로 무엇이 닥칠지 모르는 불안하고도 신나는 느낌과 과감히 대면하라는 것이 바로 푸엣이 전하는 메시지다. “계획에 너무 매달려 있으면 다른 기회를 놓칠 위험이 있다.” 예상 밖의 기회들, 예측 못했던 변화, 뜻밖의 만남. 이런 순간들이 삶의 궤도를 급격히 바꾼다. 생각만 해도 재미있지 않은가? 미래의 당신은 당신이 아직 만나보지 못한 사람이라는 것이._p100

 

제목을 보는 순간부터 머릿 속에서 뭔가가 터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책, #이삶이당신을어디로이끌었든 .... 읽기에 따라서 과거지향적인 느낌과 현재와 미래를 다 담고 있는 듯하였다. 그래서 저자를 봤더니, 세계적인 철학 매거진 #뉴필로소퍼 와 #우먼카인드 의 공동 창립자이자 편집자인 #안토니아케이스 , 그래서 이미 믿고 열어본 도서였다.

 

일 중독자였던 저자는 어느 날, ‘언제까지 이렇게 살 것이냐는 인생의 물음을 받는다. 이 물음에 기꺼이 응하기 위해 그냥 철학서 몇 권만 들고 세계 곳곳을 여행하기 시작하는데, 15년의 긴 여정을 하게 된다. 바로 그 길에서의 기록과 생각 등을 담고 있는 것이 이 책이다.

 

가지고 간 철학서에 등장하는 많은 철학자와 사상들, 그리고 저자만의 개성있는 관점과 성찰은 깊이가 있으면서도 시원시원했다. 철학을 다룬 도서들은 자칫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의 향연이거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장과 생각들로 집중하기도 어렵고 종종 기억에 남지 않기도 하는데, 이 책은 일단 이해하기 쉽다.

 

저자의 여행길이 슬쩍슬쩍 나오는 것도 재미있었고 - 덩달아 다양한 장소들을 만나게 된다 -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심도있는 내용으로 넘어가는 필력이 놀랍고 집중력 있는 독서를 돕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계획하지 않은 삶이 기다리고 있다의 프롤로그와 1장 내 삶에 무언가 빠져 있다는 생각, 그리고 뉴 필로소퍼와 우먼 카인드의 아이디어가 나온 배경이 들어있는 오스트레일리아 바이런 베어 편을 포함하고 있는 15장 내 인생을 바치고 싶은 일이 제일 기억에 남고 실제로 생각과 생활을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마침 뭔가 해놓은 것이 없는 것 같은 생각에 요즘 휩싸여 있었는데 시의적절하게 이 책을 만난 것에 한없는 고마움을 느낀다. 300페이지가 넘는 내용이였지만 저자의 시간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이 완독할 수 있었다. 평소 철학인문학을 어렵게 생각하고 있었거나, 지금 인생이 알멩이가 없는 것 같다고 느낀다면.... 혹은 뭔가 재정비를 하고 싶다면... 모두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_삶에서 내려야 하는 어떤 결정이든 이 질문에 달렸다는 것을 나는 항상 기억한다. “결과와 상관없이 내 삶을 바쳐 하고 싶은 일인가?”_p268

 

누구도 늦지 않았다!

 

 

_만들기는 중요하다. <만들기의 즐거움과 의미>에서 디사나야케는 이렇게 썼다. “그 어떤 종류든 평범한 경험을 특별한 것으로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인간의 예술 충동 혹은 행위를 가장 포괄적으로 설명해준다.”_p217

 

 

_길가에 차를 세우고 나는 마음속 빈 공간을 채워줄 만한 생각들을 찾겠다는 절박함으로 차의 발판에 놓인 책들을 뒤진다. 텅 빈 하루를 책을 읽으며 보내노라면 내가 턱을 무릎 사이에 넣고 머리를 묻은 채 옹송그리고 있는 길가에서 작가들이 외치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생각들만 품은 채 외따로 길을 떠난다._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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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어른
이옥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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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나는 남편의 제사를 지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 내가 왜 이렇게 과감하게 굴 수 있었느냐 하면 그동안 여러 케이스를 봤기 때문이다. 문중의 여자가 유방암에 걸려서 입원하고 나니까 그동안 제사는 정성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양반이 제사를 엄두도 못 내고 대책 없이 있는 집도 봤고, 부인이 먼저 죽고 나니 며느리 없는 집은 자기 부인 제사조차 못 지내는 케이스도 봤다. 결국 이 모든 전통이니 가풍이니 하는 것들이 남의 집 딸들 데려다가 자기네 조상 섬긴 것밖에 안 된다는 걸 너무나 실감나게 느낀 덕분이다._p23

 

 

속 시원하게 이 땅에서 며느리로, 아내로,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여자들의 속을 뻥하게 뚫어주고 있었던 #즐거운어른 , 결혼에 관한 에세이를 종종 읽어봤지만 이렇게 시원하고 재미있게 뼈 때리는 글은 처음인 것 같았다.

 

저자 자신이 토로하듯이 비교적 평탄한 삶을 살아온 이의 글이라서, 한편 보는 사람에 따라 내 경우와는 다르다고 생각되어지는 부분들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책의 제목처럼, 이 에세이는 한편 어른으로 사는 것에 대한 글이라고 느껴졌다.

 

어떻게 즐거운 어른이 되어 가는지, 그 결심의 계기부터 생활 속 소소한 행복들, 하루가 다르게 앞으로 나아가는 세상에 적응하고 요즘 세대를 받아들이는 법과 생각법 까지, 나이들어감에 대한 지혜도 함께 얻어갈 수 있었던 시간이였다.

 

결혼을 했다면 더 공감대가 클 것 같고, 그렇지 않더라도 인생선배의 경험과 지혜를 유쾌하게 배울 수 있다.

 

나도 '자유로운 인간이 되고 싶다.

_자유로운 인간이 된다는 것은 아무런 기대 없이, 스스로의 명랑성과 가벼운 마음가짐(평온함)에 기대는 것이라 하겠다._p49

 

 

 

_... 손주는 봐주는 게 당연하다고 저희 편할 대로 생각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요즘 할머니들은 다 자기 나름대로 루틴이 있고, 나이들어도 새로 배우고 싶은 것은 얼마든지 있다._p34

 

_결혼 생활에는 해피엔딩이 없지만, 인생의 끝이라고 해서 그것이 불행한 것만은 아니다. 노쇠하고 내 주변의 모든 것이 변하고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이 왔을 때 인생의 끝지점으로 갈 수 있는 것도 축복이다._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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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의 일 - 매일 색을 다루는 사람들에게 컬러 시리즈
로라 페리먼 지음, 서미나 옮김 / 윌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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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예술에서 가장 상대적인 매개체인 색은 수많은 얼굴과 모습을 하고 있다. 색 사이의 상호작용과 상호 의존성에 대한 연구는 우리가 사는 세상과 우리 자신을 보는 시각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_p29

 

 

보는 내내 눈이 정말 즐거웠던 #컬러의일 , 한글제목 보다는 원제 #TheColourBible 이 훨씬 더 이 도서에 대한 이해를 도울 것 같다.

 

바이블답게 색과 빛, 가산혼합과 감산혼합, 색과 시지각, 색채 이론, 비율, 색상환, 색채 심리학과 주요 인물들 등, 색에 관한 전반적인 설명부터 시작한다. 이 끝에는 주요 용어 안내까지 모아놓아서 전공자가 아니여도 나중에 쉽게 다시 찾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그리고 색 프로필로 이어지는 내용.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분홍&보라, 흰색&페일, 회색&검정, 갈색을 다루고 있었는데, 각 컬러 마다, 예를들어, 초록이라고 하면 그린 어스, 버디그리, 말라카이트, 셀라돈.... 이와같이 세부적으로 한 번 더 나누어져 있다.

 

이렇게 나눠진 색들마다, 과거, 현재, 사용법, 색상 값, 일반적 의미, 예술-디자인-문화에 등장하는 의미 로, 심플하지만 핵심만 쏙쏙 구성해 놓았다. 과거 에서는 해당 컬러의 기원/역사를, 현재에서 발견되는 쓰임을, 그리고 사용법으로 당장 우리들이 작품이나 실생활에서 응용할 수 있도록 조언해주고 있었다.

 

특히 각 색상의 예시로 들어있는 이미지들은 컬러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느껴져서 환상적이였고, 과거 챕터를 통해 이해하는 색들의 역사와 사용법들은 역시나 정말 재미있었다. 파랑, 분홍&보라 파트는 취향저격이여서 눈을 뗄 수가 없었고, 회색&검정 파트는 진정한 시크는 이런 조합에서 나오는 것 아닐까 싶어서 집중되었다. 그리고 뜻밖에 알게 된 쇼킹 핑크라는 색- 아마도 핫핑크 -이 반체제 행동의 색으로 사용된다는 내용은 기존에 핑크에 대하여 가지고 있었던 선입견을 정리해주었다.

 

 

매일 색을 다루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누구나 즐겁게 읽고 눈으로 즐길 수 있는 내용이였다. 앞으로도 나의 아름다운 컬러친구가 되어줄 것 같다.

 

_피치: 사용법: 보살피는 색인 피치는 자연적이고 따뜻한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흐린 갈색계열과 조합하면 현대적인 제품과 조화로운 팔레트를 만들 수 있다. 채도가 높은 갈색빛 주황과 배색해 강조 효과를 주면 인간적인 소통이 이루어지는 분위기를 낼 수 있다._p96

 

 

_프러시안 블루: 현재: 20세기의 동이 틀 무렵, 피카소는 자신의 청색 시기동안 집착적으로 이 색을 사용했다. 어두우면서도 색이 변화하는 특성이 자신의 마음 상태를 묘사하는데 적합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_p178

 

 

_초크 화이트(백악): 과거: 수백만 년 전, 오늘날 대륙의 모습으로 지구가 한창 형성되고 있을 때 바다는 미세한 식물성 플랑크톤의 저질(퇴적물)을 어마어마하게 남겼고 세월이 흘러 이는 탄산칼슘, 즉 백악이 되었다....... 초기 동굴 벽화를 보면 초크는 레드 오커색 들소 그림에 음영을 넣는 데 사용됐다._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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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 혼자도 결혼도 아닌 조립식 가족의 탄생, 개정증보판
김하나.황선우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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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이 나이가 되도록 결혼을 안 하고 있어서 좋은 점은, 세상이 말해주기 않는 비밀을 하나 알게 되었다는 거다. 그게 뭐냐면, 결혼을 안 해도 별일 아니라는 사실이다. 내가 결혼 안해봐서 아는데, 정말 큰일 나지 않는다._p75

 

 

‘<뉴욕 타임즈> 가 주목한 한국 여성의 혁명적 목소리’, #조립식가족 의 탄생, #김하나 와 #황선우 의 #여자둘이살고있습니다 개정증보판.

 

혼자도 결혼도 아닌 두 여자와 고양이 넷의 동거생활, 조립식 가족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무척이나 설득력 있고 지금시대에 맞는 이들의 이야기는, 왜 서로와 같이 살기로 결심을 했는지를 현실적인 경제적(집 같은)인 부분들부터 상대에 대하여 느꼈던 바, 성향 등에 대한 생각들로 물꼬를 틀면서 책을 시작하고 있었다.

 

딱 봐도 참 다른 패턴의 두 사람이여서 이사부터 생활 속의 작은 것들에서 있었던 갈등은 당연한 것이였을 텐데, 때로는 다투면서 한편은 그렇게 다름을 인정하고 적당히 타협도 하고.... 이제는 서로의 결을 조금씩 닮아가고 있는 과정들이 참 아름다워 보였다. 이런 관계가 부럽기도 했고 나이가 들수록 일종의 연대와 돌봄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그 접점도 많아보였다.

 

_누구나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만 나누는 사이가 아니라 쓸모없고 시시한 말을 서로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를 한 사람쯤은 갖고 싶은 것이다._p250

 

 

아직은 가족형태에 보수적인 우리나라에서 누군가는 이 책을 보며 말세다말세야 하면서 혀를 끌끌 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들이 그렇듯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만큼 사람 사는 모습들도 다양하고 말이다.

 

만약 삶에 대한 다양성과 타인에 대한 이해에 여유가 없다면 자신의 삶도 팍팍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 두 사람의 명랑하고 여유 있는 필체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스르르 풀린다. 아마도 누군가는 어떤 형태와 마음가짐으로 복잡한 세상을 살아갈지 해답을 조금은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모든 페이지가 다 좋아서 전부 밑줄 긋고 싶었던 공감 가득한 독서였다.

 

 

_여자와 남자라는 원자 둘의 단단한 결합만이 가족의 기본이던 시대는 가고 있다. 앞으로 무수히 다양한 형태의 분자 가족이 태어날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 가족의 분자식은 W2C4쯤 되려나. 여자 둘 고양이 넷. 지금의 분자구조는 매우 안정적이다._p10

 

_“기존 가족관계를 위협하는 건 특정한 제도가 아니라 가족 구성원이 서로 돌보며 살 수 없도록 하는 팍팍한 현실입니다. 생활동반자법은 사람들이 서로 돌보고 가족을 이루어 살도록 장려하는 가족 장려 법안입니다.”_p285

 

 

_헤어질 줄 알면서도 만나고, 기꺼이 사랑을 하고, 그 개별적인 존재의 어떤 특징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시간들을 쌓고, 때로는 고통이 되기도 하는 그런 기억이 켜켜이 만들어내는 삶의 무늬 자체가 우리의 인생을 이루는 것 아닐까.

..... 김하나와 나의 가슴속에는 같은 모양의 구멍이 뚫려 있다. 아주 멋지고 잘생기고 커다란 고양이, 고로 모양의 구멍이. 그 구멍은 우리 공통의 상실이기도, 추억이기도 하다. 우리가 사랑했던 자리다._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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