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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 혼자도 결혼도 아닌 조립식 가족의 탄생, 개정증보판
김하나.황선우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8월
평점 :
_이 나이가 되도록 결혼을 안 하고 있어서 좋은 점은, 세상이 말해주기 않는 비밀을 하나 알게 되었다는 거다. 그게 뭐냐면, 결혼을 안 해도 별일 아니라는 사실이다. 내가 결혼 안해봐서 아는데, 정말 큰일 나지 않는다._p75
‘<뉴욕 타임즈> 가 주목한 한국 여성의 혁명적 목소리’, #조립식가족 의 탄생, #김하나 와 #황선우 의 #여자둘이살고있습니다 개정증보판.
혼자도 결혼도 아닌 두 여자와 고양이 넷의 동거생활, 조립식 가족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무척이나 설득력 있고 지금시대에 맞는 이들의 이야기는, 왜 서로와 같이 살기로 결심을 했는지를 현실적인 경제적(집 같은)인 부분들부터 상대에 대하여 느꼈던 바, 성향 등에 대한 생각들로 물꼬를 틀면서 책을 시작하고 있었다.
딱 봐도 참 다른 패턴의 두 사람이여서 이사부터 생활 속의 작은 것들에서 있었던 갈등은 당연한 것이였을 텐데, 때로는 다투면서 한편은 그렇게 다름을 인정하고 적당히 타협도 하고.... 이제는 서로의 결을 조금씩 닮아가고 있는 과정들이 참 아름다워 보였다. 이런 관계가 부럽기도 했고 나이가 들수록 일종의 연대와 돌봄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그 접점도 많아보였다.
_누구나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만 나누는 사이가 아니라 쓸모없고 시시한 말을 서로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를 한 사람쯤은 갖고 싶은 것이다._p250
아직은 가족형태에 보수적인 우리나라에서 누군가는 이 책을 보며 말세다말세야 하면서 혀를 끌끌 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들이 그렇듯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만큼 사람 사는 모습들도 다양하고 말이다.
만약 삶에 대한 다양성과 타인에 대한 이해에 여유가 없다면 자신의 삶도 팍팍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 두 사람의 명랑하고 여유 있는 필체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스르르 풀린다. 아마도 누군가는 어떤 형태와 마음가짐으로 복잡한 세상을 살아갈지 해답을 조금은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모든 페이지가 다 좋아서 전부 밑줄 긋고 싶었던 공감 가득한 독서였다.
_여자와 남자라는 원자 둘의 단단한 결합만이 가족의 기본이던 시대는 가고 있다. 앞으로 무수히 다양한 형태의 ‘분자 가족’이 태어날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 가족의 분자식은 W2C4쯤 되려나. 여자 둘 고양이 넷. 지금의 분자구조는 매우 안정적이다._p10
_“기존 가족관계를 위협하는 건 특정한 제도가 아니라 가족 구성원이 서로 돌보며 살 수 없도록 하는 팍팍한 현실입니다. 생활동반자법은 사람들이 서로 돌보고 가족을 이루어 살도록 장려하는 가족 장려 법안입니다.”_p285
_헤어질 줄 알면서도 만나고, 기꺼이 사랑을 하고, 그 개별적인 존재의 어떤 특징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시간들을 쌓고, 때로는 고통이 되기도 하는 그런 기억이 켜켜이 만들어내는 삶의 무늬 자체가 우리의 인생을 이루는 것 아닐까.
..... 김하나와 나의 가슴속에는 같은 모양의 구멍이 뚫려 있다. 아주 멋지고 잘생기고 커다란 고양이, 고로 모양의 구멍이. 그 구멍은 우리 공통의 상실이기도, 추억이기도 하다. 우리가 사랑했던 자리다._p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