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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주아 생리학 ㅣ 인간 생리학
앙리 모니에 지음, 김지현 옮김 / 페이퍼로드 / 2021년 6월
평점 :
_신기하기도 해라! 부르주아는 이 세상에 처음 올 때 나이가 50세인 듯하니. 그는 회색 머리칼에, 안경을 쓰고, 불룩한 배, 흰 양말에 검은 의복을 입은 채로 태어났다._[‘2장. 부르주아의 출생, 교육, 유년기’에서]
여러분, 기자 생리학, 공무원 생리학에 이어, 이번에는 <부르주아 생리학>입니다.
풍자화가, 삽화가, 희극작가, 연극배우까지 다양한 필로그라피를 가진 ‘앙리 모니에’가 집필하였습니다. 다양한 부르주아의 생활상을 세밀하게 관찰해서 생생하게 묘사하고 분석하고 있는데요, 역시나 피식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그러다가 우리네 모습이 적나라하게 투영도 됩니다. 왜냐하면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성장한 지금 시대의 지식인 또는 자본가 계급이 바로 ‘부르주아’의 맥을 잇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19세기에 살고 있는 저자를 통해 부르주아의 기원과 생리를 따라가 보게 하고 있습니다. 모습부터 자잘한 생활들 까지 ..... 지금 시대의 그런 척 아닌 척 하는 습성은 이때 부르주아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맘껏 조롱하며 내 속을 다 뱉어내고 있는 저자를 통해 사회를 이끌어 가는 동력에 대한 고찰도 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생리학시리즈 중, 이 ‘부르주아 생리학’이 제일 와 닿았는데요, 아마도, 저도 예외가 아니다 싶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유쾌하지만 날카로운 글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생리학 시리즈 책들이 어려웠다 하더라도 <부르주아 생리학>은 도전해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본문 에서>
_오늘날 부르주아에 대한 예술가의 태도는 1808년의 군병의 그것만큼 단호하고 편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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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주아란, 3000내지 4000리브르 가량의 연금이나 정기 수입이 있고, 그 수입에서 빚 갚는 데 빠지는 액수가 없고, 넉넉하게 먹고살며, 발을 따뜻하게 하고 귀에는 솜 마개를 덮고 손에 지팡이를 짚은 채 자기 인생의 강을 완만하게 따라 내려가는 남자다._p27
_부르주아들은 아직도 황제의 야망이 너무 컸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야망과는 별개로 어떻든 황제는 보통 인간이 아니었다고들 한다. (여기서 황제는 나폴레옹 1세를 가리킨다)_p46
_부르주아는 예술가의 사명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사실 부르주아의 사명에 대한 예술가들의 이해도나 포용력은 그보다 더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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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에서 더욱더 답답한 일은, 둘 중 한 쪽이 돈을 지불하고 다른 한쪽이 그 돈을 받는다는 점이다. 사는 사람은 파는 사람에게 잔소리함으로써 자신에게 부여된 권리를 행사하고자 하는데, 그의 조언과 의견이 상대방에게 멀쩡히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드물다._p67
_시골에 간 부르주아는 말을 탄다. 그러나 워낙 서툴러서, 우아함도 멋도 없다. 따라서 그는 곧 승마를 포기한다. 그런나 짐승, 말까지 포기하지는 않는다. 그는 언젠가 거기에 소형 이륜 포장마차를 달아 끌 생각을 하면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몇 년 동안 그 짐승을 먹이고 재운다._p109
_극장에 오는 부르주아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모든 것이 황홀하고 멋진 부르주아와 모든 것이 혐오스럽고 뜸찍한 부르주아. 정말이지, 둘 중 어느 쪽이 더 성가신가 단정하기 어렵다._p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