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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리기의 예술 - 101세 편집자의 삶에서 배우는, 읽고 쓰는 사람의 기쁨과 지혜
다이애나 애실 지음, 이은선 옮김 / 아를 / 2021년 7월
평점 :
101세 편집자의 삶에서 배우는 읽고 쓰는 사람의 기쁨과 지혜, <되살리기의 예술>.
이 책에는, 2019년에 세상을 뜬, 다이애나 애실이 편집자로서 살아낸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얼마 전에 ‘편집자의 세계’를 읽었었는데 그 책을 통해서는 다양한 편집자들과 출판물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알게 되었다면, 이 책을 통해서는 50년 이상을 편집자로 일한 한 사람의 삶을 간접경험한 기분이였다.
그녀의 일하는 방식은 물론, 각 작가들과의 에피소드들이 상세히 적혀져 있어서 마치 비밀 일기장을 엿보는 듯 했다. 간간히 나오는 아는 작가들도 신기하고, 장수한 인물인 만큼, 오래전 내용들은 겨울밤에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 재밌다. 바로 이 점이 추천 포인트 중 하나이다.
_사람들은 지타 세레니가 주기적으로 인간의 만행을 다루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하지만,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인간의 만행에 치를 떤 사람이라면 이처럼 통렬한 깨달음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드는 모든 것은 인간 내면의 어둠과 싸우려는 충동의 소산이고, 인간의 사악한 면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이와 같은 싸움의 일부분이다._[‘이 세계에서 저 세계로 여행하는 직업’에서]
또한 이 대목처럼, 단순한 작가와 작품 스토리를 넘어, 편집자로 참여한 그녀의 철학도 같이 풀고 있어서 뜻밖에 지적유희를 즐길 수도 있다. 내용이 꽉 차 있어서 다 읽고 나니 성취감에 뿌듯해졌다. 그녀가 권해주는 책들로 위시리스트도 만들었다~~
결론적으로, 만약 출판관계자라면 감히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고, 단순히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싶다.
_책 한 권을 만들기까지 필요한 과정은 단순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고 가끔은 지루했다(지루함을 견딜 수 있는 무기가 작업 중인 책에 대한 애정이었다)._[‘이 세계에서 저 세계로 여행하는 직업’에서]
_우리 출판사가 서서히 몰락의 길로 접어든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 번째 이유는 우리가 주력하는 장르의 독자가 줄어든 것이었고, 두 번째 이유는 불경기였다._[‘좋은 시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에서]
_... 출판업자와 작가의 관계는 내 생각처럼 그렇게 편한 관계가 아니다._[‘작가와 편집자의 삶’에서]
_“친애하는 다이애나에게
편지 고마워요. 그 말밖에는 할 말이 없네요. 맥스는 의식 불명인 상태로 숨을 거두었고, 오늘 하침 일찍 엑서터 화장터에 다녀오는 길이에요. 서늘한 햇볕이 내리쬐는 날이었고 조화도 많았지만, 나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더군요.
오랫동안 외줄을 타다 드디어 떨어진 기분이에요. 내가 이렇게 혼자라는 게, 맥스가 없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
책을 끝내야 하니까 지금은 책 생각만 해야 되겠죠? 이젠 그런 꿈 꾸지 않아요.
사랑을 담아서, 진.“
정말이지 너무나 서늘한 편지였다._[‘따돌리지 못한 재능을 증오한 이방인: 진 리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