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행복의 지도 -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을 찾아 떠난 여행
에릭 와이너 지음, 김승욱 옮김 / 어크로스 / 2021년 9월
평점 :
_"스위스인들의 행복을 표현할 새로운 단어가 필요하다. 단순한 만족감보다는 크고, 완전한 기쁨보다는 조금 덜한 표현. 혹시 ‘만족기쁨?’“
그래, 스위스인들의 상태가 바로 이것이다.“_ [‘스위스: 행복은 조용한 만족감이다’에서]
2021년 출간된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의 저자 에릭 와이너의 대표작으로, 2008년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행복의 지도’.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가 저명한 인물들을 한 명씩 만나며 삶에 대한 통찰을 다져가는 여정이였다면, ‘행복의 지도’는 저자가 아무도 소식을 전한 적 없는 ‘행복한 나라들’을 직접 방문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 나누고 문화나 그곳의 분위기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깨닫게 된, ‘행복’의 조건들에 대한 내용을 담아놓은 책이다.
찾아다닌 나라들은, 네덜란드, 스위스, 부탄, 카타르, 아이슬란드, 몰도바, 태국, 영국, 인도, 미국 이다. 일반 여행기와 확연히 다른 점은 모든 장소와 등장인물들에게서 눈에 보이는 것을 발견하고 삶과 행복의 조건을 찾아가는 저자의 통찰력이다.
개인적으로는 부탄과 아이슬란드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_지금은 세상을 떠난, 영국 태생의 철학자 앨런 워츠는 동양철학에 관한 훌륭한 강연을 하면서 다음과 같은 비유를 사용했다. “만약 내가 원을 하나 그려놓고 이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 또는 원반, 또는 공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것이 벽에 뚫린 구멍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깥쪽보다 안쪽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이 두 면은 항상 함께 다닌다. ‘바깥’이 없으면 ‘안’도 있을 수 없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있는 장소가 우리의 사람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_[‘프롤로그’에서]
_하지만 지난 세월 동안 나는 제러드처럼 자신이 태어난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더 편안하고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부탄에서 만난 린다 같은 사람. 그녀와 제러드는 난민이다. 억압적인 정권을 피해 도망친 정치적 난민도 아니고, 보수가 좋은 일자리를 찾아 국경을 넘은 경제적 난민도 아니다.
그들은 새로운 땅, 새로운 문화에서 더 행복하다는 이유로 삶의 터전을 옮긴 쾌락의 난민이다.
대개 쾌락의 난민은 깨달음의 순간을 경험한다. 자기가 태어난 나라가 자기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추호의 의심도 없이 분명하게 깨닫는 순간._[‘아이슬란드: 행복은 실패할 수 있는 기회다’에서]
내게 낯선 나라에서 부족한 것이 많은데도 어떻게 그렇게 행복하게 있을 수 있는지 신기해하며 묻는 이들에 대한 답변이 딱 저 문단에 있었다. 어쩌면 내 자신에게도 잘 정돈된 답변을 제공한 셈이다. 든든한 지지가 생긴 것 같아서 한켠에 도사리고 있었던 불안함이 잦아들었다. 있는 장소가 사람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이 말에 정말 공감된다.....
이렇듯, 누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나처럼 자신의 행복과 닮아있는, 누군가를 혹은 어딘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점이 또 이 작가의 힘이다. 모든 페이지가 이질감 없이 현실적이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 다른 문화와 가치 속에 살아가는 이들이지만, 모두 궁극적으로는 삶의 의미를 찾고, 행복을 추구한다. 이렇게 서로 배워가며 이해해 가는 것이 또 행복의 베이스일 것이다.
_“잠깐만요.” 하르파가 마지막으로 맑은 정신을 짜낸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게 있어요. 어둠에 대해서.”
“아, 그게 뭔데요?”
“어둠과 싸우지 말고 끌어안아요.”
이 말과 함께 그녀와 에바는 자욱한 담배 연기와 아이슬란드인들의 유쾌한 수다 속으로 사라진다. 재미있네. 나는 옷을 챙겨 입으며 생각한다. 꼭 물개들이 짖어대는 소리 같잖아._[‘아이슬란드: 행복은 실패할 수 있는 기회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