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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2 - 장 트리오가 들려주는 가장 내밀한 근현대사 실황 ㅣ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2
SBS〈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제작팀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3월
평점 :
진심으로 애정하는 시사예능,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일명 꼬꼬무 시즌2가 책으로 나왔다. 시즌1도 감사하게도 빨리 받아 읽어볼 수 있었는데, 당시 정말 의미 깊은 독서였기 때문에, 시즌2도 손꼽아 기다려왔었다.
책으로 나온 꼬꼬무를 기다렸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안에 담겨져 있는 PD들의 목소리 때문이다. 글로 만나는 그들을 통해서, 방송에서는 흘려보낼 수도 있는 작은 것들 까지도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알 수 있고, 각 편의 기획의도, 그리고 당시를 살아낸 보통 사람들에 대한 진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큰 이유들이다.
이번 책에는, 시즌2때 다룬 20편중에 9편을 엄선해서 넣어놓았는데, 그 9편은 이렇다: 백범 김구 선생 암살 사건, 요도호 납치 사건, 오소리 작전, 파출소장 딸 강간살인사건, 2인조 카빈 연쇄 강도 사건, YH무역 여공 농성 사건, 아웅산 묘소 폭탄 테러 사건, 국군 포로 장무환 구출 작전, 조희팔 의료기 역렌탈 사기 사건.
이번 도서도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는데, 특히 일선에서 최선을 다한 이들의 억울함이 많이 들어 있어서 그들에 대한 숙제를 안고 가는 느낌이라서 책을 덮고 나서도 마음이 무거웠다. 한편 또 이것이 바로 ‘우리가 꼬꼬무 시리즈를 대하는 자세여야 하지 않을까?’ 싶어진다. 많은 이야기들이 현재 진행 중이고 같은 맥락이 되풀이 되는 중이기 때문이다.
이런 면을 아주 잘 나타내는 문장이 서문에 있어서 옮겨와 보았다.
_<꼬꼬무>는 사건의 이면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럼으로써 중요한 진실이 손쉽게 훼손되고 왜곡된 진실이 세상을 유린하는 작금의 세상을 보다 세심하게 살펴보길 권하는 것 같다._ [민용준(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지금 우리의 위치가 정확히 어디쯤인지는 모르겠으나 후퇴하기도 진보하기도 하면서 역사를 쓰고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당장 현실에서 길을 찾기 막막하다면 혹은 문제를 모르겠다면, 과거 역사 속, 아니 불과 몇 년 전의 교훈이라도 적용해서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문제의식을 가지고 깨어있는 삶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시리즈이다.
_나라를 위해, 일생을 바치셨던 분의 죽음도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그 숨결이 어린 유적지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채 우린 70년이 넘는 긴 세월을 보냈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모든 걸 걸었던, 수많은 우리의 선조들. 그분들이 보시기에 오늘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_[‘백범 김구 선생 암살 사건’에서]
_채희선 관제사의 존재를 알기까지 5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숨은 영웅은 채희석 관제사뿐만이 아닐 것이다. ‘영웅’이라는 단어 앞에 ‘숨은’이 붙어 있다는 사실이, 누군가는 역사의 그늘 속에 숨어 살아야 했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했다._[‘요도호 납치 사건’ PD노트 중에서]
_2021년, 실미도 사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재조사가 시작됐다. 16년 만이다. 피해자에게 위로를 건네는 첫걸음은 언제나 ‘진실’ 찾기이다. 부디, 이번에야말로 그들이 그날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_[‘오소리 작전’ PD노트 중에서]
_“우리는 한 번도 그 순간을 비참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편견이 와장창 깨지는 순간, 나도 모르게 여공분들에 대한 연민이 있었으리라. 착취당하고 불쌍한 소녀들이라는 생각이 어렴풋이 자리하고 있었으리라. 순간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_[‘YH무역 여공 농성 사건’ PD노트에서]
_정관계 윗선에 조희팔을 비호하는 인물들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야. 검찰이나 경찰은 국가를 대신하는 기관이잖아. 그들의 말을 믿지 못하고 감춰진 진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조희팔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실망스러운 모습들 때문이겠지. 검경은 조희팔이 죽었다고 발표했지만 피해자들에게 이 사건은 여전히 끝나지 않는 거야._[ ‘조희팔 의료기 역렌탈 사기 사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