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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된다는 것 - 데이터, 사이보그,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의식을 탐험하다
아닐 세스 지음, 장혜인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6월
평점 :
‘내가 된다는 것’, ‘진정한 나’는 무엇일까?
인류탄생 때부터 사유하는 존재의 숙명적인 질문일 것이다. 그래서 철학을 시작으로 각종 학문과 기술로까지 이어지는 역사를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거의 의식과 신체는 따로 분리해서 생각해 왔고 상식으로 자리 잡아 있는 개념들이다. 하지만 의식이 담겨있다고 생각해왔던 뇌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호르몬과 신경계에 대한 비밀들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의식과 신체는 결코 따로 떨어뜨려 다룰 수 없다는 방향으로 인식의 전환이 생기고 있다.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강하고 확실하게 알려주고 있는 책이 바로 <내가 된다는 것>인 것 같다.
철학, 생물학, 인지과학, 신경과학,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내가 된다는 것’이 어떻게 머릿속 뇌 신경작용과 관련이 있고, 몸 때문에 발생하는 뇌 기반 예측에 의해 우리의 의식적 경험이 여러 형태로 달라지는 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내용이였다.
정말 많은 실험들과 철학적, 학문적 사유들이 언급되어져 있으며, 읽으면서 저자에 대한 감탄도 계속 하게 되었다.
나의 주 관심사이기 때문에 모든 내용은 내 주의를 끌었었는데, 특히 인상 깊었던 챕터는 8장 자기예측 이였다.
‘자기’를 당신 자신이 지각할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생각해왔겠지만, ‘자기’는 아주 특별한 종류의 지각, 통제된 환각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인 정체성부터 신체적으로 ‘된다’라는 경험까지 이 모든 것은 생존을 위해 진화가 고안해 낸 최선의 ‘추측’이라는 것이다.
변함없이 계속 컨펌 받아왔던 진짜 자기라는 존재의 철학적 정의에 의심의 돌을 던지고 있었고, 신체소유권에 입각한 유체이탈 경험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해석은 놀랍기 까지 하였다. 이어지는 사회적 자기의 필요 당위성까지.....
평소 ‘나란 무엇인가’에 집착하는 내게는 생각에 큰 전환점을 제시해 준 내용이였고, 한 번의 완독으로는 부족하다 싶어서 언제라도 다시 읽어보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철학책인가 싶은 내용들도 있었지만 이 또한 의식이나 나의 개념에 대한 기존의 편견 때문일 것이다. 내용들 중, 생물학 등에 관련한 방대한 실험역사들도 이 책의 추천 포인트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생명체 탄생부터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큰 화두 중 하나인 ‘의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실질적인 주장을 만날 수 있는 이 책, 꼭 읽어보시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다.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보인다는 의미가 무엇인지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_.. 지난 10여 년 동안 추론으로서의 지각이라는 개념은 새롭게 주목받았다. ‘예측 코딩 predictive coding'과 ’예측 프로세스 predictive processing'라는 대략적인 이름 아래 새로운 이론이 여럿 등장했다. 세부적으로는 다른지만, 이런 이론에는 지각이 일종의 뇌 기반 추론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는 공통 요소가 있다._p114
_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우리에게 유용한 것으로 지각한다. ... .. 현상학적 특성은 바깥에 있는 환경의 객관적이고 진실한 속성처럼 보인다고 생각하는 편이 타당하다. 무언가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인식하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더 효과적이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_p181
_'내가 된다being me, 또는 당신이 된다being you'라는 경험은 지각 그 자체,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 몸의 생존에 초점을 맞추어 신경적으로 암호화된 예측이 촘촘히 얽힌 집합이다. 우리 자신이 되는 데에 필요한 것은 이것뿐이다._p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