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편지는 유럽에서 시작되어 - 서로를 넘어 모두의 세계를 응원하다
안시연 외 지음 / 애플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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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는 유럽에서 시작되어....’, 이 행운의 편지 스러운 제목의 책을 읽었다.

 

교환학생 생활을 하게 된 세 명의 친구가 일주일에 한 편씩 돌아가면서 자신들의 이야기로 편지를 쓰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어그 글들을 모아서 이렇게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현실을 가감 없이 알려 주면서도 낭만도 포함된 글을 쓰고 싶었다는 ENTJ 시연의 안내글로 시작하는 책은, ENFJ 연지, INTJ 영주의 편지들로 개성있게 채워져 있었다.

 

이들의 바램처럼정보성 내용만도 아니고 그냥 좋기만 하다는 식상한 것들이 아니라,

 

유럽 언어들에 기반한 성차별적인 문화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스페인에서 구한 집 적응기 및 다양한 유럽 숙소에 대한 경험들파티친구사귀기와 먹거리들등 의외로 디테일하고 다양한 내용에 푹 빠져서 읽을 수 있었다.

 

제대로 된 간접 경험이라는 것이 이런 것 아닌가 싶다그 무엇보다도 이들의 경험과 함께 세 명의 우정이 부러워졌던 독서였다색깔 있는 여행기를 찾는다면 그런 면에서도 추천하고 싶다.

 

나도 다음에 바깥에 가게 되면누군가와 이런 편지를 나눠보고 싶어졌다...

 

 

_그래도 행복하다고 느낀 이유는 이 동네가 내가 꿈꾸던 스페인에 부합했기 때문이야하엔은 작은 동네야.

..... 대표 건축물로는 하엔 성당이 있고그 성당을 중심으로 시내가 형성되어 있어중심가에서 맥주와 타파스를 먹으면서 보았던 하엔 성당시끌벅적한 골목길버스킹과 스페인 사람들이 어우러지던 그 밤의 풍경이 나를 안심시켰어.

 

지금 당장은 고통스럽더라도 네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달까._p14 시연편

 

 

 

_너희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봤니? <종이의 집시즌 3. 1화 마지막에 조폐국 털기에 성공한 강도들이 비행선을 타고 마드리드 시내 한복판에 훔친 돈을 뿌리거든그 장명의 배경이 바로 마드리드 메트로 카야오역이야우연히 걷다가 발견했는데 거기다’ 싶더라고직접 보니 반갑더라그래서 사진 한 장 찍었어다시 한번 내가 갈망한 그 땅에 와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_p40 시연편

 

 

_빨갛고 파란 정도가 아닌 시뻘겋고 시퍼런 조명오픈 시점인 1971년도부터 벽을 빼곡이 메운 흑백 사진들까지들어오자마자 이 바의 위엄 있는 역사에 크게 위축될 정도였어나중에 알고 보니까 정말로 세계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레즈비언 바라고 하더라고._p68 연지편

 

 

_외국인 친구를 마음 놓고 사귀지 못하는 이유에는 인종차별도 자리하고 있어. .... 피하고 싶은 상황은 은은한 인종차별이야즉각적으로 항의하기에는 뭣한 사소하고 미묘한 인종차별 있잖아._p89 연지편

 

 

_어느덧 다리 세 개를 지나쳤을 거야생미셸 다리에서 노트르담 성당과 기념사진을 찍고잠시 퐁뇌프 다리 의자에 앉아 멀리 에펠탑을 보고차가 다니지 않는 퐁데자르 다리를 여유럽게 지나면 벌써 루브르에 도착해.

 

유리 피라미드와 짧게 인사를 나누곤 건너편의 작은 카루젤 개선문을 지나가자꽃과 나무와 분수로 채운 튀일리 정원을 구경하면 오늘의 산책 끝!_p141 영주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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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투라 CULTURA 2023.3 - Vol.105
작가 편집부 지음 / 작가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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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비극은 고대 그리스에서 상연된 예술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일상 도처에 있다. 또한 우리의 집단적 기억이미지(내게는 푸른색)로도 존재한다. 20144.16 세월호 참사의 이미지는 대한민국 사람들 거의 전부가 밤새 뜬눈으로 지켜만 봐야 했던 뒤집힌 침몰선의 파란색 뱃머리다. 202210.29 이태원 참사의 이미지는 아마도 한밤 중 존엄함을 빼앗긴 채 차디찬 길바닥에 방치된 젊은이들의 파래진 몸일 것이다._[파토스의 운동: 마우리치오 카텔란과 ‘WE']에서

 

 

_베를린은 독일 역사에서 분단 체제의 상징이자 분단의 극복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분단시기 동안 치열한 대립과 갈등의 근원지였고, 동시에 갈등을 해소하고 합의를 만들어낸 곳이었다. 그리고 1990년 통일된 독일의 수도가 된 베를린은 유럽의 중요한 관광지이자 새로운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되었다._[분단과 통일의 그리고 역사의 기억을 품은 베를린] 에서

 

 

 

지난 몇 년 사이에 문학잡지는 몇 번 접한 적은 있으나 쿨투라처럼 종합 문화지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아니 처음인가? 암튼 간만에 만나는 잡지에 설렘으로 가득차서 열었는데, 결론만 말하자면 기대 이상이였다.

 

목차를 보면, 갤러리, 인터뷰, 테마: 베를린, 문학, 쿨투라 신인상, 영화와 드라마, 리뷰,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모두 관심분야라서 비교적 꼼꼼하게 봤는데, 뜻밖에 묵직한 시작을 채우고 있었던 갤러리편의 파토스의 운동: 마우리치오 카텔란과 ‘WE'’, ‘전통 서예붓으로 서양 채색기법을 변용한 새로운 화풍’, 베를린 테마편에 있는 영화제 소식과 세계인의 무용 올림픽이라는 탄츠올림프가 기억에 남는다. 특히 베를린 영화제편에는 영문 기사도 함께 실어서 내용의 풍부함을 더해주고 있었다. 차분히 해석하면서 봐봐야겠다.

 

영화와 드라마 월평으로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일타스캔들>, <대행사>을 다루고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봤었던 작품들이라서 반가운 마음으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130페이지 남짓의 한 권으로 수준 높은 다양한 문화컨텐츠를 만날 수 있었고, 고화질의 사진들로 눈도 무척 즐거웠던 시간이였다. 주위에 권할 만한 괜찮은 종합 문화지를 만났다.

 

 

_세계 최대의 박물관 도시 베를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일하듯 영화만 보고 가는 것은 조금 아쉽지 않은가. 며칠 오후는 영화를 보지 않고 박물관 섬의 미술관들을 관람하고, 슈프레강이 흐르는 주변을 거닐었다. 대신 그날 저녁에는 두 편의 영화를 관람했다. 그리고 또 하루의 오후와 저녁은 세계적인 무용올림픽인 탄츠올림프를 관람하고, 또 하루 저녁은 영화관람 후 늦은 음악공연을 즐기기도 했다._[도시 베를린 즐기기: 73회 베를린영화제 스케치]에서

 

 

_오피스드라마는 일종의 (사내)정치물로 세상 사는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선연애 후결혼으로 이어지는 로맨스물의 공식도 깨진 마당에 오피스물도 이제 선실속 후연대로 성큼 넘어가자~ 지나친 훈훈함도 신파의 아류일 뿐이다._[소리 없이 강하다: 일타스캔들, 대행사]에서

 

 

 

_‘비극은 고대 그리스에서 상연된 예술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일상 도처에 있다. 또한 우리의 집단적 기억이미지(내게는 푸른색)로도 존재한다. 20144.16 세월호 참사의 이미지는 대한민국 사람들 거의 전부가 밤새 뜬눈으로 지켜만 봐야 했던 뒤집힌 침몰선의 파란색 뱃머리다. 202210.29 이태원 참사의 이미지는 아마도 한밤 중 존엄함을 빼앗긴 채 차디찬 길바닥에 방치된 젊은이들의 파래진 몸일 것이다._[파토스의 운동: 마우리치오 카텔란과 ‘WE']에서

 

 

_베를린은 독일 역사에서 분단 체제의 상징이자 분단의 극복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분단시기 동안 치열한 대립과 갈등의 근원지였고, 동시에 갈등을 해소하고 합의를 만들어낸 곳이었다. 그리고 1990년 통일된 독일의 수도가 된 베를린은 유럽의 중요한 관광지이자 새로운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되었다._[분단과 통일의 그리고 역사의 기억을 품은 베를린] 에서

 

 

 

지난 몇 년 사이에 문학잡지는 몇 번 접한 적은 있으나 쿨투라처럼 종합 문화지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아니 처음인가? 암튼 간만에 만나는 잡지에 설렘으로 가득차서 열었는데, 결론만 말하자면 기대 이상이였다.

 

목차를 보면, 갤러리, 인터뷰, 테마: 베를린, 문학, 쿨투라 신인상, 영화와 드라마, 리뷰,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모두 관심분야라서 비교적 꼼꼼하게 봤는데, 뜻밖에 묵직한 시작을 채우고 있었던 갤러리편의 파토스의 운동: 마우리치오 카텔란과 ‘WE'’, ‘전통 서예붓으로 서양 채색기법을 변용한 새로운 화풍’, 베를린 테마편에 있는 영화제 소식과 세계인의 무용 올림픽이라는 탄츠올림프가 기억에 남는다. 특히 베를린 영화제편에는 영문 기사도 함께 실어서 내용의 풍부함을 더해주고 있었다. 차분히 해석하면서 봐봐야겠다.

 

영화와 드라마 월평으로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일타스캔들>, <대행사>을 다루고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봤었던 작품들이라서 반가운 마음으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130페이지 남짓의 한 권으로 수준 높은 다양한 문화컨텐츠를 만날 수 있었고, 고화질의 사진들로 눈도 무척 즐거웠던 시간이였다. 주위에 권할 만한 괜찮은 종합 문화지를 만났다.

 

 

_세계 최대의 박물관 도시 베를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일하듯 영화만 보고 가는 것은 조금 아쉽지 않은가. 며칠 오후는 영화를 보지 않고 박물관 섬의 미술관들을 관람하고, 슈프레강이 흐르는 주변을 거닐었다. 대신 그날 저녁에는 두 편의 영화를 관람했다. 그리고 또 하루의 오후와 저녁은 세계적인 무용올림픽인 탄츠올림프를 관람하고, 또 하루 저녁은 영화관람 후 늦은 음악공연을 즐기기도 했다._[도시 베를린 즐기기: 73회 베를린영화제 스케치]에서

 

 

_오피스드라마는 일종의 (사내)정치물로 세상 사는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선연애 후결혼으로 이어지는 로맨스물의 공식도 깨진 마당에 오피스물도 이제 선실속 후연대로 성큼 넘어가자~ 지나친 훈훈함도 신파의 아류일 뿐이다._[소리 없이 강하다: 일타스캔들, 대행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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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에 여우가 있어 - 학교 폭력 예방 그림책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18
올리비에 뒤팽.롤라 뒤팽 지음, 로낭 바델 그림, 명혜권 옮김 / 한솔수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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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드라마, ‘글로리로 학교폭력에 대해 많은 이들이 얘기하고 있다이렇게 인기를 끌게 된 이유에는 그 현실성과 공감성 때문일 것이다드라마의 화제성이 현장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으면 하는 바램이 크던 차에만난 학교 폭력 예방 그림책, ‘우리 학교에 여우가 있어’.

 

왕눈이 안경안경잡이라고 불리는 주인공은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놀 때 한켠에서 바라보곤 한다노는 아이들 틈에는 이상하게 여우가 끼여 있다이 여우는 주인공을 쫓아다니며 괴롭히는데 그 기세가 커지기만 한다.

 

엄마에게 용기를 내어 그 괴롭힘을 다 털어놓는데......

 

 

괴롭히는 아이를 여우늑대호랑이로 점점 더 커지는 폭력을 표현한 점이 정말 탁월하고 설득력 있었다당하는 아이가 겪는 공포감이 짐작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까지 잘 알려주고 있는 듯 했고훌륭한 학습 동화책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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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도슨트, 오르세 미술관 - 전문가의 맞춤 해설로 떠나는 19세기 미술 여행 나만의 도슨트
서정욱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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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독으로 24일 동안 하루 한 챕터씩 함께한서정욱 미술평론가/칼럼리스트의 나만의 도슨트오르세 미술관 편.

 

프랑스 파리에 있는 대표적인 미술관 3루브르오르세퐁피두 중오르세 미술관에는 19세기 미술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바로 여기 작품들에 대한 내용들을 글로 QR코드로 연결된 영상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었던 시간들이였다.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인상주의 화가들이 많아서 비교적 편안하고 재미있었다뜻밖에 이들의 후원자의 작품도 접할 수 있었고단체샷도 기억에 남는다그리고 차마 오랫동안 보기 힘들었던 오노레 도미에인간의 추한 내면을 그린 화가’ 챕터와 같이 모르고 살았을 그림들도 많아서 흥미로웠다.

 

어떤 미술 작품을 접했을 때배경지식 없이 있는 그대로 감상할 수도 있고작품에 대한 안내를 받으며 여러 관점으로 감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두 가지 모두 장단점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당장 가보지 못하고 있는 미술관은 이렇게 간접적으로 그림을 접하고 그 역사를 함께 해보는 것도 정말 괜찮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해설자에 따라서 같은 그림의 포인트가 달라지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었던 시간이였고 들어가며’ 에서 저자가 밝힌 이 책의 의도, ‘소통을 훌륭히 해내고 있는 책이다다음 나만의 도슨트는 어디가 될지 궁금하다.

 

 

 

_이 책은 시대를 초월해 감동을 주는 명작과 여러분의 만남을 주선해줍니다아무리 좋은 두 사람도 주선자의 역할에 따라 좋은 만남이 될 수도 있고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양쪽이 서로 눈높이를 잘 맞출 수 있도록 중간에서 소통의 역할을 잘해야 하죠._‘들어가며에서

 

 

 

_세 번째 작품은 <파리 오페라의 오케스트라>입니다이 작품을 통해 에드가 드가는 우리가 볼 수 없는 곳으로 우리를 데려다줍니다혼자만 보던 것을 감상자에게 보여주려는 것이죠. ....

 

드가는 자신이 의도한 대로 우리의 시선을 몰고 다닙니다....

 

예술가는 자신이 보는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야 하는 것을 그린다.”_'에드가 드가생동감 넘치는 그림을 위하여에서

 

 

_.. 이해를 하든 못하든 폴 세잔이 남긴 작품을 보면서 후배 화가들은 여러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습니다카드놀이하는 사람들의 양복과 얼굴 컬러를 보면서 야수주의 화가들은 색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다양한 시점에서 그려진 사과 정물들을 보면서 입체주의 화가들은 새로운 착상을 떠올렸습니다.

 

그의 거친 붓터치로 인해 모호해진 사물들을 보면서 후배 화가들은 추상의 개념을 떠올렸습니다._'폴 세잔미술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화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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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함을 듣는 일 - Listen to Silence
김혜영 지음 / 오후의소묘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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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소개의 이 문장, “오래 마주 앉은 그림들은 전시장의 벽에 걸리기 전부터 나와 정이 들어 전시를 할 때쯤엔 오래된 친구를 소개하는 기분이 되고는 했는데글들은 어떨까?”가 참 마음에 와 닿았던 이 책.

 

저자는 회화 작가로천에 동양화 물감으로 완성된 독특한 질감의 작품들과 때로는 그림의 시작이어떤 것은 작품을 그리며 오고간 기억들과 생각들이 단정하게 들어가 있었다.

 

참 잔잔하면서도 깊이가 있어서한동안 나의 새벽을 책임져 주었다가만히 글을 읽고 그림을 보다보면 저절로 잠잠해져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생각이나 감성이 공감되어 훅 와 닿을 때도 있었고저자가 그림을 시작하게 되는 단초해석표현하는 과정이 참 흥미롭게도 다가왔다.

 

이 책을 읽으며내가 만든 것표현한 것들을 가만히 두고 바라보기를 해보기도 하였다내 것을 끄집어내는 방법을 하나 더 배웠다.

 

_새로운 그림에 담길 장면을 만난다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만 같은 순간과 조우할 때세상은 조용해진다그 순간과 나만이 남았다조용함을 듣는 시간이다여린 안료가 겹겹이 쌓이고물맛이 느껴지는 찰나들을 가만히 듣는다._[도입부에서]

 

 

각자의 표현법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인데이렇게 글과 그림으로 담겨진 정성어린 그림에세이한 권 접해보는 것도 무척 좋을 것 같다적극 추천하고픈 도서다.

 

 

 

_상상 속에서 여러 시공간을 헤맨 후 마지막에는 꼭 아무것도 없는 빈터를 떠올렸다이내 그곳에 집이 지어지기도 했다외딴 바닷가에 홀로 선 집타닥타닥 연기를 내는 마음이 물결 소리에 묻히는 곳그곳을 화판에 옮겨 그렸다강한 색감이나 시원한 붓질도 좋지만 눈에 편안히 닿는 색과 느린 붓질이 주는 잔잔한 여운이 더 마음에 들어왔다._p82

 

 

_늘 그렇듯 흰 벽에 둘러싸여 있기에도어제 사랑한 그림을 오늘 미워하기에도 힘든 날몸 안의 바람이 팔 자를 그리며 마음을 휘저었다.

의자에 진득이 달라붙은 몸을 떼어 바다에 갔다.

견디는 하루가 있는가 하면 변덕스러워 나조차 내 마음을 알아차리기 힘든 하루가 있다.

바닷가 마을의 그림자가 이불처럼 천천히 어깨를 감싼다._p36

 

 

_시간이 흐른 후 기억은 자의적으로 변질되곤 한다뚜렷한 장면보다는 희미하게 나타나는 그때의 느낌만을 남긴다시작과 끝이 모호한 순간의 빛은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주는 매개체가 된다._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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