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천개산 패밀리 1~2 세트 - 전2권 특서 어린이문학
박현숙 지음, 길개 그림 / 특서주니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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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산에는 5마리의 들개가 산다. 모두 원래 거기에 살았던 것은 아니다. 사연은 다양하지만 가만 보면 모두 인간에게 버림받거나 개농장 같은 곳에서 학대를 당한 녀석들이다.

 

버려진 것이 아니라고 우기는 긴 털의 바다, 주인이 이사 간 후 그 자리에 버려진 번개, 개농장에서 탈출한 이름없었던 개 얼룩이, 짧은 줄에 묶여 살다가 구조된 미소.... 그리고 이들을 구해낸 검은 털의 대장, 이렇게 다섯은 겨우 얻어낸 인간 음식으로 힘들지만 서로를 의지하면서 살고 있다.

 

이 곳에서 발견된 인간 하나.... 이들 중 하나가 겨우 얻어다 놓았던 식량을 이 인간에게 가져다 준 것 같다. 누가 그랬는지 궁금하고 의심스럽다. 대장이 의심을 받는 가운데 상황이 계속 꼬이기만 한다. 결국 번개와 대장이 대립하게 되고 싸우게 된다.

 

사이가 소원해진 번개가 사라지고, 번개를 찾으러 인간마을로 내려간 얼룩이는 사고를 당하게 되고... 한편 사람마을에서는 닭과 오리 납치범으로 천개산의 들개들을 지목하고 있다. 누명을 쓴 이들에게 또 위기가 오는데..... 그리고 전설의 검은 개는 누구일까?

 

 

청소년 소설에 주인공이 떠돌이 개들인데, 유대와 우정, 다양한 감정들과 갈등,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내용까지... 정말 몰입해서 읽었다. 하지만 한편 버림받았는데도 여전히 인간을 믿는 것을 보면 너무 가슴 아팠다. 개농장부터, 병이 있어서 버림받은 경우, 이사하면서 데려가지 않은 경우와 방치해놓은 경우 까지 다양한 학대형태와 다른 떠돌이 개들을 통해서도 동물과의 연대를 실패한 우리 모습들이 보였다.

 

감동과 재미, 교훈까지 챙길 수 있는 박현숙 작가의 필력이 빛나는 작품이였다.

 

 

_“세 번째 주인은 나를 자동차에 태워 이곳에 내려놓고 사라졌지. 왜 그랬는지 이유는 나도 몰라. 하지만 이해를 하려고 노력하는 중이야.”_p143 1

 

 

_"위험한 행동은 하지 마. 너는 아직 완벽한 들개가 아니야. 사람들의 친절함에 속아 위험해질 수도 있어..._“p9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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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 프로젝트 - SF, 판타지, 블랙코미디 본격 장르만화 단편집
봉봉 지음 / 씨네21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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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끝없이 기술을 만들어 내는 것은 인류라는 종의 숙명.

기술을 사용하는 방향이 가까이서 보면 비틀거릴지언정

멀리서 보면 옳은 방향으로 멈추지 않고 나아가길 바랄 뿐._p45

 

SF, 판타지, 블랙코미디, 본격 장르만화 단편집, <웰다잉 프로젝트>.

 

가까운 미래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 혹은 현실을 풍자하는 환상만화단편들로 만났다. 6편이고 다루고 있는 내용들도 다양했다.

 

인공자궁 ANA가 상용화 되면서 혼란이 온 인간사회에 관한 내용, <ANA>, 가장 원하는 죽음을 만들어준다는 리얼리티 쇼, 웰다잉 프로젝트의 세 명 참여자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 혹은 거부.....<웰다잉 프로젝트>, 외모 교정 유전자 시술로 전 세계 모두를 똑같은 얼굴로 태어나게 된 근미래, 유전자 조작 실패로 원래대로 태어나 비정상으로 평생을 살게 된 아이의 바램, <붉은 여왕>, 그저 뭔가 더 튀는 것을 하고 싶어서 버스를 하이재킹한 3명이 하는 라이브방송과 그 끝, <마지막 비행>...

 

언제가 들어본 적이 있었던 설화가 모티브인 듯한, 키우던 늙은 햄스터가 의 손톱을 먹고 또 다른 내가 된 이야기와 그들의 연대, <햄스터가 손톱을 먹었다>, 마지막은 <신은 변기>, 부모님의 수상한 문자를 받고 가게된 변기를 숭상하는 이상한 마을을 다룬 비판담긴 호러물 까지, 순식간에 다 읽을 수 있었다.

 

 

다양한 장르와 소재로 인간의 욕망과 모순을 다루는 작가의 솜씨가 무척 놀라웠다. 그림으로 만나니 머리에 더 각인되어 여운이 길다. 장르의 호불호를 떠나서 다룬 주제적인 면에서 모두 읽어봤으면 하는 내용이였고 그림체도 개성 있어서 지루할 틈 없이 몰입할 수 있는 책이였다.

 

 

_더 이상 그 누구도 달릴 필요가 없어진 이 세상은 평범하기에 아름답다._p130

 

_날 사랑해줘서 고마워._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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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애덤스의 비밀스러운 삶
부스 타킹턴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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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내 나이에 네가 말한 훌륭한 자리를 찾기는 쉽지 않단다. 오십 대 중반을 넘으면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이미 할 줄 아는 걸 포기한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생각하기 마련이지.“_p19

 

_원래 남자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여자에게 끌리는 법이라고 믿었기에, 앨리스는 무척이나 중요하게 여기는 명랑한 표정과 태도를 유지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한술 더 떠, 발랄한 미녀의 이미지를 실감 나게 꾸미기 위해 흥겨운 제스처를 곁들이며 큰 소리로 재잘거리기 시작했다._p68

 

 

아이고~~ 한숨이 나오다가 안타깝고 딱하게 느껴졌다가.... 또 이해가 되기도 하고... 이 소설, <앨리스 애덤스의 비밀스러운 삶>의 주인공 앨리스에 대한 감정이 이랬다.

 

예쁘게 타고 났기에 어려서부터 인기가 많았던 앨리스, 그러나 별 볼 일 없는 배경 때문에 외모로 인한 인기는 그리 길지가 못했다. 아직 결혼에 성공하지 못한 그녀는 이제 무도회에 가도 춤을 청하는 이가 통 없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은 듯 연기를 하지만,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현실과 다르게, 자신의 상상 속에서는 자신감이 넘치고 주인공인 앨리스는 뜻밖에 밀드레드의 약혼자로 소개받았던 러셀과 즐거운 시간을 가지게 된다. 그들은 꽤 잘 통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앨리스는 안다. 그 모습이 연기의 일부라는 것을...... 동생 월터는 임자있는 능력자에게 호감을 보이는 이런 누나가 한심하다. 어서 현실을 직시하고 환상에서 깨어났으면 한다.

 

앨리스의 어머니는 자신의 남편이 마음만 먹으면 재벌이 될 수 있다고 믿지만 혼자만의 생각처럼 보이고, 남편은 놀랄정도로 자신의 처지에 복종적인 인물이다. 아무래도 집 안 형편은 더 좋아질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이런 류의 희망들이 이 가족을 더 절박하게 내모는 듯하다.

 

초반에는 호감이 생겼었던 월터의 타락에 실망하고, 안타까움이 들었던 러셀과 앨리스... 주인공 캐릭터가 생각보다 입체적으로 그려져서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마무리는, 앨리스의 마지막 결정에 안심하게 되어 이 문장 그대로 계단 위쪽이 햇빛을 받아 명랑하게 빛났다’...

 

전적으로 배경과 결혼에만 의존한 삶을 살았던 여성들의 삶에서, 교육과 직업 확장으로 넘어가는 시점인, 20세기초반의 미국분위기를 한 가정의 붕괴와 변화를 통해 아주 잘 그려내고 있었던 작품이였다. 순수문학을 좋아해도, 시대상이나 여성상을 반영한 작품에 끌린다면,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시간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다.

 

역시 믿고 보는 코호북스.

 

 

_보석은 흰 벨벳 상자에서 처음 꺼냈을 때 가장 빛나 보이는 법이다. 더구나 앨리스는 .....

다른 말로, 앨리스는 인기를 너무 일찍 누렸다._p86

 

_앨리스는 끊임없이 이런저런 즐거운 상상을 했으며 그것들은 전부 금테를 두른 오색찬란하고 반짝이는 상상이었지만, 다른 누구의 시선이 닿기만 해도 - 심지어 그녀를 사랑하는 아버지조차 - 모든 엉롱한 이미지가 색이 바래고 시시해졌다. “이런 게 인생인가?” 앨리스는 자문하면서, 그 질문이 자기만의 독창적인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다._p105

 

_어쨌든 앨리스는 아름다웠다. 비록 시간의 아름다움은 지나가기 마련이지만 그것을 본 사람은 그 아름다움과 아름다움을 느낀 순간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_p225

 

 

_"글쎄요, 어쨌든 우리는 계속 살아가야 하니까, 어떻게 살지 조금이라도 배워야 하지 않겠어요?“_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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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헤드 - 익숙해 보이지만 결코 알지 못했던 미국, 그 반대편의 이야기 알마 인코그니타
존 제러마이아 설리번 지음, 고영범 옮김 / 알마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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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그렇기는 하지만, 마이클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아무런 가식 없이 예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걸-이건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다-들어보면 이때의 마이클은,... 마티 베셔의 유명한 다큐멘터리 <마이클 잭슨과 함께 살기> 같은 이야기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마이클이다. <제트><에보니>를 읽고 나면 여러 인종의 아주 멀쩡해 보이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마이클 잭슨과 좋은 친구로 남아 있었는지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는 매력적이고 살아 있는 정신을 가지고 있다._p182

 

 

_로비스트 사촌은 D.C의 분위기가 거칠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에서 제시한 공공의료 방안이 동력을 얻고 있었다. 로비스트 사촌의 상사가 그날 아침 그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은 우리 망한 거 같은데였다.

.... 나는 내 사촌의 시도가 실패하길 바라면서, 그에게 행운을 빌어줬다._p284

 

 

<뉴욕 타임즈 매거진> 전속 필진이자 <파리 리뷰>의 남부 담당 편집자고 활동 중인, 존 제러마이아 설리번의 열네 편 에세이집, <펄프헤드>를 정말 긴 호흡으로 읽었다. 책의 부제는 익숙해 보이지만 결코 알지 못했던 미국, 그 반대편의 이야기’. 이 부제처럼 미국의 문화와 역사 등을 다루고 있었는데, 사실 읽어가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크리스천록 페스티벌, 감전되어 거의 죽다살아난 저자의 형인 록 뮤지션, 태풍 카트리나와 사람들, 리얼리티쇼와 출연자들, 마이클 잭슨, 건즈 앤 로지스의 보컬 액슬 로즈, 미국 의료보험 개혁에 반대하는 분위기, 기인 라피네스크, 미국 남동부 원주민들의 동굴 유적, 자메이카로 가서 만난 버니 웨일러, 그리고 지구를 망치고 있는 인간에 대한 동물들의 반격과 촬영지로 빌려준 자신의 집 이야기 까지, 다양한 소재들이였다.

 

모두 미국 유수의 잡지들에 수록되었던 에세이라고 한다.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소설 같아서 읽기 시작할 때 여러번 도서장르를 확인했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이렇게 논픽션의 기본을 유지하되 다양한 소설적인 기법들을 채택한 이런 방식의 글을 뉴 저널리즘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소설기법들이 적용되어 있어서 일반 저널 보다 몰입하기 좋았는데 그러다가도 불쑥불쑥 불편해지고 이해가 안되는 지점들로 잠깐 멈추기도 하다가... 그러다가 또 저자의 의견에 공감하기도 하고 같이 의문이 생기기도 하고 ... 이런 과정을 되풀이하는 독서였다.

 

개인적으로는, 뜻밖에 마이클 잭슨과 오바마케어가 등장한 챕터가 인상적이였다. 마이클 잭슨의 곡들을 분석해놓은 부분에서는 알아가는 맛이, 여러 논란 중에 있었던 그에 대한 냉철한 저자의 의견들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오바마케어 파트에서는 이성적인 면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정책반대자들이 씁쓸한 부분이였다. 저자에게 전적으로 공감했었다.

 

 

전체적으로 읽기에 난이도가 있는 책이여서 호불호가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읽는 중에, 그리고 독서 후에도 저널리즘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내용이였고, 사회전반에 관한 배경지식이 있다면 꼭 추천하고픈 도서였다.

 

 

_우리에게 참인 건 자연에서도 참이다. 우리에게 의식이 있는 게 인간이라는 종의 진화의 결과라면 자연에도 의식이 있다. 자연이 우리 안에서 의식을 가지게 된 것은, 아마도 스스로를 관찰하기 위해서일 것이다._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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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좋아요, 차를 마셔요 - 차를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
요즘다인 지음 / 청림Life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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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물을 버리고 찻잎을 넣으면 향이 피어오르고, 다시 뜨거운 물을 부으면 차가 우러나기 시작하지요. 20초를 기다렸다가 따라내어 아직 뜨거운 차를 조심히 한 모금 머금는 데까지 다다르면 문득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가슴은 무척 뛰지만 그 리듬이 느껴집니다._p71

 

 

_차 문화는 처음에는 약으로 쓰이던 것부터 시작해 높은 계층이 즐기는 취미로, 이어서 서민층으로 넓게 퍼겼습니다. ....... 중국의 차가 처음 영국으로 흘러들어가 서구권에 정착하던 때에도 귀족들이 즐기던 고상한 차 모임이 있었는가 하면 노동자들이 매일 마시던 차도 있었으니, 역사 속에서 차란 어떤 특별한 사람들만이 특별한 도구를 가지고 누리는 문화가 아니었던 셈입니다._p59

 

 

사람마다 평온함을 찾는 방법들이 다양하게 있을 것이다. 그것들을 취미나 취향으로 묶기도 하고 때론 업이 되기도 한다. 여기 취미로 시작하여 차 마시는 사람이 되어 책까지 내게 된 이가 있다. 저자명도 매우 차스러운 요즘다인이고 도서명은 <날이 좋아요, 차를 마셔요> 이다.

 

동서양 고루 소개되는 차들과 분위기, 필요한 도구들, 그리고 자신의 생활과 사람들 까지 따듯하고 세심하게 넣어놓았다. 실론, 백차, 현미녹차, 보이숙차로 입문하고, 대만 고산차,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얼 그레이, 말차, 니나스-떼 쉬르 라 륀으로 좀 더 깊은 얘기를 나눠주고 있다.

 

소개 받은 차들을 알고모르고를 떠나서, 각 차들에 달린 에피소드들이 참 여유 있게 느껴져서 보는 내내 저절로 명상이 되는 독서 시간이였다. 지식적인 측면으로도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서 차를 배워가는 책으로도 훌륭했다.

 

커피뿐만 아니라, 차에 대해서도 자신의 체질에 맞는 입맛에 맞는 하나 정도는 알고 마실 줄 알아도 인생의 즐거움 하나를 얻어가는 일일 것 같다. 그럼 또 그만큼 풍성해지는 것이 나의 시간일 것이다.

 

참 좋은 책 하나를 만났다.

 

 

_삶의 질을 올려주는, 잘 샀다 싶은 물건들이 있습니다. 최근 제가 가장 만족을 느끼는 세 가지를 말하자면 블루투스 키보드, 음악 감상 전용 스피커, 그리고 모래시계입니다._p103

 

 

_예쁜 라벨이 붙은, 그렇지만 낙엽이 된 차를 몇 개째 뜯어 마시면서 .... 기억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막상 우려낸 차가 이제 향과 맛이 바래서 그렇게 맛있지는 않을 때, 씁쓸한 맛과 아직 남아있는 묘한 향기의 흔적을 더듬으며 생각하게 됩니다. ‘좋은 것을 바로 좋은 그때 누리는 일은 참 중요하구나하고요._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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