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뷰티 - 장애, 모성, 아름다움에 관한 또 한 번의 전복
클로이 쿠퍼 존스 지음, 안진이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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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으로 척추와 골반을 연결하는 뼈인 천골이 없어서 천골무형성증이라는 필연적인 장애를 가지게 된 작자, 클로이 쿠퍼 존스, 철학 교수이자 저널리스트로, 회고록으로 퓰리처상 후보에 올랐는데, 바로 그 책이 <이지뷰티> 이다.

 

이 회고록은 장애를 가진 이를 바라보는 타인, 사회의 시선은 물론, 자신의 관점까지도 내밀하게 다루고 있었다. 그 솔직함과 깊이에 소설처럼 술술 읽혔었는데, 철학과 저널리즘, 저자의 주특기가 잘 녹아들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가도 턱하고 체한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에서는 읽는 이로 하여금 그 안에 자신을 대입해서 생각해보게 한다. 공동의 죄책감과 함께 블랙 유머로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한 논제를 계속 던지고 있었다.

 

당사자는 가만히 있는데, 저자의 존재가치 유무에 대하여 열띤 논쟁을 하는 두 남자.... 이 행위 자체가 당사자를 교묘하게 부정하고 모욕하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이렇게 장애를 가진 저자를 대놓고 무시하는 상황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런 상황이 벌어질때마다 다소 냉소적이였던 저자를 느낄 수 있었다. 임신 했을 때조차, 이것이 도덕적으로 맞는지를 고민한다.

 

하지만 밀라노의 비욘세 콘서트장에서 깨달은 쉬운 아름다움, 그동안 학습받고 강요받은 어려운 아름다움만을 우월함에 젖어 쫓지는 않았을까 하며 저자를 성장시킨다. 이 곳에서 많은 사람들과 하나가 되어 직설적이고 자신만만한 아름다움을 경험하게 된다. 아마도 제목의 <이지뷰티>는 이 경험을 말한 것인 것 같다.

 

 

처음 언급했듯이, 내게는 에세이 보다는 여행소설처럼 읽혔고 브루클린, 로마, 밀라노, 캄보디아의 킬링필드의 각 인물들과의 대화나 저자의 생각들이 무척 인상적이였다. 1인칭 시점으로 자신의 장애를 바라보는 것도 흥미로웠고 이를 이렇다저렇다하며 함부로 정의하거나 무심한 모습들에서는 우리사회를 발견할 수 있었다.

 

깊이 있는 흥미로운 독서였다. 금년에 기억하고 싶은 도서들 중 하나로 리스트업 하였으며, 누구에게나 추천하고픈 도서다.

 

 

_진리를 찾기 위해서는 부조화를 참아내는 사람이 필요하고, 그런 불편함을 참아내는 능력이야말로 철학자의 신체 및 사고가 다른 사람들의 신체 및 사고와 차별되는 지점이다._p48

 

_“내가 장애인인 건 알지?”

, 알아.” 콜린이 대답했다.

너는 내가 태어나지 않았어야 한다고 생각해?”

너는 이미 태어났잖아.”

하지만 이상적인 세상에서는 내가 미리 발견되고 낙태되었을 거란 얘기지?”

, 네 몸은 네 삶을 더 힘들고 불편하게 만들잖아. 그냥 객관적인 사실을 말하는 거야.”

내 삶의 전부가, 내 삶의 모든 측면이 더 나빠졌다고 생각하니?”_p126

 

 

_배제를 당할 때는 나도 수치심을 느꼈다. 나 혼자만 특히한 형벌을 받고 있는데,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그런 형벌을 받아야 하는지를 모르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나의 수치심에는 독선적인 미움이라는 감정이 쌍둥이처럼 따라다녔다._p254

 

 

_나는 군중의 좋은 기분에, 외부를 향한 즐거움을 온전히 수용하는 것에 휩쓸렸다. 그 여성들과 함께 있을 때 나는 자유로웠다._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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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을 수 있는 세상
마일리스 드 케랑갈 지음, 윤진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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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트롱프뢰유의 세상은 진짜는 아니지만 손이 닿을 수 없는 곳에 갇힌 거짓 혹은 환영과도 다르다. 두 단계를 포함하는 트롱프뢰유 때문에 갈등하는 케이트 앞에서 폴라가 하는 말처럼, <상상하는 데> 쓰일 수 있다._p347

 

현대 프랑스 문학을 뒤흔들고 있는 소설가라는 마일리스 드 케랑갈의 <닿을 수 있는 세상> 의 한 문장이다. 이 책을 이끌어가는 주개념은 바로 트롱프뢰유인데,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기법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이 기법을 배우기 위해 장식 미술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배우는 과정은 힘들지만 붓을 들고 세밀하게 그리면서 감각적인 체험을 하게 된다. 실패를 겪고 이겨내고 다시 시작하면서 이 과정들을 지나오지만 작업 의뢰를 가져오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보수로 고민하는 등등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그러다 만난 라스코 동물 벽화 재현 의뢰! 궁극의 복제에 도전하며 닿을 수 있는 세상에 대한 염원을 풀어내며 섬세하게 빠져들게 된다.

 

 

소설이라기보다는 트롱프뢰유기법이 주인공인 것 같았던 책이였다. 등장인물들의 시선과 느낌, 감정과 생각들이 주변풍경과 함께 세밀하게 묘사되며 이야기가 흐른다. 마치 의식의 흐름대로 읽어간 느낌이랄까...!

 

본다의 의미, 그리고 이것을 닿을 수 있는 세상으로 만들면서 성장하는 주인공의 변화들, 그리고 이 시선들을 우리들의 일상으로 가져오면서 달라보이는 내 공간과 작업들... 이런 흐름으로 내게 다가온 독특한 소설이다.

 

개인취향에 따라 호불호는 있을 것 같고, 탐미적이고 세밀한 묘사를 좋아하는 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도서다.

 

_트롱프뢰유는 그림과 시선의 만남이죠. 트롱프뢰유는 특수한 시점을 위한 그림이고, 원하는 결과가 무엇이냐에 따라 결정됩니다._p37

 

_<본다>는 것은 단순히 이 세상에서 눈을 뜨고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행동을 개시하는, 시선이 뇌 속에 만들어 놓은 것과 유사한 이미지를 종이 위에 창조하는 것이다._p59

 

_중세 도시 뒤로 19세기 뉴욕의 변두리, 석조 저택들 뒤로 목조 가옥들의 거리가 나타난다. 대륙이 바뀌고 두 시대가 포개진다. 장면들이 맞서고 겹치고 찍어진다. 폴라가 앞으로 나아가는 순간, 그녀를 통해 두 세상이 이어진다._p221

 

_폴라는 곧 자신의 이야기를 역사의 한 순간으로 동기화하고, 동굴이 있는 언덕을 그 언덕을 둘러싼 세상에 봉합한다._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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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엑셀로 살아남기 - 실무 문서 11개로 필수 기능을 익히는 엑셀 생존 전략
김경자 지음 / 한빛미디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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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업무를 하다보면 필수로 알아야 하는 엑셀, 하지만 실제로 제대로 사용하기는 쉽지가 않다. 그래서 익힌다고 해도 잊어먹기 일쑤고 모르는 기능들이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나만 그런 것이 아닐 것 같다. 나 같은 이들에게 무척 도움이 될 것 같은 <회사에서 엑셀로 살아남기>. 실무 문서 11개로 필수 기능을 익히는 교재이다. 단순히 기본 기능들만 알려주는 다른 교재들과는 달리 실무 문서를 바탕으로 소개하는 책이라서, 평소에 알기 어려웠던 수식까지 알 수 있었고 QR코드로 글만으로는 이해가 안 될 수 있는 독자들을 돕고 있었다.

 

특히 각 문서의 전후 비교로 해당 예시에서 꼭 가져가야 하는 핵심들을 잘 정리해주고 있다는 점이 좋았다.

 

말 그대로 실제 회사에서 끄는 문서로 생존에 필요한 엑셀 스킬 초단기간 획득”'에 도움되는 엑셀 안내서다. 엑셀로 고민중이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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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꼭두각시
윌리엄 트레버 지음, 김연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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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머릿속에 있던 건 그 사람이야. 너 그런 거 알지, 윌리? 돌연,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있을 때 떠오르는 거. 그 끔찍한 러드킨 중사야, 윌리.“

어머니는 그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며 리버풀의 채소 가게에서 그가 학살을 자행한 장본인이란 걸 모르는 손님들에게 농산물을 파는 모습이 상상되느냐고 내게 물었다.

....

악마가 사람이 된 거야.” 어머니가 말했다._p114

 

 

아일랜드 소도시 페르모이의 킬네이 저택에 사는 퀀턴가는 아일랜드과 영국 남녀가 만나서 이뤄진 집안이고 국경을 넘는 사랑을 이룬 집이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 직후에 아일랜드 독립을 막고자 영국이 보낸 블랙 앤드 탠즈의 사람이 이 킬네이 저택에서 죽음으로 발견되고 학살에 휩쓸리게 되면서 급격하게 비극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예상치 못한 큰 운명적 사건을 겪은 후의 퀸턴가는 폐허가 되고 가족들을 악몽 같은 생활을 이어가게 된다. 그러다 또 필연적 사랑이 시작이 되고......

 

 

우리가 극복 가능한 삶의 시련은 어디까지일까?

자신의 의지와 별개로 발생된 큰 사건이나 환경적인 요소들로 인해 발생된 변화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을 보며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이 이와 같은 것들이였다.

 

정말 제목 그대로 <운명의 꼭두각시>처럼, 비극은 반복되고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삶에 대한 절망과 아픔에 여운이 짙게 남는 소설 이였다. 이와 함께 알고는 있었지만 많이 생각해보지 못했던 아일랜드의 역사적 애환을 감정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과격한 독립투쟁으로만 알고 있었던 아일랜드였는데, 이 소설에서는 이들을 탄압하는 영국의 잔인함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무자비한 운명 속에서도 따듯한 온기가 있었고 깊게 남는 여운에 한참을 가만히 있게 만드는 문장들이였다. 무기력하게 만드는 운명의 꼭두각시로 살게 되는 우리네지만 반드시 얻어가는 것이 있다고 말해주고 있는 소설이였다.

 

이 작가의 다른 소설들도 궁금하다. 적극 추천하고픈 작품이다.

 

 

_언젠가 난 그곳으로 돌아가리라. 언제라도 킬네이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_p131

 

_모든 두려움과 도덕이, 세상의 모든 잣대가 내게서 사라졌다. 난 아무것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걸 당신이 알아야 한다는 것 말고는,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걸 당신이 알아야 한다는 것 말고는,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걸 알면 당신이 적어도 약간의 위안을 얻을지 모른다는 것 말고는. 난 램프를 화장대에 올려놓고 당신 이름을 불렀다._p198

 

 

_군인들의 학살 이후 킬레니가 그랬듯 그 결정적인 순간들 이후 우리는 모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난도질당한 삶들, 그림자의 피조물들, 그의 아버지의 말처럼 운명의 꼭두각시들. 우리는 유령이 되었다._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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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고통 - 거리의 사진작가 한대수의 필름 사진집
한대수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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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저술가, 가수 한대수의 <삶이라는 고통>, 저자를 오래전 가수로만 알고 있었는데 뉴욕 이스티튜트 오브 포토그래피 사진학교에서 사진을 공부했다고 한다.

 

디지털 사진들은 색감이며 초점이 정확한 위대하고 신기한 작품들이 나오지만, 너무 헤프고 너무 정확해서 유감이라고 하는 저자는, ‘노력 없이 쉽게 얻은 이미지라 고귀함이 없다. 인간의 영혼이 안 보인다. 차갑고 냉정하다.’고 하고 있었다. 이런 그가 젊은 시절의 필름 사진들로 책을 낸 것이다.

 

2023년으로 만 일흔다섯이 된 저자는, 이 사진집을 통해서 삶을 고찰하고 있었다. 3부로 이루어져 있고, 1부는 1960년대 뉴욕과 서울, 2부 뉴욕에서 몽골까지, 3부는 끝까지 평화, 히피의 기도의 기록들이다.

 

각 챕터별로 들어가 있는 현실적인 작품들은 흔한 감탄사를 넘어 가만히 들여다볼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인물들의 표정을 자세히 보게 되고 당시의 시대상을 다시한번 찾아보게 된다. 사이사이에 들어있는 문장들은 더 감동이었다.

 

_음악은 신과 대화한다_p37

 

 

 

보다보면 한대수라는 인물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은 젊었을 때 심취했었던 히피의 철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해보는 질문, ‘나에게 지금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였다. 그리고 나도 이렇게 멋있게 나이들 수 있을까?’로 독서를 마무리해본다.

 

글도 사진들도, 저자도 모두 조화로웠던 이 책, 추천하고 싶다.

 

 

_3%의 최상층만이 언제나 지배한다

혁명도 반혁명도 이를 바꿀 수 없다_p179

 

 

_나이 일흔다섯을 넘기니 보이는 게 하나 있다.

사진은 순간 포착이다.”_p13

 

_'고통받는 영혼에게 평화를‘_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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