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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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그에게는 또 다른 얼굴이 있었어나에게는 결코 보여주지 않았던 얼굴이어쩌면 그쪽이 진짜 얼굴이었을지도 몰라그렇가면 나와 결혼한 뒤에는 그 얼굴을 어쩌려던 걸까아니면 결혼할 생각조차 없었던 걸까?”_p201

 

 

결혼을 약속한 남자가 사고로 죽은 뒤알게 된 그의 비밀들.... ‘아들이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딸도 있었다고?’ 수상한 사진은 유즈키를 더 깊은 슬픔속으로 치닫게 한다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데이트 성범죄에 걸려들 위기에서 나미를 구해준 마스터그는 어떻게 알았을까?

 

삼촌 다케시의 가게를 고객과의 상담을 위해 잠깐 사용하려는 마요집관련 일을 하는 마요는 돈 많아보이는 고객우에마쓰 가즈미를 놓치고 싶지 않다다케시는 이런 조카를 돕게되는데그 과정에서 이 고객에 대한 비밀들이 하나씩 밝혀지게 된다급기야는 그녀의 오빠라는 질 나쁜 인간도 이 가게에 들어오게 되는데...... 그들은 가즈미를 그에게서 구해낼 수 있을까비밀은 무엇일까?

 

 

이렇게 세 편의 짧은 소설로 엮어진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오랜만에 읽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라서 더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었다전작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이 워낙 호평이여서 블랙 쇼맨’ 이라는 인물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커졌다.

 

블랙 쇼맨은 가미오 다케시 라는 인물인데 이 3편에 거쳐서 문제해셜의 핵심에 있는 인물이다다른 추리물과의 차이점을 생각해 본다면3자인 다케시가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을 한다는 점이다물론 사건의 발단이 아니라 그 해결 지점들에서부터인데대상자들을 따뜻하게 품어주고 있었다.

 

자극적이고 지독한 트릭으로 머리가 아플지경인 추리미스터리물들이 많아진 요즘에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이 꾸준히 인기가 있는 이유는트릭과 함께 이런 인간적인 부분들 때문이 아닌가 싶다그의 작품들을 보면 (내가 읽은 것들을 보면), 모두 이해가능한 인간적인 동기들과 상황들이 설득력 있게 들어가 있다이번 책에서도 마찬가지였고오히러 더 짙어진 느낌이였다.

 

어찌보면 싱겁기도 했지만단숨에 읽어갈 수 있게 하는 필력의 힘은 여전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세 편 모두남 일 같이 않아서 더 몰입될 수 있었던 책이다. ‘블랙 쇼맨’ 시리즈 기대된다전편도 챙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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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름다운 정원
카트린 뫼리스 지음, 강현주 옮김 / 청아출판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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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오래전부터 파리의 내 아파트에 관해 이런 꿈을 꾸었습니다.

 

여기에 특별한 문이 있다면

곧장 풀밭으로 이어지는 특별한 문이 있다면

계절이 바뀌는 모든 순간을 크레파스로 그리겠다고요.

 

풍경냄새고요를 담을 겁니다.

 

어쩌면 조금 더 시간을 보낼지도 모르죠._p3

 

 

바로 그 문을 열고 들어가 추억의 농장을 그림으로 글로 담아놓은 그래픽노블, <내 아름다운 정원>.

 

어린 시절의 저자와 저자 가족들은 쓰러져 가는 농장을 보수하며 돌에 새겨진 역사를 배우고별 것 아닌 흔적들을 찾아낸다동물들을 키우고 잡는 과정들각 동물들의 삶들도 있는 그대로 설명되어 있어서 단순함을 넘어서는 즐거움을 주고 있었다 비료에 관한 내용도 있음 -.

 

부모님이 심은 초목들을 통해서 각 나무들의 기원과 키우는 법을 배우고프루스트의 글을 읽으며 숲을 즐긴다.

 

지역축제와 예술품들을 즐기고공연을 구경했었던 기억을 재미있게 그리고 있었다퓨처랜드에 현장학습을 갔었던 내용프루스트의 조언에 따라 파리에 있는 루브르 박물관으로 여행을 갔었던 가족여행.

 

이 가족여행의 그림기록들이 참 멋져보였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단순히 어린 시절 기억들만을 나열하고 있지 않다그 안에서 배웠던 모든 것들을 언급해 놓았고문학에 대한 애정도 듬뿍 담아놓았다또한 자신의 그림들이 조롱당하고 환영받지 못했었던 아픈 기억들도 담겨져 있었다그런 순간에 용기를 주었던 자연을계속 진행 중인 그 신비로움과 현실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나치게 감성적이거나이론적이거나 무거운 도서들 속에서내게 숨 쉴 틈을 주었던 아름다운 그래픽 노블기회가 되면 그림들과 색감도 따라 그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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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는 풀꽃 향기 - 나태주 시인이 딸에게 보내는 편지
나태주.나민애 지음 / &(앤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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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그렇지만 살아가다가 정말로 힘든 날이 있거든숨이 막힐 것 같은 날이 있거든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아 다오어두운 밤하늘 빛나는 별빛 속에 너를 위해 손을 모으는 아빠의 마음과 기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다오또 밝은 날 길을 가다가 만나는 새소리 하나길가에 피어 있는 풀꽃 한 송이 속에도 아빠의 마음은 살아 있을 것이다그때 아빠를 가슴으로 맞아 떠올려 다오._p249

 

 

이런 부녀지간이 있을까?

아버지의 딸 생각하는 마음이 애틋하다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 몇 줄만 읽어봐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아버지 나태주 시인과 딸 나민애 문학평론가의 주고받는 글들이 참 아름다웠다한편 부럽기도 하고표현만 못 하실 뿐 많은 아버지의 마음이딸의 마음이 이러지 않을까 싶어서 공감되기도 했다챕터별로 들어가 있는 나태주 시인의 시들이 내용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한 가정의 일대기라 할 수 있는 <나만아는 풀꽃 향기>는 극히 사적이지만각자의 부모님을자녀들을 떠올리게 해주는 점이 추천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혹시 내 아버지가내 딸이 이와 같이 않다고 한다면어쩌면 그렇다면 상처가 될지도 모르겠다하지만 결국 여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혼자가 아니다’ , ‘누군가 당신 옆에 있다’ 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무뚝뚝한 딸임이 죄송한 마음이 들었던 시간이기도 했었다이번 어버이날에는 더 마음을 담아 인사드려야겠다.

 

참 따뜻한 책이다.

 

 

_이 세상 그 누구보다 아빠는 너를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그렇지만 네가 너무나 나와 닮았기에 너를 걱정하고 염려하는 것이다부디 마음 편히 가지거라아빠는 여전히 너를 신뢰하고 지지한다는 걸 알아주기 바란다잘 있거라이제 봄도 가까워졌구나._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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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의 구멍 초월 3
현호정 지음 / 허블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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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구멍이었다.

가슴에 구멍이 하나 생겨 있었다._p26

 

아기들이 늘 쌍둥이로만 태어나는 마을에 고고가 홀로 태어났다다행히 다른 가정에서 또 다른 홀로둥이가 하나 태어난 바 있었기 때문에 마을사람들은 안도했다왜냐하면 한 배에서 난 동갑내기끼리 평생 한 켤레를 이루며’ 사는 이 곳에서는 그해에 태어난 홀로둥이끼리 함께 살 수 있기 때문이었다만약 같은 해다른 홀로둥이가 없다면 가족을 이룰 수 없다고 한다.

 

이렇게 짝지어진 고고의 동반자는 노노였다하지만 노노는 새가 되는 병이 결렸고 그렇게 노노는 떠났다혼자가 된 고고는 마을에서 쫓겨나 숲에 머물게 된다그러다 문득 발견한 구멍가슴에 구멍이 생겼다..... 사라지지 않는 이 구멍을 치료받기 위해 협곡인들을 찾아가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고고에게 구멍이 없다고 한다하지만 고고는 인정할 수가 없다.....그리고 그들과의 대화...

 

협곡인들의 치료소를 나와서날아올라가 들르게 된 남반구이곳에서는 소인들을 만나게 된다고고의 구멍 안으로 ’ 이라 불리는 소인이 들어가게 된다고고는 답을 찾을 수 있을까노노는 새가 되었을까?

 

이 둘은 결국 만나게 되었을까?

 

 

 

고고가 구멍을 발견하는 순간내 가슴도 철렁했다그 순간 나도 느낄 수 있었다허망함.. 공허함... 협곡인들이 구멍이 없다고 진단했을 때도 내 안에서는 아니야그 곳에 있어!’ 라고 고고와 외치고 있었다도입부에 걸리버 여행기가 생각났던 소인국 파트에서는 고고의 감정이 직접적으로 느껴져서 울다가 안도하다가 왔다갔다 했던 것 같다.

 

이 소설 속의 수많은 구멍을 지닌 행성에혼자이기를 두려워하는 마을에서 태어난구멍을 가진 고고의 존재는 구멍을 통해 빠져나가는 것들과 여기를 채워가게 되는 것들에 대한 생각이 개인적으로 다가와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 되었다고고의 마무리가 나와 같을 수 없겠지만저자가 얘기하고자 하는 구원에 대한 메시지는 잘 알 수 있었다.

 

독특한 세계관 속에서 우리를 발견할 수 있었던 시간이였다추천 리스트에 올렸다.

 

 

 

_... 적당한 크기의 돌을 가슴에 푹 찔러 넣었다돌이 생각보다 너무 차가워서 고고는 조용히 놀랐다빽빽한 통증은 그다음으로 느껴지는 감각이었다곧 구토감과 비슷한 느낌이 치받더니 입으로 울음이 북받치기 시작했다._p37

 

 

_.. 비비낙안이 이야기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그 어떤 상처도 남의 도움으로만 아물지는 않거든모든 상처는 안팎으로 아문다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스스로 아무는 거야.”_p84

 

 

_고고는 분노를 동력으로 삼고 슬픔을 동료로 삼았으므로 울퉁불퉁한 산길 오르막을 한 번도 넘어지지 않고 달릴 수 있었다숨이 차고 근육이 뻐근해질수록 더욱 박차를 가해서 스스로 우울할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고는 점점 더 우울해졌다._p90

 

 

_고고는 자기도 모르게 그것을 손가락으로 꽉 붙잡아 들어 올렸다그러자 곧 우두둑 소리를 내며 무언가 끌려 올라왔다그것은 작은 협곡인처럼 보호복을 잘 차려입은 두더지만큼 작은 인간이었다._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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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정신분석
스즈키 다이쎄쓰.에리히 프롬.리처드 드 마르티노 지음, 김혜원 옮김 / 문사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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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요즘 배우는 자들이 깨닫지 못하는 이유는 이름과 문자를 넘어서 이해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그들이 하는 짓은 그들이 소중히 여기는 공책에다가 죽은 노승들의 말을 써서 세 겹 혹은 다섯 겹으로 보자기에 싸여 가방 안에 넣어두는 것이다이런 것이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알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한 공부를 못하게 하는 것이다._p75

 

_불교는 몸이 지수화풍의 4대로 구성되었다고 말한다흙은 뼈와 살이 되고물은 피와 수분이 되고풍은 들숨과 날숨이 되고화는 체온이 된다고 한다._역자 주 중에서.

 

 

<선과 정신분석>, 이 책은 1957년 멕시코에서 개최되었던 정신분석학자와 심리학자의 학술대회 내용 일부를 엮어 1974년에 첫 출간되었다고 한다출간된 후 지금까지 불교와 정신분석의 관계를 주제로 한 책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책 중 하나로 베스트셀러라고 하니이것만으로도 책의 내용이 충분히 보증이 된 셈이다.

 

정신분석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에리히 프롬종교학자이자 선 수행자인 리처드 드 마르티노마르티노는 서구인으로서는 최초로 선을 배운 사람으로일본에서 스즈키 다이쎄쓰 박사를 만나 선수행을 했다고 한다수행한 경험을 이론적으로 서술하였다.

 

선과 정신분석의 배경부터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먼저 동양과 서양 개념에 대한 설명에서 시작하여선불교정신분석과 선불교인간의 상황과 선불교, 3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선에 관하여 이해하기 쉬웠고선불교를 통해서본 정신분석학의 방어기제들은 일찍이 배웠던 그것들보다 훨씬 편하게 느껴졌다억압을 없애는 본질에 대한 내용이 매우 철학적인 어법으로 표현되어 있어서 계속 곱씹어볼 수 있었다.

 

오래전 책인데도 지금 시대에도 잘 어울린다는 것이 놀라웠고왜 명저로 계속 이어져 오고 있는지 어렴풋이나마 짐작가능했다만약 선불교에 대해서또는 정신분석에 대해 더 친밀해 지고 싶다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인생의 예술가’ 에 한발자국 다가갈 수 있을 지도 모른다.

 

 

 

_우리 모두가 과학자가 될 수는 없지만타고난 본성으로 인해서 예술가는 될 수 있다진짜 화가조각가음악가시인 등과 같은 특별한 예술가가 아니라인생의 예술가가 될 수 있다.... 사실 우리 모두는 타고난 인생의 예술가이다._p35

 

_.. 일차적인 의미에 있어 의지는 지성보다는 더 근본적인데모든 존재의 뿌리에 놓여 있으며 존재의 하나 됨으로 모든 존재들을 통합하는 원리이기 때문이다바위는 바위가 있어야 하는 곳에 있다이것은 바위의 의지이다._p89

 

 

_.. 소외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치료는 질병의 부재가 아니라 행복의 현존이어야만 하기 때문이다._p145

 

_스즈키 박사가 묘사한 행복(well-being)의 진정한 성취가 깨달음이라는 것은 아주 분명해 보인다만약 우리가 깨달음을 심리학적 용어로 표현하고자 한다면나는 사람이 자신의 내부와 외부의 현실에 완전히 조화를 이룬 상태요실상을 완전히 인식하고 완전히 이해한 상태라 말하고 싶다._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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