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하는 기획자와 보이지 않는 고릴라 - 소비자의 심리를 설계하는 어느 전략가의 인사이트 노트
이규철 지음 / 그래도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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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우리는 흔히 머릿속 생각이 언어화되어 말로 나온다고 알고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때로는 그 반대로 내가 평소 무심코 쓰는 말이 내 생각을 좌우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생각들이 쌓여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이 된다._p35 ‘허위 합의 효과에서

 

 

유명한 고릴라 심리 검사는 마케팅 속에 얼마나 많은 이미지를 심을 수 있는지를 알게 해준다. 소비자 심리를 설계하는 전략가의 세계인 마케팅은 나에게는 다른 세계 이야기 같으면서도 언제나 흥미롭다. 때론 업무적으로 접할 수밖에 없어서 이들의 실제 적용 경험들은 놓칠 수 없는 내용이다.

 

이번에 만난 15년 차 광고인 #이규철 의 인사이트 노트, #욕망하는기획자와보이지않는고릴라 도 또한 그 연장선이였는데, 일단 재미있었다. 그래서 술술 읽혔다.

 

이 책이 왜 이렇게 재미있나 생각해보았다. 그것은 하나하나 내 자신과 매일 만나는 나의 세상을 대입해보기 쉬웠기 때문인 것 같았다. 그리고 저자가 글을 정말 잘 쓴다. 읽는 이를 집중하게 만든다. 여기에 저자가 각 챕터에 풀어놓은 개인경험이 꾸밈없이 무척 현실적이었다.

 

저자는 44가지 생각 도구들을 4챕터로 나누어서 설명해주고 있었다-단순한 데이터를 넘어서, 인간심리를 톡톡 건드리는 이 세계의 법칙들은 사실 좀 무섭기도 하다-.

 

확증 편향으로 때로는 아이디어를 낚아챌 수 있는 안테나를 강조하기도 하고, 헬스장의 사람들을 관찰하며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동이 바뀌고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호손 효과를 떠올리고, 상상과 다른 육아현장의 아빠를 언급하며 시간이나 정보가 불충분해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없거나 그럴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신속하게 사용하는 어림짐작을 일컫는 휴리스틱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타인의 지지가 자신감을 키우는 로젠탈 효과를 이용한 도브의 전략들은 읽고 있는 중에도 무척 설득력 있어서 나의 일상이나 사회생활에도 적극적으로 실천해 보고 싶어졌다. 또한 지나치게 하나의 목표에만 몰두하는 것 또한 경계할 일이다고 강조하며 고릴라 실험을 언급한 부분에서는 이 책이 마케팅을 넘어 독자들에게 삶을 사는 태도에 대해서도 슬쩍 조언해주고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마케팅 심리학이라는 것도 결국 우리네 일상, 인생에 관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저 소비자를 끌어내어 경제적 측면으로 연결하는 것을 넘어 나의 생각, 마음이나 관계 속에서 새로운 이해와 관점을 가지게 해 주기에도 충분히 도움이 되는 책이였다. 다시 강조하지만 무엇보다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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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 - 열기구에서 게임, 우주, DNA까지 거리와 각도의 놀라운 수학
맷 파커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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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나는 대다수 사람들이 피타고라스 때문에 삼각형을 지루한 것으로 기억한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다. 나는 삼각형을 사랑한다! 현대 세계가 제대로 굴러가는 것도 다 삼각형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_p11

 

_나는 정육각형처럼 완벽하고 정밀한 형태가 우주 곳곳에서 마치 자연 발생적인 것처럼 나타나는 현상이 참으로 기묘하다고 생각한다. 자연에서 저절로 나타나는 형태는 정삼각형보다 정육각형이 분명히 더 많다. 인간도 문명이 시작되던 순간부터 육각형을 사용해왔다. 고대 로마 유적에서도 정육각형 타일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최첨단 기술에도 육각형이 계속 등장한다._p174

 

 

삼각형에 진심인 수학 커뮤니케이터, #맷파커 가 쓴 유쾌한 #수학책 , #수학이사랑하는삼각형 , 이 책을 통해서 삼각형으로 이어서 보는 세계는 정말 흥미로웠다. 얼마전 우등생이 싸움을 하는 한국드라마를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수학과 과학을 잘하는 주인공은 다리를 하나 올릴 때도 물건을 하나 들어올려서 상대방을 공격할 때도 기하학을 통해 생각하고 물리법칙을 적용하며 싸움을 해나간다. 그래서 보는내내 평면에 있었던 공식들과 도형들이 입체적으로 터지는 장면들이 정말 재미있어서 몰입하게 되었었다.

 

이 책을 보다보니 문득 이 드라마가 생각이 났다. 아마도 책 속에 있었던 글자들이 현실에 적용되고 있는 예들이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고등학교때 배웠었던 삼각형을 이용한 거리나 높이 측정부터, 삼각형이 모여서 만든 정이십면체, 각종 영상을 위한 CGI를 제작할 때는 사각형 메시가 필요하지만 결국 사각형도 삼각형 2개가 만난 것이라는 것, 우주공간에서 사용되는 우주 망원경과 벌이 왜 벌집을 만들 때 육각형을 사용하는 이유, 재미있는 모양의 마름모십이면체-모든 면이 동일하고 서로 마주 보는 쌍들이 평행하다-, 건축 분야에서 많이 들어보았던 삼각법에 관한 자세한 내용들-싸인, 코사인... 트리의 LED 조명으로 찾아보는 지오메트리-, 농구와 야구 속에 들어있는 원리들, 우리 일상이 된 GPS 원리와 볼때마다 신기해 보이는 매너모픽 아트 등, 복잡한 수식 너머의 세상은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삼각형 이라는 것을 잘 알게 해주고 있었다.

 

수학 커뮤니케이터 답게, 비교적 자세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었고, 우리생활과 밀접한 내용들이 많아서 누구나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책이였다. 한 단계 지식 업그레이드가 되는 것은 당연하고, 놀라운 수학의 세계를 즐길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_실제로 인공위성에서는 시간이 지상에 있는 우리와는 아주 약간 다른 속도로 흐른다. ... 기묘하게도, 질량이 매우 큰 물체 근처에서는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달라진다.

 

마지막 반전은 중력으로 인한 시간 팽창과 GPS 위성에서 일어나는 속도로 인한 시간 팽창이 상쇄된다는 점이다. 이 인공위성들은 시속 약 14000km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서, 인공위성이 경험하는 하루는 지상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하루보다 7.2마이크로초 더 짧다. 하지만 우리는 지구의 질량에 더 가까이 위치하여, 중력으로 인한 시간 팽창 때문에 하루에 45.6마이크로초만큼 시간이 더 느리게 흐른다. 따라서 속도 차이로 인한 7.2마이크로초를 상쇄하면, 결국 인공위성에서는 지상보다 시간이 38.4마이크로초 더 빠르게흐른다.

 

우리는 광자 삼각형(그리고 그 밖의 일반 상대성 이론 계산)을 이해하기 때문에 시간 팽창을 보정할 수 있으며, 이 덕분에 GNSS가 가능할 수 있다._p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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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의 산책
안리타 지음 / 홀로씨의테이블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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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귀로 서 있게 하는 것, 향기로 서 있게 하는 것, 서 있는 것을 안개로 있게 하는 것. 안개로 있는 것을 다시금 입김으로 있게 하는 것. 나로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제 막 모든 것이 되었다._p79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까?

뭐부터 입을 뗄 수 있을까?

 

때마침 초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에 만나 나를 푹 젖어들게 만들었던 #리타의산책 , #안리타 작가의 길에 동행하여 그 산책길을 함께 했다.

 

문장들이 어찌나 아름다우면서도 직관적인지... 정말 세상에는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던 시간이였다, 길을 따라 가는 걸음에는 계절이 있었고, 자연에 둘러싸여 태양, , , 물이 나를 반겨주었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하며 일체가 된 듯한 저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숲의 끌림에 공감하기도 하고 저자의 기억과 감정에서 나를 발견해보기도 하는 길은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_나는 늘 모든 순간, 막연한 끌림에 의해 걷게 된다. 어떤 감각이 나를 숲으로 불러들이는지 알 수 없지만, 여전히 나는 순간이 만들어낸 이 푸른 그림의 배경 속으로 계속해서 걸어 들어간다._p69

 

 

단순히 탐미적이라고 하기에는 직설적이였고, 낭만적이라고만 하기에는 질감이 있었다. 나에게는 또다른 작가의 발견이였다. 걷는다는 행위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였다.

 

 

_산책과 호흠은 나를 더더욱 확장시키며 하나의 거대한 흐름 위에 놓는다. 호흡이 나를 내면으로 이끌며 열어주었다면, 이제 산책은 나를 바깥으로 연결해 준다. 호흡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았다면, 걷는다는 행위를 통해 나는 나와 세상의 경계를 지워나간다._p97

 

_한낮의 열기와 위엄은 세상을 통솔하는 단일한 힘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헌시한다. 그러나 밤의 어둠은 모든 것을 적요와 고요의 이름으로 보드랍게 덮어 식힌다. 태양 빛과 달리, 밤의 어둠은 세상의 깊은 구석구석까지 스며든다. .... 차분한 색채로 모든 걸 물들이고야 마는 밤의 시간이 되어서야 나는 의식이 더 명료해진다._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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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시 도깨비 편의점 1 특서 어린이문학 11
김용세.김병섭 지음, 글시 그림 / 특서주니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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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하루에 한 번, 인간 세상의 시간이 잠시 멈추는 도깨비 시간. 거리에는 신비한 도깨비불이 켜지고, 상점들마다 간판을 밝힌다.

 

그들의 시간이 열렸다.

대부분 인간들은 전혀 알 수도 경험할 수도 없는 시간, 이곳엔 매일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오늘처럼...._p32

 

황금빛을 가진 눈동자를 가진 남자를 만난 연화, 연화는 할아버지 사고 소식을 듣고 간 병원에서 돌아가실까봐 걱정하고 있었다. 그때 나타난 이 남자는 할아버지를 구할 수 있는 제안을 한다. 그렇게 할아버지를 살릴 수 있었지만 연화는 어느새 붉은 털의 여우, 길달이 되어 있었고 그렇게 매일밤 여는 도깨비 편의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위기에 몰린 아이들의 에피소드들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교훈적이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고 있었다. 어른인 내가 읽어도 재미있게 호로록 볼 수 있었고, 각 편에 더해있는 에필로그로 해피엔딩의 통쾌함을 더해주고 있었다.

 

무거운 책들 속에서 즐겁게 볼 수 있는 시리즈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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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헌의 따툰 - 따뜻한 사람 이정헌이 그림으로 연대하는 세상
이정헌 지음 / 혜윰터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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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자고 일어났더니 눈이 쌓여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컴퓨터를 켜고 확인했는데 이런 악천후 속에서도 한남동의 민주시민들은 밤새 눈을 맞으며 자리를 지켰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편히 잠을 잔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뭐라도 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펜을 들어 그림을 그렸다. 그저 고맙고, 그저 미안해서, 응원한다는 한마디 말고는 다른 말을 더할 수 없었다. 그렇게 완성된 그림이다._p269

 

눈 속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민주 시민 그림, #한남동의피에타 로 널리 알려진 #이정헌 작가... 이정헌 작가가 그림으로 연대하는 세상을 온전히 담은 #이정헌의따툰 을 읽었습니다.

 

오늘 새로 시작한 한국드라마 #북극성을 보았는데요. 세상이라는 것이 정치외교하는 것이 이렇게 중심에 드러나 있는 이들 위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하기 쉽겠더라구요. 그래서 우리는 가끔, 아니 자주 망각합니다. 우리 같은 보통사람들, 또한 그 중심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요..

 

바로 이 점에서 이정헌 작가의 그림과 글들이 더 의미가 깊어집니다. 책 속에는 일상과 관계가 없어보이는 많은 이슈들이 다뤄지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잘 알고 있기도 합니다.

 

가슴을 뜨겁게,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응원합니다를 되내었던 지난 겨울을 생각하며 이 책으로 찡한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잊지 않도록 다독여 주는 이들이 있어서 희망이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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