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타의 산책
안리타 지음 / 홀로씨의테이블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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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귀로 서 있게 하는 것, 향기로 서 있게 하는 것, 서 있는 것을 안개로 있게 하는 것. 안개로 있는 것을 다시금 입김으로 있게 하는 것. 나로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제 막 모든 것이 되었다._p79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까?

뭐부터 입을 뗄 수 있을까?

 

때마침 초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에 만나 나를 푹 젖어들게 만들었던 #리타의산책 , #안리타 작가의 길에 동행하여 그 산책길을 함께 했다.

 

문장들이 어찌나 아름다우면서도 직관적인지... 정말 세상에는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던 시간이였다, 길을 따라 가는 걸음에는 계절이 있었고, 자연에 둘러싸여 태양, , , 물이 나를 반겨주었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하며 일체가 된 듯한 저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숲의 끌림에 공감하기도 하고 저자의 기억과 감정에서 나를 발견해보기도 하는 길은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_나는 늘 모든 순간, 막연한 끌림에 의해 걷게 된다. 어떤 감각이 나를 숲으로 불러들이는지 알 수 없지만, 여전히 나는 순간이 만들어낸 이 푸른 그림의 배경 속으로 계속해서 걸어 들어간다._p69

 

 

단순히 탐미적이라고 하기에는 직설적이였고, 낭만적이라고만 하기에는 질감이 있었다. 나에게는 또다른 작가의 발견이였다. 걷는다는 행위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였다.

 

 

_산책과 호흠은 나를 더더욱 확장시키며 하나의 거대한 흐름 위에 놓는다. 호흡이 나를 내면으로 이끌며 열어주었다면, 이제 산책은 나를 바깥으로 연결해 준다. 호흡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았다면, 걷는다는 행위를 통해 나는 나와 세상의 경계를 지워나간다._p97

 

_한낮의 열기와 위엄은 세상을 통솔하는 단일한 힘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헌시한다. 그러나 밤의 어둠은 모든 것을 적요와 고요의 이름으로 보드랍게 덮어 식힌다. 태양 빛과 달리, 밤의 어둠은 세상의 깊은 구석구석까지 스며든다. .... 차분한 색채로 모든 걸 물들이고야 마는 밤의 시간이 되어서야 나는 의식이 더 명료해진다._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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