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하면 낯선 방향으로 Entanglement 얽힘 2
김이설.이주혜.정선임 지음 / 다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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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그랬다니까? 참말로 신통방통한 일이지 뭐야? 이 놈이 사람 눈에 안 띄고 혼자 쑥쑥 자라느라 끝까지 속을 채웠나보다 생각하니 어쩐지 대견하더라고. 오늘 수제비에 넣어봤는데 손님마다 전부 뭐가 이렇게 맛나냐고 묻네?_p10


마당 한쪽에 숨어서 알차게 자란 기특한 조선호박을 넣은 수제비로 기억 하나를 만들고 있는 로사와 할리, 서로 많이 먹으라며 권하고 있는 이들은 가게 이웃으로 만난 사이다. 과거도 사생활도 자세히 모르지만 든든한 연대 비슷한 것으로 이렇게 어울리게 된 사이다. 익숙한 동네를 같이 걷고 타지로 함께 여행을 가기도 하지만 각자의 마음은 떠나온 것들로 가득하다... 이들의 귀향은 존재하는 것일까? 서로를 다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가능한 한 낯선 방향으로 당분간은 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렇게 익숙한 길, 첫사랑, 시간속의 나와 타인을 벗어나 가능한 한 낯선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세 편의 소설, #가능하면낯선방향으로 가 앤솔러지 얽힘의 두 번째이다.


#이주혜 의 #할리와로사 , #정선임 의 #해변의오리배 , #김이설 의 #최선의합주 는 낯설지 않은 소재로 각각의 이야기를 인천, 전주를 배경으로 그려내 주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할리와 로사’ 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에게는 가장 현실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두 인물의 과거가 현재로 영향을 주는 흐름이 조용하고 잔잔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좋았고, 현실의 위험과 연대가 공감되었기 때문이다.


세 편은 공통적으로, 과거 어느 시점의 나에게 작별을 고하며 낯선 방향으로 가고자 인물들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마지막 챕터에 넣어둔 [얽힘 코멘터리]를 통해 작가의 의도를 알 수 있어서 깊이있는 감상을 할 수 있었다. 되도록 앞의 소설들을 먼저 집중해서 읽고 마지막 코멘터리 챕터를 보도록 권하고 싶다.


각자의 기억과 내가 도달한 길을 따라가 볼 수 있는 책이다.



_시시하다고. 시시하지 않은 사랑이 있는 줄 아니. 지금 너를 온통 뒤흔들어도 그런 건 사랑이 아니야, 라고 미연은 말해주고 싶었다. 언젠가 후회하게 될 거라고. 그런데 그 시시한 것은 어떻게 시작되는지 알 수도 없는데 이유 없이 돌연 끝나버리기도 하고 이유가 있어도 영영 끝나지 않기도 한다고. 그 시시한 것들로부터 유나를 지키고 싶었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조차 모르게 하고 싶었다._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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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고 있습니다 - 대책 없이 부족하지만 어처구니없이 치열한 책방 미스터버티고 생존 분투기
신현훈 지음 / 책과이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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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나는 책 한 권을 옆구리에 끼고 서가를 둘러보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건 한 권은 정했고 다음 책을 고른다는 뜻으로, 옆구리에 낀 그 한 권은 거의 판매가 확정된 거나 다름없으며, 나아가 추가 득점까지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_p81

 

책방주인을 꿈꾸는 사람들은 많으나 섣불리 시작을 못하는 것은 현실의 벽 때문일 것이다. 당장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다보니 미루기만 거듭하거나, 꿈 자체로 남겨두는 경우가 대부분일 듯싶다.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그것도 가장이 되어 한적한 주택가에 책방을 시작한 이가 있다. 몇 해 전 책방을 인근의 대형쇼핑몰로 이전해서 7년째 이어오고 있다고 하는데, 말 그대로 #버티고있습니다 라고 토로 하고 있는 책을 만났다.

 

책방이름도 #미스터버티고 ~ 이 얼마나 공감되는 이름인지.... 책방뿐만 아니라 많은 버티고 있는 사람들이 제목에 먼저 훅 끌릴 것 같다. 나 또한 그러했었다.

 

어떤 내용일까 하면서 읽기 시작한 내용은 책방을 운영하며 느낀 솔직한 속내와 - 경제적인 어려움, 불만 등이 꾸밈없이 드러나는 것이 정말 좋았다 -, 그리고 책과 책을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소박하게 책방을 운영하며 사람들과 책으로 함께하고 싶어하는 저자의 마음을 느껴가는 길은 어쩌면 서점/책방을 운영하게 되는 사람들은 운명적인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서 나에게 책이란 존재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도 가지게 되었다....

 

오늘도 버티고 있는 저자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우리, 일단 잘 버텨 보자구요!

 

 

_그런데 그렇게 혼자 책 보며 보내는 고독한 삶이 좋다. 무언가를 이루려는 목표 따위는 이제 없으니 마음 편하게 그 시간을 즐기면 된다.(물론 돈 걱정, 매출 걱정하느라 바쁘긴 하지만.) 몽테뉴에 따르면 고독의 목적은 느긋하고 편안하게 사는 것이다. .... 진정으로 혼자 살 수 있은 힘, 혼자 편안하게 살 수 있는 힘을 스스로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_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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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ins Cobuild English Usage : 콜린스 코빌드 어법사전 - All-new Edition 한국어판
Harper Collins 엮음, 김방이 편역 / 넥서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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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학습자를 위한 국내 최초 어법 사전 #콜린스코빌드어법사전 , 최신 개정 내용을 반영해서 전면 개정된 한국어판이 나왔습니다.

 

어려운 전문용어나 단어들, 낯선 구조학이 도드라지는 구성이 아니라, 우리가 평소에 많이 접해보았던 단어나 구 위주로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스토리를 읽어가듯이 보면 재미있습니다. 재미가 있으니 이해가 잘 되어 각각의 쓰임을 익힐 수가 있을 것 같구요.

 

3챕터, Usage, Grammar, Topic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Usage에서는 각 단어의 활용법, 혼동하기 쉬운 단어들을 비교하며 설명해주고 있고, Grammar에서는 주요 문법 사항을 예시와 주의점을 바탕으로 심플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Topic 편을 통해서 주제에 따른 표현이나 단어 등을 통해 실전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새삼스럽지만, #영어 를 알고 싶다면 필독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뭐든 기초가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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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예술은 사라지지 않는다 윤혜정의 예술 3부작
윤혜정 지음 / 을유문화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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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예술은 공감을 만들고, 공감은 모든 걸 바꾼다는 말. 이는 예술 언저리에서 일과 삶을 꾸리는내가 희망하거나 열망하던 바로 그것입니다.

..... .. 예술의 경험은 생각보다 훨씬 깊고 풍부해질 수 있습니다. 적어도 내게 예술을 경험한다는 건 단순히 보고 읽고 아는 것을 넘어 무엇인가를 헤아려 보고자 하는 노력입니다._

 

 

#나의사적인예술가들 로 처음 만나 나에게 문화예술의 일선에 있는 목소리가 어떤 것인지를 알게 만들었던 #윤혜정 작가. 윤헤정의 #예술3부작 의 마지막 #어떤예술은사라지지않는다 를 읽었다.

 

전작들이 예술과 예술가들에 관한 스토리, 본인의 생각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면, 이번 책은 예술이 있는 장소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사실 많은 곳을 다녀보지 못한 나에게는 모험을 하는듯한 신선한 내용이여서 여행처럼 둘러본 것 같다.

 

작품들을 전시장이나 특정 장소를 통해 입체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어서 예술을 읽는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림이나 조각이 먼저 떠오르는 전시장을 넘어, 전시장을 채우는 신비한 소리를 녹음하기 위해 지하로 뮤지션들을 불러 모았다는 매퀸의 <베이스>, 뉴욕 디아 비컨에서 열렸었다고 하는데 사진을 보는 순간 빠져드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 공간을 찾아가는 길에 대한 서사와 설명들 까지 정말 인상적이였다.

 

이렇듯, 접하기도 이해하기도 어려운 #현대미술 을 비엔날레부터 세계 곳곳의 미술관, 작가의 작업실, 컬렉터의 공간, 당장 내 손안에 까지 놓이게 되는 다양한 공기에 따라 안내해주고 있었다. 귀한 사진들과 저자의 연륜이 묻어나는 독백이 깊이를 더해주고 있는 내용에 지적인 여행을 마무리 해주었다.

 

열 마디 말보다는, 직접 책을 펼쳐보라고 권하고 싶은 #예술서 이다.

 

 

_천천히 걸어도 좋을 만큼 그로시우스 바우 전시장은 충분히 넓었다. 소외당하고 배제되어 온 작가 자신과 가족의 사적 역사를 통해 거대 서사를 이해하는 법을 재고하는 작품, 원주민의 전통에 대한 단서를 포착한 작품, 영화, 문학, 대중문화 등을 통해 어떻게 역사가 견고해지고 보편화되는지를 탐구하는 작품, 서구가 확립한 아름다움의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는 작품 등이 두루 자리하고 있었다._p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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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니카의 아이들
미치 앨봄 지음, 장성주 옮김 / 윌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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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핀토는 순수함을 뜻하는 독일어 낱말이 떠오르지 않아 말을 더듬었어요. “왜냐면 이 애는 거짓말을 안 하거든요.”

거짓말을 안 한다고?” 우도는 문득 흥미가 동했어요. 그래서 니코 쪽을 돌아봤죠. “어디 대답해봐라, 거짓말을 안 하는 꼬마야. 우리 전에 만난 적이 있던가?”_p76

 

 

아이들이 성장하는 이야기는 꾸준한 문학의 주제이다. 성장통을 겪는 아이들이 더욱 성숙해가며 인생,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 감동적이기도 하고, 한편 어쩌면 우리는 삶 전체를 거쳐서 이 과정을 되풀이 하며 나이들어 가는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스토리처럼 우리의 곁에는 아픔과 성장이 항상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아픔이 시대상이라면?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인종에 관한 것이라면? ..... 어른들이 만들어낸 이런 환경 속에서 일어나는 아이들의 성장은 너무 마음이 아프다. 책임을 져야하는 이들은 따로 있는데 그 부채를 엉뚱한 이들이 짊어지는 듯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더욱 깊어지게 했던 #미치앨봄 의 #살로니카의아이들 ,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니코라는 꼬마을 이용해서 죽음으로 가는 열차에 사람들을 올라타게 만든 우도, 나중에 진실을 알고 가족과 사람들에 대하여 평생 죄책감에 살게된 니코, 니코의 거짓말에 열차에 타게 되고 동생에게 분노하며 시간을 보낸 세바스티안, 그리고 니코를 좋아했던 파니 까지.....

 

1942년 나치가 그리스의 해안 도시 살로니카를 점령하면서 무너져 내린 이들의 일상은 그렇게 죽음의 수용소로 이어지고, 생존만을 위해 숨쉬고... 살아남은 이들은 살로니카와 미국을 오가면서 과거의 앙금을 쫓는다.

 

아이들이 성장하여 진실을 향한 수년간의 행보가 속도감 있게 그려져 있었다. 이들은 서로를 용서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제대로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의 현실도 보게 되는 것은, 모두의 삶 속에 존재하는 상실과 아픔.. 그리고 용서로 향하는 희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상들은 우리네 선택일 수 없을지라도 나아가는 방향은 우리 각자의 몫일 지도 모르겠다. 어린 나이에 상상도 하기 힘든 일들을 겪은 이들을 통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말해주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책의 초반부의 잊혀지지 않는 한마디.. _“선한 사람이 돼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벌어진 일을 온 세상에 알려주렴.”_ 우리는 또한 기억해야 한다.

 

_“그 애 건드리지 마!” 레베카가 외쳤어요. “죽지 않고 살았으면 된 거 아니야?” 우리한테 살아남았다는 이유로 부끄러워하라는 거야, 지금?“_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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