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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니카의 아이들
미치 앨봄 지음, 장성주 옮김 / 윌북 / 2025년 6월
평점 :
_핀토는 ‘순수함’을 뜻하는 독일어 낱말이 떠오르지 않아 말을 더듬었어요. “왜냐면 이 애는 거짓말을 안 하거든요.”
“거짓말을 안 한다고?” 우도는 문득 흥미가 동했어요. 그래서 니코 쪽을 돌아봤죠. “어디 대답해봐라, 거짓말을 안 하는 꼬마야. 우리 전에 만난 적이 있던가?”_p76
아이들이 성장하는 이야기는 꾸준한 문학의 주제이다. 성장통을 겪는 아이들이 더욱 성숙해가며 인생,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 감동적이기도 하고, 한편 어쩌면 우리는 삶 전체를 거쳐서 이 과정을 되풀이 하며 나이들어 가는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스토리처럼 우리의 곁에는 아픔과 성장이 항상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아픔이 시대상이라면?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인종에 관한 것이라면? ..... 어른들이 만들어낸 이런 환경 속에서 일어나는 아이들의 성장은 너무 마음이 아프다. 책임을 져야하는 이들은 따로 있는데 그 부채를 엉뚱한 이들이 짊어지는 듯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더욱 깊어지게 했던 #미치앨봄 의 #살로니카의아이들 ,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니코라는 꼬마을 이용해서 죽음으로 가는 열차에 사람들을 올라타게 만든 우도, 나중에 진실을 알고 가족과 사람들에 대하여 평생 죄책감에 살게된 니코, 니코의 거짓말에 열차에 타게 되고 동생에게 분노하며 시간을 보낸 세바스티안, 그리고 니코를 좋아했던 파니 까지.....
1942년 나치가 그리스의 해안 도시 살로니카를 점령하면서 무너져 내린 이들의 일상은 그렇게 죽음의 수용소로 이어지고, 생존만을 위해 숨쉬고... 살아남은 이들은 살로니카와 미국을 오가면서 과거의 앙금을 쫓는다.
아이들이 성장하여 진실을 향한 수년간의 행보가 속도감 있게 그려져 있었다. 이들은 서로를 용서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제대로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의 현실도 보게 되는 것은, 모두의 삶 속에 존재하는 상실과 아픔.. 그리고 용서로 향하는 희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상들은 우리네 선택일 수 없을지라도 나아가는 방향은 우리 각자의 몫일 지도 모르겠다. 어린 나이에 상상도 하기 힘든 일들을 겪은 이들을 통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말해주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책의 초반부의 잊혀지지 않는 한마디.. _“선한 사람이 돼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벌어진 일을 온 세상에 알려주렴.”_ 우리는 또한 기억해야 한다.
_“그 애 건드리지 마!” 레베카가 외쳤어요. “죽지 않고 살았으면 된 거 아니야?” 우리한테 살아남았다는 이유로 부끄러워하라는 거야, 지금?“_p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