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읽자는 고백 - 십만 권의 책과 한 통의 마음
김소영 지음 / 이야기장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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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스로의 위대함을 다 모른 채 그저 오늘도 제 몫의 삶을 꿋꿋이 살아내는 당신을 향해 책을 만들고 있으니까요. 오늘도 이 세상을 살아가는 당신, 다르게 살아주어서 고맙습니다.” -이연실(이야기장수 대표)

 

같이 읽자는 고백, 이런 고백! 참 좋다...

 

이 좋은 고백을 하며 출발했다는 책발전소 에디션’, 이름을 들으면 다 알만한 한국 작가들과 명사 37인이 큐레이션 레터와 함께 도착한 책을 나누며 쌓아간 편지 이야기를 모아서 책으로 나왔다.

 

행복한 교류가 눈에 보이는 듯한 이 책의 배경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넓어지는 것 같았다. 이미 여유가 생긴다고나 할까!

 

그리고 평소 작품으로 만났던 작가들의 책이야기는 무엇일지 두근두근 설레며 1부를 열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 해당 챕터의 주제문장이 제목이여서 지금 끌리는 것부터 펼쳐보기 쉽게 되어 있었다.

 

각 주제는 다음과 같다. 1부 막막한 현실을 돌파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당신에게, 그러나 다시 살 수 있을 것이다, 2부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사는 행운, 책과 자신의 삶이 분명 상관있다고 믿는 영혼들을 위하여, 3부 일과 창작의 영감은 어디에 있는가, 우리가 지치지 않도록 용기를 잃지 않도록, 4부 세계와 관계에 대하여, 이 사소하고도 거대한 사랑과 분노 앞에서, 이다.

 

개인적으로는 박혜진 문학평론가의 불길 속에서도 견디고 살아남는 것에 나온 #스웨덴장화 소설과 강윤정 편집자 편의 소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이 기억에 남는다.

 

스웨덴 장화는 일단 제목에 끌렸고 저자 헤닝 만켈의 삶에 대한 무서운 통찰을 보여주는 스릴러물이라는 점, 등장인물 벨린이 느낀 오롯이 혼자가 되어 있을 때의 상태... 등을 글로 만나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는 추천인인 박혜진 평론가의 설명에 끌렸기 때문일 것이다.

 

#빛과물질에관한이론 은 책속 강윤정 편집자의 말처럼 소설같지 않은 제목에 흥미가 생겼고, 이 재미없어보이는 제목의 책을 적극 추천하며 다소 철학적인 생각을 나누는 추천내용에 본편을 읽어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 더 더한다면, 박참새 시인의 추천, 이상한 제목의 소설, #이글을읽는사람에게영원한저주를 ... 긴 여운이 남아서 이다.

 

 

이렇듯 마치 초콜렛을 골라먹듯 37개의 글과 추천책을 고루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큰 매력이다. 각자 꽂힌 편지로 파생되는 이야기들을 지인들과 나누어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같이 읽자는 고백에 당장 오케이!”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_확실한 것은, 인간은 우리가 보고 있는 모습 이면에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다른 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람을 믿고 싶어합니다._p64

 

_읽는 당신의 눈과 손과 입을 반드시 기억하면서, 쓴 사람과 쓰인 사람을 당신 뜻대로 꼼꼼히 읽으며, 오로지 읽어낸 당신만을 믿으며, 그렇게 아무도 허락하지 않은 방식으로 유유히, 당신 멋대로 읽었으면 좋겠습니다._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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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 없는 마음 - 양장
김지우 지음 / 푸른숲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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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일본에서 처음으로 버스에 오른 그 기억만큼은 아직도 선명하다. 그때 내가 느낀 기분은 놀라움도 감사함도 아닌, ‘이렇게 할 수 있는 거였어?’하는 약간의 분노였다. 열여섯의 마음속에 뜨거운 파도 포말이 부서지고 있었다. 큰마음 먹고 외출하지 않아도 되는 거였어. 짜증을 듣지 않고 버스를 탈 수 있는 거였어. 버스를 탈 때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거였어...._p12

 

한 사람의 가능성을 한계 짓는데 사회문화적인 분위기와 배려, 복지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 지, 겪어보지 않으면 모두가 알기가 힘들다. 장애를 가진 이가 가까이에 있거나 당사자면, 어렵지 않게 부딪히는 많은 경우들이 한국에 있다. 바로 이런 점들을 깊이 공감할 수 있었던 #구르님 #김지우 저자의 #의심없는마음 .

 

최근 엄마와 대화할 일이 많아져서 얘기를 나누다보니, 어려서 처치가 잘못 되어 가지게 된 다리의 장애 때문에 이곳에서 얼마나 조심스럽게 살아오셨는지 새삼 느끼고 있다. 그런 중에 만난 이 책은 나에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스스로 행동바운더리를 규정지어 살아오신 엄마가 자꾸 아쉬움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저자가 휠체어 바퀴를 굴리며 여행한 길 속에서 자신의 가능성에 대한 의심 없는 마음을 품게된 과정이 뭉클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아주 당연하게 서핑을 할 거라고 여기는 호주 사람들과 분위기는 부러움이 앞서고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내 자신도 선입견에 사로잡힌 면은 없었을까? 그리고 이 경험으로 발견하게 된 의심 없는 마음은 신체의 장애를 넘어 마음의 장애에 매일 좌절하는 우리 모두에게 전달해 주고 싶은 내용 이였다.

 

마음을 다해 구르님을 응원하며 함께한 시간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유익한 시간이였다. 너도 나도 새로운 가능성에 설레는 시간이였다. 정말 좋다, 이 책....

 

 

_나는 그곳에서 의심하지 않는 마음을 발견했다. 누구도 내 참여를 의심하지 않는 순간, 나는 파도 위에 엎드려 보기로 결심했다. 유일하게 나를 믿지 못했던 나조차 한 번 시도해 볼께요라고 말할 수 있었던 분위기가 나를 파도 위에서 활주하게 했다. .....

 

장애인의 참여를 의심하지 않는 마음. 나의 몸과 욕구를 믿는 마음.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내게 손을 내밀 것이라는 마음.

 

파도가 세차게 밀려가듯이, 마음속에서 새 지평이 넓어지고 있었다._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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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 이방인의 시선이 머무른 낯설고도 애틋한 삶의 풍경
홍예진 지음 / 책과이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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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탁월한취향 으로 처음 접하고 한 눈에 반한 #홍예진 작가, 이번에 읽은 책은 #나의외로운지구인들에게 .

 

매우 탁월한 취향이 개인적인 감성 위주로 다가왔다면, 이 책은 미국 코네티컷의 바닷가 마을에 사는 저자가 그곳에 살면서 경험한 것들이 좀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미국인들의 일상과 문화, 그 속에서 느끼는 거리감이나 차별 혹은 연대, 여기에 뒤따르는 외로움까지 복잡다난하게 섞여있는 삶과 인간 본성에 대하여 탐구하고 있었다.

 

_그렇게 미시간을 떠나 코네티컷으로 온 나는 뉴잉글랜드 지역인 특유의 콧대를 가진 사람들 틈에서 두 아들을 키우며 열다섯 해를 살았다. .... 여기서 사는 동안 나는 때때로 미시간을 떠올렸고, 그 회상의 끝에 그리움이 매달려 있다는 걸 자각하며 당황스러워하곤 했다. .....

 

더 진보적이고 더 유연하다고 자부하는 동부 사람들이 자기 안으로만 굽는 영리함을 발휘하며 은근히 벽을 세우는 모습을 볼 때마다 반사적으로 중부 사람들의 느긋함을 기억해 끄집어내고 쓸어보는 것이다._p66

 

 

특히 이방인으로서 느끼는 저자의 경험과 감정이 에피소드들 속에서 세밀하게 다뤄지고 있었는데, 동떨어져 있는 상황에서도 마음이 통하는 이를 만나고 소통하는 생활은, 고독의 한 켠에는 어디에 있든 우리는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말도 한편 해주는 듯하였다.

 

_여과지를 받치고 하는 대화가 더 이상 공허하지도 않거니와 사람과의 거리 조절에도 능해졌다고 자평하게 된 내가, 정확히 말하면 시대에 맞춤한 갑옷으로 무장했다고 생각하는 내가, 낙태법 논란에 킴벌리를 끌어와 회상하면서 경계선을 서성거리는 이유는 뭘까._p68

 

개인적으로는 매우 탁월한 취향이 더 마음이 가지만, 이 책 또한 저자의 깊이 있는 시선을 알아보기에 충분하였다. 읽다보면 어느새 솔직하고 담백한 저자에게 반하게 될 것이다. 분명 그녀의 잘 쓴 글을 사랑하게 될 거다. 오롯이 혼자일 때 더 손이 가는 책이다.

 

나의 홍예진 작가의 다음 책은 장편소설 #소나무극장 이다.

 

 

_그걸 의식한 순간, 나는 나 자신이 몇 겹으로 분리된 공간 깊숙이 혼자 들어와 있다고 느꼈다. ...

 

외국에서 소수자로 살게 되면 속한 집단에서 자신이 이질적이라는 걸 망각할 때가 있다. 그러다 문득 시선의 방향을 스스로에게로 되돌리고 새삼스럽게 자아를 의식하면 돌연 먹먹한 감정에 휩싸이고 만다._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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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속물근성에 대하여 - SBS PD가 들여다본 사물 속 인문학
임찬묵 지음 / 디페랑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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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홍차를 좋아한다. , 특히 홍차를 좋아하면 필연적으로 찻잔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차의 종류와 맛, 향기를 알게 되면 제대로 마시고 싶어진다. 차를 내리는 방법, 예쁘게 서빙을 하는 감각, 함께 먹으면 좋을 음식 같은 확장된 문화가 따라온다. ... 찻잔의 매력에 빠져 다양한 도자기들을 보았고, 책도 많이 읽었다._p63

 

홍차를 좋아해서, 찻잔과 관련 문화에 빠지고는 스탠퍼드셔 도그 인형에 완전히 매료 되었다는 이 남자, #임찬묵 SBS PD, 미학과 예술학을 공부한 그의 취향이 아낌없이 담겨있는 #그남자의속물근성에대하여 .

 

예쁜 것들부터 복장규정에 스며든 품격과 격식에 대한 소신, 기분 나쁠 땐 마셔줘야한다는 술 취향과 추억들, 남자라면 꼭 나오는 시계이야기, 저자의 PD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던 6mm 카메라 편,

 

뜻밖에 나온 타로카드를 통한 소통편은 반가웠고, 부지런함만 강조하는 사회 속에서 여유와 행복, 게으름에 관하여 소신있고 공감이 가는 목소리를 만났던 시간졸부 편은 보물같이 남았다.

 

하지만 단순히 물건들에 대한 내용들이 아니다. 자그마한 반가사유상을 통해 삶의 깨달음을 나누고 있고, 정원관리가 취미생활이 되었다는 집을 통해서 마음의 여유에 공감하게 만들고 있었다. 운동에도 열정적인 저자를 통해 승마의 세계도 살짝 엿보았다.

 

너무 공감되었던 소비의 무거움편을 통해서는 살짝 나의 죄책감도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_책을 아끼는 편이라서 밑줄을 긋는 일은 거의 없다. 그래도 내 책이어야 간지를 껴놓거나 포스트잇을 붙여 중요한 부분을 표시해 놓을 수 있다. 물론 십 년이 넘도록 다시 펴지 않는 책도 많다. 중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보고 전체를 읽지 않은 책도 있다. 그렇다고 그 책이 가치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책장이 넘쳐 정리할 때가 되면 아주 오랫동안 책장을 관찰하게 된다._p210

 

 

단순히, 개인의 취향 가득한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일거라 생각했었던 책은, 내공이 묻어나는 가볍지 않은 글들이 기대이상이였고 각 편의 마지막에 더해놓은 인문학, 철학적 내용으로 읽는 즐거움이 확장되어 더 기억에 남는다. 추천하고 싶은 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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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쓰는 과학자들 - 위대한 과학책의 역사
브라이언 클레그 지음, 제효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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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다빈치의 노트에 담긴 기록 중에서 가장 정교하고 흥미로운 것은 기어(톱니바퀴)의 작동 원리를 나타낸 그림이다. 기어의 기술 수준이 아직 초창기였던 시대에 다빈치는 고정 장치가 있는 단순한 바퀴부터 정교한 웜 기어까지 다양한 기어를 고안했다. 다이빙복, 탱크 같은 발명품, 운하와 정교한 다리 설계도처럼 오늘날 도시공학에 해당하는 내용까지, 그의 기록은 정말 다채롭다. 다빈치의 물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물리학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다빈치는 자신의 발명품에 그 지식을 담아냄으로써 물리학에 변화를 일으켰다._p103

 

과학자들이 쓴 책들의 연대기는 어떨까? 분명히 인류의 발전사와 긴밀한 관계가 있을 것이다. 아니 영향력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과학 이라는 것이 근대의 개념 같지만, 사실 기원전 고대 그리스 등에서 있어왔다. 딱 과학이라고 하지는 않지만 수학이며 철학, 후에 과학으로 수렴되는 개념들은 그렇게 고대부터 있어왔다. 바로 그 기록들에 관한 내용이 #책을쓰는과학자들 이다.

 

저자는 캐임브리지대학에서 실험물리학을, 랭커스터대학에서 운용과학을 전공했고, 다양한 기관과 기업의 컨설팅은 물론 실전 경험까지 가지고 있는 #브라이언클레그 이다. 그는 또한 40권이 넘는 대중 과학책을 출간해 명성을 얻었다고 하니, 이 책이 얼마나 비전문가에게도 재미있게 읽힐지 짐작이 되는 이력이였다.

 

#레오나드로다빈치노트북 , 아르스 마그마, 대수학, #종의기원 , 상대성 이론: 특수 상대성 이론과 일반 상대성 이론, 이기적 유전자,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시간의 역사, 사피엔스와 같이 일반인들도 접해본 적 있는 책들부터 과학사의 흐름 속에 들어있는 낯선 도서들과 스토리들을 아주 풍부하게 만날 수 있는 책이였다. 말 그대로 과학자들이 쓴 책들이 총망라해져 있다고 할까!

 

아마도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특정 과학원리에 관한 내용들이 아니라, 시대와 지역에 따라서 어떻게 수학적 과학적 아이디어, 인류의 지식이 변화하고 세상과 관계를 맺어왔는지에 대한 연대기라고 할 수 있어서 누구나 술술 흐름을 따라 읽을 수 있는 내용이였다.

 

개인적으로는, 고대 그리스, 중국, 아랍의 광학과 의학 등이 설명되어 있는 ‘1장 고대 세상의 기록과 예술과 과학의 접점으로 헤켈의 자연의 예술적 형상그림들이 소개되어 있는 3장 근대의 고전이 특히 인상적이였다.

한 번에 다 읽기에는 힘들 수 있는 300페이지 넘는 양이였지만, 책으로 기록되어 남겨지고 있는 과학의 발자취의 소중함의 방대함에 감동하게 되는 마무리였다. 지금 이 시대를 관통하며 세상에 나올 많은 과학자들의 책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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